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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상황 증언 종합해보니…궁금증 더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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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상황 증언 종합해보니…궁금증 더욱 증폭?

합참 설명 초기와 다르고 생존자 진술과 엇갈려

천안함 침몰 사흘째 생존자들의 증언과 군의 브리핑, 기타 언론 보도로 사건 당시 정황의 퍼즐 조각이 모이고 있으나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의문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군당국은 해저 탐색 작업을 해 봐야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짚어 달라는 게 실종자 가족들과 여론의 요구다.

특히 군당국의 초기 발표와 생존자들의 증언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 자세한 설명이 있어야 '뒤에서 말을 맞추고 있다'는 음모론이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 쟁점 1 : 천안함 정말 순식간에 두 동강 났나

사건 직후 발표와 나중의 진술이 엇갈리는 것 중 하나가 천안함 침몰 당시의 상태다.

침몰 사고 직후 나온 합참의 설명에 따르면 천안함은 원인 모를 폭발로 인해 선체에 구멍이 나 침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7일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생존자들의 설명회에서 함장인 최원일 중령은 "강력한 폭발로 선체가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났다"고 진술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이날 백령도에서 돌아오는 길에 "최초 열상감지장비(TOD)로 확인해 보니 함정이 반으로 갈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백령도에서 서남쪽으로 1.8km 떨어진 해역에서 일어났다. 군당국의 발표를 종합하면 기계실 등이 있어 무거운 배의 함미(艦尾) 부분은 이 지점에서 바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가벼운 함수(艦首) 부분은 사고 현장에서 남동쪽으로 6.4km가량 떨어진 지점까지 해류에 휩쓸려갔다.

하지만 28일 오전 실종자 가족들은 천안함 침몰 인근 해역을 가던 중 한 해군 간부로부터 "두 동강 났다고 하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는 "함수가 사고 현장에서 하루 만에 6.4km나 이동했다는 것도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해군은 떠내려간 함수 부분을 찾고 있지만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함미 부분에서의 탐색·구조 작업도 어제에 이어 조류 상태가 좋지 않아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 작업이 더뎌지자 실종자 가족들은 "차라리 우리가 잠수부를 고용해서 들어가겠다"며 항의하고 있다.

▲ 수색작업이 진행 중인 백령도 앞바다 ⓒ연합뉴스

■ 쟁점 2 : 1200톤급 함정이 그렇게 빨리 침몰했나

1200톤급의 천안함이 가라앉기까지 정확히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으며, 가라앉는 동안 어째서 좀 더 많은 사람이 구출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문제는 생존 장병들의 책임론과 연계되기 때문에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 침몰한 1200t급 초계함 천안함의 평소 항해 모습 ⓒ연합뉴스
27일 생존 장병들은 사고 직후 함미가 2분 만에 가라앉았다고 증언했다. 함장 최원일 중령도 실종자 가족들 앞에서 "배가 순식간에 가라앉은 것은 확실하다"고 장담했다. 이에 가족들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실제 합참 발표에 따르면 천안함에서 폭발음이 들린지 20분 만에 함정 전 구역의 60%가 침수됐다. 그러나 1200톤급 함정이 침몰하는 데에는 그보다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합참이 27일 정정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함정 폭발은 9시 30분에 일어났고, 폭발 직후 정전으로 함정 내 통신기기 전원이 차단되자 함장이 휴대전화를 통해 육상 기지에 사고 소식을 알렸다. 이에 해군은 41분께 백령도에 있는 고속정 4척에 출동 지시를 내렸다.

해군 고속정이 사고 지점에 도착한 것은 9시 58분. 그러나 정작 승조원을 구조한 것은 10시 40분께 천안함으로 다가온 해경이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함장이 신고한 시점부터 해경이 오기까지 약 1시간이면 대부분의 승조원을 구할 수 있지 않았냐며 배 침몰 당시 상황을 더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70분 동안 손을 못 쓴 해군에 대해, 해군이 평소 작전훈련에만 주력하다보니 위기매뉴얼에 따른 함정 생존훈련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 쟁점 3: 내부폭발 가능성 높다 vs '전혀' 없다

폭발 원인에 대해 아직 모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내부 폭발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군은 사고 전후로 북한군의 특이동향이 포착되지 않았고 주한미군 측으로부터 대북 'SI(특별취급)첩보'가 들어오지 않은 것을 근거로 북한 개입 시나리오는 거의 폐기한 상태다.

또한 사고지점은 북한 함정이 침투하면 군에 즉각 발각될 수 있는 북방한계선(NLL)에서 남쪽으로 10~12㎞ 해상이었고 수심이 25m 정도밖에 안 돼 잠수정 활동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북한군의 기뢰가 아니라면 내부폭발 가능성밖에 없지만 생존 장병들은 내부 폭발일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생존 장병들은 사고 당시 화약 냄새는 나지 않았으나 기름 냄새가 났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함장 최원일 중령은 "폭발로 인해 유류탱크에서 기름이 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름 냄새가 났더라도 폭발을 '일으킨' 원인이 아니라 그 결과란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도 함미 쪽에 있는 기뢰나 유류탱크, 탄약 창고 등에서 내부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천안함에서 근무했던 예비역들은 긴급 작전명령이 떨어지면 76mm 함포에 탄약을 장착하는데 이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났을 수도 있다고 방송사에 제보하기도 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관계 장관회의에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되 섣부르게 예단하지 말라"며 "철저하게 조사하고 내용이 나오는대로 한 점 의혹 없이 모두 다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쟁점 외에도 천안함이 어떤 작전 수행을 하다가 사고 지점에 운항 중이었는지, 천안함 인근에 있던 속초함이 왜 북쪽에 경고사격을 했는지 등 풀리지 않는 의문이 산적해 있어 '의혹 없이 다 공개될' 때까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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