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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생존자 증언 무엇이 두려워 열흘째 '입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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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생존자 증언 무엇이 두려워 열흘째 '입단속'?

국방부 "정신적 고통 때문…곧 모두 밝힐 것"

천안함 사고 발생 열흘째, 실종자 가족들은 협의회를 구성하고 구조 작업 중단을 요청하는 등 어려운 결단을 내렸지만, 사건 진상 규명의 책임을 맡고 있는 군은 천안함 생존자들의 외부 노출을 여전히 꺼리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군이 생존자들의 입을 막아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해서 일자 4일 국방부는 "뭔가 숨기려고 한다는 일각의 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기식 합참정보작전처장(준장)은 4일 오후 국방부 브리핑에서 "현재 입원해있는 55명의 생존자들은 가족과의 면회, 병원에서의 이동, 전화사용, TV 시청 등 자유로운 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준장은 "작은 불만도 쉽게 인터넷에 올리는 요즘 신세대 병사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입단속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준장은 지난 1일에도 같은 표현을 써가며 이런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이 준장은 "현재 생존자들은 살아 돌아왔다는 자책감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고, 일부 인원은 안정제를 투여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생존자들의 상태가 안정되고, 실종자 가족들의 양해를 받으면 증언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에 생존자들의 증언이 절대적인만큼, 현재 퇴원한 이들의 증언부터 공개할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 준장에 따르면 현재 성남 국군수도병원에는 침몰 사고 직후 순차적으로 전원 입원했던 생존자 58명 가운데 55명이 치료를 받으며 머루르고 있다. 3명은 지난 2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한주호 준위의 영결식이 지난 3일 마무리되고 고(故) 남기훈 상사의 시신이 평택으로 이송되면서 병원이 비교적 한산해진 가운데, 생존자들이 여전히 외부인과의 접촉이 차단된 채 병실 면회만 허용된 점도 의혹을 사는 부분이다.

생존자 가족들의 표정은 사고 직후보다 훨씬 편안해진 모습이지만 이들 역시 여전히 언론과의 접촉을 꺼린 채 입을 다물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금까지 전해진 생존자들의 '공식 증언'은 사고발생 직후인 지난달 27일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설명회에서가 전부였다. 이 자리에는 천안함 함장인 최원일 중령이 참석했으며, 다른 시간 따로 열린 설명회에는 박연수 대위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상사 2명, 사병 1명 등 4명이 참석했었다.

사고 발생 이틀째였던 당시 이들이 200~300명의 실종자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설명회를 열었는데도, 열흘째인 지금 '안정'을 목적으로 설명이 불가하다는 국방부의 설명도 이치에 맞지 않는 부분이다.

▲ 천안함 함장인 최원일 중령이 사고 직후인 지난달 27일 해군 2함대 사령부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 앞에서 사고 상황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99년, 2002년 1·2차 연평해전 이후 조치에 비교해 봐도 이번 같은 움직임은 이례적이다. 1차 연평해전이 발생한 뒤 군은 사고 발생부터 종료까지 일어난 상황을 분·초 단위로 쪼개 모두 공개하면서 참전했던 해군들을 내세워 상황을 설명토록 했다. 2차 연평해전 때엔 생존자 3명이 치료를 받던 중 환자복 차림으로 언론 앞에서 상황을 브리핑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조만간 생존자들이 본격적으로 사고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할 것이라며 '입을 막는 것 아니냐'는 의심에 방어막을 쳤다. 그러나 생존자들이 침묵을 지키는 시간이 이례적으로 길어질수록 '입을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추가 의혹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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