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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청문회 막판 '김치 납품' 논란...전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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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세균 청문회 막판 '김치 납품' 논란...전말은?

'사인 채무 많다' 野 지적에…丁 "부자들은 빚 없나 보죠?" 반문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차에서, 정 후보자가 국회의장이던 시절 그의 지인이 국회 구내식당에 김치를 납품한 사실이 막판 쟁점이 됐다.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8일 오후 인사청문회 질의를 통해 "정종옥 부귀농협 조합장은 15대·16대 총선에서 정 후보자 선거사무장을 했던 분"이라며 해당 인물이 국회 구내식당에 김치를 납품하게 된 과정에 당시 국회의장이었던 정 후보자의 영향력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2016년 6월 당시 구내식당은 3개 업체가 이미 정기 경쟁입찰로 납품계약이 종료됐었으나, 2개월 뒤에 농협 측의 요청에 의해 전격적으로 수의계약이 성사됐다"며 "그해 8월 언론 보도를 보면 '이번 납품은 정세균 의장의 배려로 성사됐다'는 내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기사 얘기를 청문회를 준비하며 들었다"면서 "저는 당시 (정 조합장이) 김치를 납품하는 것을 몰랐는데, 청문회를 하면서 알아보니 보좌진에서 정 조합장이 납품을 할 수 있도록 절차를 안내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정 후보자와 정치적 동반자인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에게 이 농협 김치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사용해 달라고 요청한 적 없느냐"며 "이 사장의 도움인지 이 김치가 17군데로 납품이 확대됐고, 기존 납품하던 사업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의원 사무실에 제보한 바 있다. 도로공사나 국회식당에 대한 납품이 우월적 지위에 의해 체결된 것 아니냐"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자는 "이강래 사장에게 그런 요청을 한 바 없다"고 부인하며 "물품을 구매하고 입찰을 진행하는 것은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돼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정 조합장은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김 의원의 질의를 받고 "정 의장에게 납품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며 "(정 의장이) 국회의장이 되신 후에 서울에 올라와 축하 인사를 드리고, 평소에 잘 지내던 보좌관에게 '국회 납품 방법과 절차를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정 조합장은 다만 '이강래 사장에게 고속도로 휴게소 납품을 요청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장하진·윤성식 전 국회공직자윤리위원장이 모두 '국민시대' 대표 출신"이라며 "국민시대 대표를 맡았던 분들이 연이어 공직자윤리위를 맡았다는 것은 사적 인연을 중시한 인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교롭지 않느냐. 후보자와 가까운 인연이 있는 분들이 (국회에) 납품을 하거나 국회에서 중책을 맡았다는 게 우연이 아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국민시대'는 과거 임의단체였으나 지금은 재단법인이고 공익법인"이라고 해명하고, 나아가 "그 분들이 적임자인가 아닌가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 평가를 보시는 게 좋다"며 "두 분이 저와 인연이 있는 것을 부인하지 않지만, 그 자리는 무보수 명예직이고 그 분들이 사양하는데 제가 맡아 달라고 해서 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두 분이 공직자윤리위원장을 지낸 것이 잘된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는 직을 제대로 수행했는지로 평가해야 될 일"이라면서 "만약 그 자리가 아주 빛나는 자리인데 아는 분을 위촉했다면 경우에 따라서 그 분들이 일을 잘 했더라도 비난의 소지가 있지만, 그렇지 않고 무보수 명예직이었다"고 재강조했다.

야당, 도덕성 '현미경 검증'…丁후보자 답변 태도 논란도

이외에 도덕성 검증과 관련, 한국당 성일종·김현아 의원은 정 후보자의 정치 기부금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정 후보자가 2014~18년간 해마다 40여 명의 의원들에게 약 50만 원씩을 후원했다면서 '품앗이 후원금'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초선의원들을 조금씩 후원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자금법 허용 한도에서 한 것"이라며 "후배(정치인)들로부터 후원금을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품앗이' 부분은 부인했다.

