황교안 "유승민 적극 환영"…홍준표·김태호 교통정리 진통

"조만간 정당간 신설합당 협의 마무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의 총선 불출마 및 신설합당 제안에 대해 "적극 환영"이라며 수용할 뜻을 보이면서도 "최종 결론"은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의 몫이라며 미뤄놨다. 유 의원이 호소한 당직자 고용승계 건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황 대표는 10일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유 의원은 합당과 총선 불출마에 대한 소신 있는 입장을 밝혔다"며 "대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당은 적극 환영"이라고 반가움을 표했다.

황 대표는 이어 "(유 의원이) 제안한 신설합당은 통준위를 통해 추진하고 있지만, 조속한 시일 내에 정당 간의 협의도 마무리하겠다"며 "통준위에서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 의원과의 회동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그는 '유 의원이 새보수당 당직자 고용승계를 부탁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이 뭐냐'는 질문을 받고는 "대통합은 누구에게는 유익이 되고, 누구에게는 불이익이 되는 통합이 돼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 통준위를 통해 충분한 논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는 통합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유의동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이날 오전 유 의원과 황 대표 간의 회동 계획에 대해 "잘 모르겠다"며 "유 의원이 개혁보수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입장을 어제 밝힌 만큼, 그에 대한 화답이 저쪽(한국당)에서 나온다면 만나게 될 것"이라고만 했다.

황 대표는 이날 한국당 최고위 결과에 대해서는 "통합을 위한 법적인 절차들을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고, 탈당한 분들을 우리가 크게 받아들여 문재인 정권과 싸우는 데 힘을 합하자는 결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새보수당과의 통합 논의가 전날 유 의원의 회동으로 물꼬를 트게 되면서, 한국당 지도부는 남은 과제인 당내 중진들의 총선 출마지 결정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영남 지역구를 양보한 분들, 서울 강남을 뒤로 하고 자신을 최전선으로 보내 달라고 한 분들의 선공후사 정신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상식의 승리를 향한 감동의 드라마"라고 중진들의 희생을 간접 압박했다.

황 대표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각각 자신의 고향인 경남 지역구 출마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어떤 입장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뜻이다. 국민들께서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가가 기준이 돼야 한다"며 "오래 정치를 하신 분들이 이 부분을 잘 알 거라 생각한다. 힘을 모아서 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선택을 해 주기 바란다"고 재차 압박했다.

황 대표의 지난 7일 종로 출마 선언 이후, 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일요일인 9일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를 만나 험지 출마를 설득했으나, 이들은 모두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보수우파 진영에서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야당 통합 결정을 희생으로 포장하고 나의 고향 출마를 기득권 고수라고 비판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면서 "그동안 할 만큼 했다. 이제 그만 놓아달라"고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또 "나는 지난 25년 간 흔들림 없이 이 당을 지켜왔고, 당을 위해 수없는 희생적 결단을 해 왔다"며 "고향 출마 한번쯤은 해도 될 자격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도 페이스북에 "제가 '험지 전용 철새'도 아닌데 이번 만큼은 제가 사랑하고 저를 원하는 고향 땅에서 일하고 싶다"고 썼다. 그는 "공심위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이제 와서 어느 지역으로 가든 그 지역 주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앞서 종로 출마를 선언했던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이날 오전 "제1야당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전임 당 대표를 지낸 제가 양보하는 것이 순리"라며 "제 출마선언을 거둬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