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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스파이 호주에 망명 요청...홍콩, 대만 등에 공작 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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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스파이 호주에 망명 요청...홍콩, 대만 등에 공작 실토"

호주 언론 "스파이 왕리창, 대만 잠입 시 한국 위조 여권 사용"

지난 2015년 홍콩에서 반정부 성향의 책을 팔다 중국 본토로 돌연 납치됐던 서점 주주 리보(李波) 씨의 납치에 관여했던 중국 스파이가 호주 정부에 망명을 요청했다.

해당 스파이는 공작 활동을 위해 위조 한국 여권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스파이는 홍콩에서 '정치 공작 작전(political interference operation)'을 실시한 사실도 밝혔다. 최근 홍콩 민주화 시위와 관련한 내용이 있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호주 언론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탐사방송 <60분(60 Minutes)> 등 주요 외신은 이날 중국 스파이 왕리창(王立强, Wang "William" Liqiang)이 중국 정부가 홍콩과 대만 등지에서 벌인 공작 활동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호주 보안정보기구(ASIO)에 망명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왕 씨는 중국계(China Innovation Investment Limited, CIIL) 홍콩 상장사로 위장한 정보기관 소속이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왕 씨가 홍콩의 서점 업자(리보) 납치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은 세부 사실을 밝혔"으며 "베이징(의 왕 씨를 비롯한 스파이)이 홍콩의 민주화 시위에 어떻게 침투했는지, 타이완의 선거를 어떻게 조작했는지"도 알려줬다고 보도했다.

리보 실종 사건은 지난 2015년 발생한 홍콩의 '퉁뤄완(銅鑼灣) 서점 관계자 5명 실종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리보는 구이민하이(1964년생), 뤼보(1970년생)와 함께 이 서점의 주주였다. 이 룽뤄완 서점은 중국 공산당 당국을 비판하는 등 중국 정부에서 금서가 된 책을 팔았다. 시진핑이 2012년 취임 후 이 출판사 관계자 네 명이 갑자기 사라졌다. 리보는 "본토에 가지 않으면 실종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나, 2015년 12월 30일 홍콩 내에서 사라졌다.

이후 2016년 6월 사라진 출판사 관계자 5인 중 한 명인 린룽지가 홍콩으로 돌아온 후 중국으로 납치된 과정을 밝히면서 문제가 커졌다.

왕 씨는 아울러 홍콩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자신과 위장 조직이 홍콩 대학의 학생회 등에 침투했고, 홍콩의 반중 인사 폭행과 사이버 공격에도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왕 씨는 타이완에서의 정치 공작 활동도 호주 당국에 알렸다. 지난해 타이완 지방선거에 중국 당국이 불법 개입했고, 자신은 이 과정에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재선을 막기 위해 공작을 벌였다고 그는 진술했다. 왕 씨는 차이 총통의 민진당 공격을 위해 중국 정보 당국이 20개 이상의 언론사와 인터넷 업체, 소셜미디어 계정 20만 개를 만들었고 약 15억 위안(2500억 원)을 이 공작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왕 씨는 아울러 친중 성향인 한궈위(韓國瑜) 후보에게는 2000만 위안(33억 원)을 기부하는 공작에 자신이 관여했다고도 밝혔다. 왕 씨는 이 같은 공작을 위해 타이완으로 잠입 시 한국 위조 여권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ASIO 관계자는 왕 씨가 스파이 행위를 밝히며 "만일 중국으로 송환된다면 구금되거나 처향될 것"을 우려했다고 호주 언론에 밝혔다.

현재 왕 씨는 관광 비자를 받아 시드니의 모처(안가)에서 호주 정부의 경계활동 아래 보호되고 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온 후 중국은 곧바로 관련 내용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외신에 따르면 상하이 공안국은 왕 씨가 푸젠성 출신의 26세 남성으로 무직이며, 사기 혐의로 중국 당국에 수배 중이던 이라고 주장했다. 왕 씨가 2016년 투자 사기극을 벌여 460만 위안을 가로챈 혐의로 징역 1년 3개월에 집행유예 1년 6개월형을 선고받기도 했다고 중국 측은 주장했다.

중국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린 타이완 한궈위 후보도 "해당 주장이 사실이라면 선거에서 사퇴할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호주 정부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조시 프라이덴버그 호주 재무장관은 왕 씨 문제와 관련해 관련 당국이 해당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전했다.

상황에 따라 이번 사태는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호주는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등과 함께 미국의 핵심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소속국이다. 미국의 대 중국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에서도 핵심 고리 역할을 수행하는 나라다.

▲ 왕 씨 관련 호주 언론 보도. ⓒ<시드니 모닝 헤럴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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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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