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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에 신중한 강경화 "기여해야 하나 안전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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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에 신중한 강경화 "기여해야 하나 안전도 중요"

한미 외교장관회담서 "시점에 따라 북미가, 또는 남북이 먼저 나갈 수도"

미국 정부가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재차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현지 시각)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에서 만나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한국군 파병 문제를 비롯해 한미 간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사안과 관련, <연합뉴스>는 회담 이후 현지 취재진들과 만난 정부 당국자가 폼페이오 장관의 해당 언급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모든 국가가 공동의 노력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나 중동 정세 안정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기업 보호가 중요하며 우리 석유 관련 제품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이 지역의 안정이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강 장관은 지역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많은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나라들은 다 기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우리도 70%의 원유 수입을 그 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그런 뜻에서 한국도 큰 관심을 갖고 기여해야 하지 않느냐는 그러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이 부분도 있지만 이 지역의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 이런 것을 생각하고 이란과의 관계 등도 다 고려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회담에서 폼페이오 장관으로부터 직접적인 파병 요청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이 지난해부터 파병을 요청해온 만큼 이번에도 그러한 입장에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14잃(현지 시각) 강경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만나 회담을 가졌다. ⓒ외교부

한편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이 당국자는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들이 북한의 향후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행동이 없다면서 상황이 관리되고 있다는 부분을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과 미국 간 대화의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은 만큼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공조를 강화하자는 데 3국 외교장관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신년사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연이어 남북 협력을 강조한 것과 관련, 한미 양국이 대북 제재 문제에서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강 장관은 "남북 간 합의 중에는 제재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고 제재 문제가 있다고 하면 예외인정을 받아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부분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과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눴다"며 "미국 측에서도 우리의 그런 의지라든가 희망 사항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 당국자 역시 "미국은 대화는 대화이고, 안보리 제재와 독자 제재는 계속 충실히 이행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남북관계도 '제재를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제재 면제나 승인이 필요한 게 있으면 해나가겠다는 것이어서 충돌 가능성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장관은 "비핵화 또는 미북 관계 개선을 위한 북미 대화가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남북 대화가 이뤄지면서 북한에 대해 관여하는 것을 통해 모멘텀을 계속 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시점에 따라서는 북미가 먼저 나갈 수도 있고 또 남북이 먼저 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큰 틀에서는 북미, 남북 대화가 서로 보완하면서 선순환의 과정을 겪으면서 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개별 관광 문제에 대해 미국 측이 이해하고 있냐는 질문에 정부 당국자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모든 구상을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한다는 데 있어서는 미국 측도 충분히 평가해 주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개별 관광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원칙적 차원에서는 제재 문제가 없지만, 또 그것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겠지만, 우리는 특히 이산가족 상봉이 안되는 상황에서 방문을 원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며 "많은 나라가 이미 개별 관광을 허용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만 못 가는 게 스스로 너무 제약한 게 아니냐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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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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