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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가족들 "정부 못 믿겠다. 직접 구조 나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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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가족들 "정부 못 믿겠다. 직접 구조 나서겠다"

"사고 후 사흘이 흐르도록 실종자 한 명 못 찾은 게 말이 되냐"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건 직후 이명박 대통령은 "진상 규명은 물론 무엇보다 우리 군의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사흘째인 28일 인명 구조과 진상 규명 모두 지지부진한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희생자 가족들의 분노만 커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해군 해난구조대(SSU)가 28일 오전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수색작업을 실시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날 오전 수색도 특수요원들이 입수 3분만에 철수했다. 빠른 조류와 흙탕물로 인한 시계 제로 상황에서 수색은커녕 요원들의 추가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 천안함 침몰 사흘째인 28일에도 실종자 한 명 구조하지 못하자 가족들이 군 당국에 대해 극도의 불신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민간 다이버 고용해 실종자 찾겠다"

하지만 희생자 가족들은 군 당국의 수색 의지와 진상규명 의지 자체를 불신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 제2함대사령부 내 동원예비군 안보교육관에 모여있는 실종자 가족 200여명은 28일 오전 11시50분 "사고 후 사흘이 흐르도록 실종자 한 명 못 찾은 게 말이 되냐"며 "직접 돈을 내서라도 다이버를 고용하고 방송국을 통해 '실종자 가족을 도와달라'는 자막을 내보내 자원자를 모집하겠다"고 결정했다.

또한 해군2함대는 이날 제2함대사령부에서 승조장병 가족들을 만나 침몰현장 탐색·구조계획 등 일정을 브리핑하던 중 가족들의 반발로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다. "물이 잔잔해지는 오후 1시경 해난구조대가 잠수할 것"이라는 내용의 브리핑을 했지만 이 내용은 이미 국방부가 브리핑한 내용이라 가족들은 '뻔한 브리핑 집어쳐라'면서 격노한 것이다.

천안함 가족 "선체 노후 탓 아니냐"

가족들은 물론, 국민 사이에서도 정부가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은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우선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순식간에 선체가 두 동강이 나서 침몰할 수 있는 원인을 선체 내부 폭발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천안함의 노후화에 따른 사고 가능성'이다. 1989년 취역한 천안함의 선미 아랫부분 탄약고에 있던 76㎜ 함포탄과 어뢰가 노후화로 인해 폭발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천안함 승조원 가족 중에서도 '이번 사고 전에도 3차례 바닥에 물이 스며들어 수리했다고 들었다'며 선체의 노후화를 의심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천안함의 함장인 최원일 중령은 "그런 적 없다. 이번 작전에 나갈때 모든 장비와 선체에 문제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일부 언론사에는 구타와 가혹행위 등에 시달린 후임병이 폭발물을 터뜨린 이른바 '해군판 김일병 사건'이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문의도 있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자체 조사 결과 상관한테 불만을 품은 장병이 함정을 폭발했다는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천안함 생존 장교 "내부 폭발 가능성 절대 아니다"

내부폭발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천안함 승조원으로 구조된 한 장교는 "내부 폭발 가능성은 절대 아니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이 장교는 "다른 침몰 원인은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인데 이 부분은 정확하지 않고 군에서 현재 조사중이며 내가 말할 입장 아니다"고 구체적인 원인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천안함의 침몰은 순식간에 선체가 두 동강이 났다는 점에서 강력한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태다. 사건 직전까지 북한의 특이 동향이 포착되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의 직접적 공격에 의한 폭발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도 중론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의 공격에 의한 사건이나 내부 요인에 의한 사고라는 결론은 정부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유실 기뢰에 의한 사고'로 몰아갈 것이라는 '음모론적 예측'이 나오기도 한다. 정부의 신속하고 성의있는 해명이 나오지 않는 한 각종 추측이 난무하며 혼란이 더해갈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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