성 의원은 정 후보자가 국회의장으로 재임한 시기에 후원금이 많이 지출됐다며 "(의장) 특수활동비로 나간 것이라는 일부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며 통장 사본 등 상세 자료를 요구했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제 개인 계좌에서 나간 것"이라고 해명하고, 통장사본 등 제출 요구에 대해서는 "청문회에서 후보자가 자료 요구에 응하는 것은 적절하게 보고하고 증명하면 되는 것이지 회계감사하듯이 하는 건 아니다. 저는 후보자니까 '제가 지출을 이렇게 했다'고 확인해 드리지만, 후원금을 받은 의원의 개인 신상까지 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게 아닌가"라고 반발했다.

새로운보수당 지상욱 의원은 정 후보자의 2010년과 2011년 재산등록 내역과 청문회 자료 제출 내역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지 의원은 "2010년에 형님으로부터 1억2400만 원 정도 채무를 졌는데 그해 재산등록 자료에는 사인 간 채무가 2억2000만 원으로 돼있다. 2011년도 형님으로부터 1억5000만 원 채무를 졌다고 돼있는데 재산신고에 2억으로 돼 있다"며 "(차액인) 1억, 5000만 원의 채무의 채권자는 누구이고, 그 분과는 채무에 대한 제대로 된 이자를 지급한 것인지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정 후보자는 오래 전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2009년 당 대표를 할 때 당에 대여를 한 게 있어서 형님으로부터 차입하고, 금융기관에서도 좀 (대출을) 한 게 아닌가 하는데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 소속 나경원 청문특위 위원장이 나서서 지 의원을 거들며 "사인 간 채무가 많은 것도 납득이 안 간다"며 자료 제출 요구에 힘을 싣자, 정 후보자가 웃으며 "부자들은 그런(채무가 없는) 모양이죠"라고 답해 나 위원장과 지 의원이 항의하기도 했다. 나 위원장은 "후보자가 평균 의원들보다 재력이 더 있는 걸로 나온다. 할 말이 많지만 더 언급하지는 않겠다"며 불쾌감을 표했고, 지 의원도 "부적절하다. 후보자 본인 말씀만 해 달라"고 했다. 정 후보자는 "제가 그간에 형편이 좀 어려워 채무가 유지됐다"며 "채무가 많다고 하니 부끄러워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대북정책 한국 관여도, 적극 올려야"

한편 정책 검증과 관련해서는 대북정책,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질의와 답변이 이어졌다. 정 후보자는 대북정책과 관련해 "최근에 들어와서는 북미 간 하노이 회담이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 이후 우리가 여러가지 일 때믄에 관여 정도가 낮은 수위였는데,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상황을 바꾸고, 북미 간 대화가 진척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 "우리가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지도록 적극적 주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지만, 이후에 우리의 관여 정도를 경우에 따라 높이기도 낮추기도 했다"며 이같이 말하고 "어제 대통령 신년사도 그런 점을 강조한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이 "지금 우리 경제 괜찮은 것이냐. 잘 되고 있느냐"고 묻자 정 후보자가 "잘 되고 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정 후보자는 주 의원 등 한국당 의원들이 경제 상황 관련 정부와 대통령 신년사 등을 비판한 데 대해서는 "통계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자세히 보면 문제점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대통령 신년사를 어떤 기조로 해야 하는가? 국가원수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과 성일종 의원 등이 문재인 정부의 탈핵 정책을 비판하며 과거 산업자원부 장관 시절 정 후보자가 핵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점을 지적하자 정 후보자는 "후쿠시마 이전과 이후는 제 생각도 바뀌고 국민의 생각도 바뀌었다"고 반박했다.

정 후보자는 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사법·검찰개혁 의견을 물은 데 대해서는 "정치의 사법화는 잘못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제가 거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피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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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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