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님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수장으로서 예전하고 다른 경제여건으로 우리 내수경기가 좋지 않은 데 따른 대다수 국민들의 불만으로 대단히 힘드시리라 봅니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국하고 다수 국민은 부총리에게 전시행정적이며, 전문가가 아니라도 할 수 있는 투기조장적 경제정책 대신 합리적인 경제정책을 기대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0일자 한국경제신문에 보도된 부총리님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돈있는 사람을 맹목적으로 적대시해서는 안되며, 그들도 정당하게 대우를 받는 사회분위기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에 절대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러나 군대말로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싶은 것이 사람의 본성입니다. 특히 천민자본주의의 속성은 돈만 벌면 어떠한 일도 마다않는 것입니다.
부총리께서 말씀하시듯 자본주의에서 "시장경제"의 기조를 가져가시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쩌면 우리의 경제규모나 경제여건으로 봐서 예전처럼 정부에서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고 시장경제를 주창하시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러나 시장경제를 주창하시기에 앞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공정한 경쟁"의 여건을 정부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맹목적인 자유방임주의 시장경제'라면 공정거래위원회같은 제도적 틀만 가지고 부당한 불공정경쟁요소를 해소해 가려고 한다는 것은 위선일 것입니다.
그런데 부총리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문제를 한번 봐. 이건 해프닝이야. 온 나라가 이 문제에 국력을 낭비하고 있잖아.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해. 몇가지 항목은 공개하고 ,또 어떤 것은 공개하지 않고..지도자들이 이 문제에 진을 빼고 있어"라고. 아파트분양원가공개문제를 부총리께서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아파트가격의 폭등은 불로소득을 얻은 일부 사람과 아파트 분양-시행하는 일부 건설시행사들만의 즐거움을 위해 선량한 대다수 국민들에게 심각한 좌절감을 주고 국민경제에 치명적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조금이라도 인식한다면 분양원가공개가 별 것 아니라는 말씀은 감히 나올 수 없다고 봅니다.
근본적으로 참여정부의 부동산경제정책은 아파트가격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왕 올라버린 아파트가격은 폐해가 있더라도 현상을 유지하고, 내수경기를 위해 아파트건설경기는 진작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건설경기를 살리는 방법으로 선분양제의 제도하에서 건설시행회사가 어떠한 폭리를 취하더라도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 '시장경제에 맞다'고 우기는 이 나라 경제관료들의 행태가 하두 어이없어, 지난 12일 프레시안에 우리나라 아파트건설매카니즘과 더불어 '1백90조원에 달하는 정부기금의 일부를 아파트건설시행사업에 참여시킬 것'을 제안하는 기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정부기금의 주식투자를 허용하는 입법예고한 재경부를 보면서 외국인투자가들만 좋은 일하게 하고, 잘못되어 깡통구좌가 되었을 때 책임지지 않는 우리의 높은 분들의 행태를 많이 보았습니다. 증권회사의 쟁쟁한 애널리스트들도 주식투자가 힘들다며 자신들의 투자에는 손해보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정부기금의 주식투자보다는 아파트건설시행사업에 참여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IMF외환위기를 당해 대다수 국민들이 어려움에 빠졌어도 정작 우리의 경제관료나 경제전문가라는 분들의 자기반성과 책임지는 것을 국민들은 보지를 못하였습니다. 또한 최근의 무분별한 카드발급과 현금서비스확대에 의한 신용카드정책으로 인한 신용불량자의 양산과 그에 따른 금융부실에 대한 국가재정의 투입등에 대한 이번 감사원의 감사에서도 책임지는 고위관리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우리의 고위관료들의 행태를 보면서 책임지지않는 위험한 주식투자보다는 안전한 아파트건설시행사업의 참여는 지금같은 아파트건설시행사의 담합을 깨는 최소한의 경쟁체제의 구축을 위해서, 또한 건전한 건설경기부양과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1백90조원의 정부기금의 아파트건설시행사업에 참여시키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것이 부총리께서 말씀하시는 시장경제, 즉 '공정한 경쟁'을 전제로 하는 시장경제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노무현대통령은 이 정부를 참여정부라고 명명하면서 "토론공화국을 만들겠다"고 하였습니다.
토론이란 서로 다른 의견을 교환하면서 문제점이 무엇이며, 거기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어떠한 것이 더 좋은지 '대안'을 찾는 것이라고 봅니다. 분양원가공개문제에 대하여 문제점으로 지적하시는 건설경기의 침체우려에 대하여는 7월12일자 프레시안기고로 대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아파트건설경기는 정부기금의 시행사참여라면 아직은 시장성이 있기에 우려할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다만 지금 부총리께서 우려하시는 것은 분양원가 공개를 할 경우 예상되는 정부공기업인 주택공사, 건설시행회사에 대한 소송이라고 보입니다. 하지만 분양원가 공개는 한나라당에서조차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급입법의 금지를 분양원가공개입법에 첨가시키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우리의 아파트건설업을 선진화 경쟁력있게 만들고, 국민경제에도 유익한 일을 왜 그리도 반대하는 것입니까?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이 없다든지 해결책이 없는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시장경제라는 반복되는 얘기만 하시는 것입니까? 꼭 들어가야 할 '공정한 경쟁'이라는 전제는 빼놓고...정확하게 '공정한 경쟁이 담보된 시장경제'라면 부총리님의 말씀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은 지금 정부의 경제정책을 '있는 사람들은 더욱 더 잘 살아가고, 없는 사람들은 더욱 더 힘들어지는 경제정책'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경제정책을 입안하는 부서의 존재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나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아.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단 1초도 기다리지 않을 거야."라는 부총리님의 인터뷰 말씀에 배짱과 용기가 있음에 경하를 보내드립니다. 하지만 이런 배짱과 용기가 행여 '공정한 경쟁'이 전제되지 않는 시장경제라든지, 부동산투기를 조장하는 건설경기진작으로 내수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배짱과 용기가 아니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그러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용기와 배짱이, 극소수 유한층이 아닌 대다수 국민을 위한 '열린 마음으로서의 용기와 배짱'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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