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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부대' 국회 점령, 민주노총 비판했던 황교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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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부대' 국회 점령, 민주노총 비판했던 황교안은?

하루종일 국회 경내 시위, 곳곳에서 폭행 사건 속출

자유한국당이 16일 '태극기 집회' 세력 수백 명을 국회로 불러들였다. 한국당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경내에 들어온 이들은 정의당·민주평화당 등 범(汎)진보진영 정당의 당원들을 폭행하고 국회 본청 바로 앞에서 4시간 넘게 시위를 벌였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황교안 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참여해 발언을 했고, 당 공식 유튜브 계정 '오른소리'로 중계됐다.

황 대표와 한국당 의원들은 약 1시간가량 진행된 규탄대회 후 국회 본청으로 들어갔지만, 참가자들은 규탄대회가 끝난 후에도 해산하지 않고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이 출동해 집회 중단과 해산을 촉구했지만 6시간여 후인 오후 5시 30분을 넘어서도 이들의 시위는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폭력사태도 벌어졌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한국당 규탄대회 참석자들이 국회 본청 앞 '선거개혁 농성장'에 있던 정의당 당원 및 당직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며 "당원들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장시간 퍼부었고,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다. 정의당 농성장의 기물 파손 시도도 있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그 와중에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집회 대오의 환호를 받으며 당당히 국회 본청으로 입장했다"고 부연했다.

여당 중진 의원들도 봉변을 당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상임위 회의를 마치고 시위대가 차량을 가로막아 도보로 의원회관으로 이동하던 중, 시위대 일부가 욕설을 하고 밀치는 등 물리력을 행사해 안경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표 전 민주당 원내대표도 본청으로 향하던 중 한국당 지지자들에게 포위돼 경찰관들의 경호를 받으며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일부 시위대는 한국당 소속 김성태 의원 등 탄핵 찬성파 의원들에게도 항의를 했고, 김 의원 역시 경찰 보호를 받아야 했다.

한국당은 이들을 국회 안에 풀어놓고, 이들과 함께 여당과 문희상 국회의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을 뿐, 문 의장이 소집한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소집 요구에 불응하는 등 정치 협상에는 응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의석 수 108석의 제1야당이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한국당은 과거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였을 때 "폭력 시위"라며 이들을 강하게 비난한 바 있어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민주노총은 올해 4월초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내 진입을 시도하며 담장을 무너뜨렸고, 검찰은 지난 3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4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노총은 사람을 폭행하고, 국회 담장을 무너뜨리고 오히려 경찰에게 큰소리를 치고 있다"며 "엄정한 법 집행으로 더 이상의 불법 폭력 시위를 막아야 하고, 또 이들의 주장에 국회와 정부가 휘둘려서도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시위 다음날인 같은달 4일에도 "어제 국회에서 민주노총의 폭력 시위가 벌어졌다"며 "담장을 무너뜨리고, 마구잡이로 폭력을 행사해서 경찰과 취재진까지 부상을 입는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4월 17일 한국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국회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정활동이 위협받고 있어서 국회의 질서수호 책임이 있는 국회의장단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유감임을 표명하고,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국회는 모든 국민들이 자유롭게 와서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는 곳이지만 질서 유린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국회가 위협받지 않도록 질서 훼손에 대한 강력한 대처 의지를 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의장단의 한 사람으로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랬던 이 부의장은 이날 규탄대회에 참석했다.

당시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국회 경내외에서 과격한 집단행동에 돌입했다"며 "참으로 가관"이라고 비꼰 후 "국회 진입을 시도하다가 국회의 담장마저 무너뜨렸다. 무너진 것은 단순한 국회 담장이 아니라 민주노총의 불법시위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 담장이 무너져 내린 것"이라고 했다. 전 대변인은 "불법, 떼법 시위에는 더 이상의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날 규탄대회 사회는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이 봤다.

범여권은 강력 비판에 나섰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극우세력과 결탁해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황 대표와 한국당은 국민의 심판으로 퇴출당할 것"이라며 "제1야당이 선택한 것이 의회정치가 아니라 정치깡패와 다름없는 무법과 폭력이라는 점은 정치개혁과 선거개혁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당원들이 머리채를 잡히고 침을 맞은 정의당은 "당직자와 당원에 대한 폭행 사건에 대해 구체적 피해사실과 영상자료를 확보 중이며 향후 법적으로 고소·고발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검·경은 오늘의 이 불법·폭력 사태에 대해 아주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민주노총 위원장이 국회 정문 담장을 넘어가 집회를 했다고 징역 4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본 사태에 대해서도 동일한 기준으로 엄정히 판단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16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 참석한 이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이던 중, 선거개혁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농성 중인 정의당 당원들의 농성장을 찾아가 욕설을 퍼붓고 있다. 이를 저지하던 정의당원은 한 시위 참가자에게 머리채를 잡혔다. (사진의 붉은 원으로 표시된 부분)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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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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