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신설합당을 추진하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7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의 회동을 제안했지만 회동이 성사되지 않자 양당의 해산을 통한 신설합당을 한국당에 공개 제안한 것이다.
유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이 제안에 대한 한국당의 답을 기다리겠다"며 "보수가 힘을 합치고 다시 태어나 총선과 대선에서 권력을 교체하고 대한민국을 망국의 위기로부터 구해내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겠다"고 이같이 밝혔다. 황 대표가 유 위원장의 회동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 위원장이 보수 통합을 위한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유 위원장은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보수가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뿌리부터 재건돼야 한다"며 지난 10월 언급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보수재건의 3원칙을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공천권에 대한 요구를 하지 않는 대신 '도로친박당'이 되는 우려를 떨칠 수 있는 공천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보수재건 3원칙을 처음 말했을 때 약속드렸던 대로, 저는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면서도 "'도로친박당', '도로친이당'이 될지 모른다는 국민들의 우려를 말끔히 떨쳐버리는 공정한 공천,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공천이 되어야만 한다"고 했다.
또, 급여를 받지 않고 일해 온 새보수당의 중앙당과 시도당의 젊은 당직들에 대한 고용 승계를 부탁하기도 했다. 그는 "유일한 부탁을 하나 드리고 싶다"며 "새로운보수당에는 개혁보수의 꿈과 의지만으로 한 푼의 급여도 받지 못하면서 성실하게 일해온 중앙당 시소당 젊은 당직자가 있다. 이분들이 보수 승리 위해 함께 일할 수 있게 고용 승계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 위원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건 저 자신을 내려놓는 것 뿐"이라며 "개혁보수를 향한 저의 진심을 남기기 위해 오늘 저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고 했다. 이어 "보수가 힘을 합쳐서 개혁보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저의 불출마가 조금이라도 힘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다음에 좋은 기회가 있을 때 다시 설명 드리겠다"는 말을 남기고 국회를 빠져나갔다. 기자회견에는 유 의원과 가까운 지상욱 의원, 이종훈 전 의원이 함께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종로구 '젊음의 거리'를 방문한 뒤 유 의원의 제안에 대해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자유 우파 대통합을 위해 참으로 어려운, 귀한 결단을 했다"고 평가하며 "이런 것 하나하나를 모아 모멘텀을 삼아 문재인 정권과 싸워 이기는 자유 우파가 되도록 단합, 통합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똘똘 뭉쳐 문재인 정권 심판에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황 대표는 다만 유 의원과의 회동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거기까지 하시죠"라며 질문에 대한 즉 답을 피하며 "논의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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