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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몽니' 황교안 발끈 "정치 그렇게라뇨"...文대통령이 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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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몽니' 황교안 발끈 "정치 그렇게라뇨"...文대통령이 말려

황교안, 범여권과 선거제 문제로 고성 말다툼…외교안보 사안엔 '초당 협력'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상 조문 답례차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해 만찬을 하고 국정을 논하는 자리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선거개혁 문제로 고성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여야 5당 브리핑 내용을 종합하면, 이날 청와대 내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만찬은 기본적으로 지난달 29일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조문을 온 5당 대표에 대한 답례 성격이었다. 그래서 장소도 공식 연회장이 아니라 청와대 내 대통령 관저에서 열렸고, "모친상 조문에 대한 감사와 위로 말씀이 오갔다"(민주당 브리핑)고 한다. 황교안 대표도 "모친상을 당하신 대통령께 다시 한 번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고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만찬에서는 사실상 국정 전반에 걸쳐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졌다. "남북관계, 한일관계에 대해 심도 있고 다각적인 토론이 있었고, 노동 문제, 소상공인·자영업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토론이 있었다"(정동영 대표)고 한다. 민주당도 "정치·경제·노동·외교·통일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와 폭넓은 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임기 반환점을 맞아 위기에 빠진 경제를 비롯한 안보 등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며 "한국당이 제시한 민부론·민평론을 잘 검토해서 국정에 반영해 달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이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두 책을 보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선거개혁 문제를 논의하면서는 황 대표와 나머지 4당 간의 입장차가 불거지며 말다툼으로 번졌다고 한다. 한국당을 제외한 4당은 이른바 '패스트트랙 연대'로 선거법과 공수처 설치법 등을 지난 4월말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한 바 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국회 브리핑에서, 자신이 선거제 개혁 문제를 집중 제기하며 "대통령이 힘을 실어 달라", "대통령께서 취임 초에 '선거제 개혁에 합의하면 분권형 개헌에 찬성하겠다'는 약속을 했지 않느냐. 지금 선거제 개혁을 앞두고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발족하면서 여야가 선거제 개혁에 합의한 바 있다"며 "국회가 이 문제를 협의해 처리하면 좋겠다"고 원론적 답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다만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해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황 대표가 선거법의 패스트트랙 처리에 반발하며 이견을 보였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황 대표가 선거법과 관련해서 '일방적으로 처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고, 이해찬 대표는 '앞으로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고 표현했다.

정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황 대표가 선거개혁과 관련해서 '패스트트랙은 한국당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이다.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고, 그에 대해 다른 당 대표들이 '한국당이 실질적으로 협의에 임하지 않는다'고 반론을 제기해 그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다른 당 대표들이) 황 대표에 대해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고 하자 그런 반론 제기에 감정이 격해서 다른 당 대표와 고성이 오고갔다"고 재차 밝히면서 "뜨거운 토론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표현했다.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일부 대표들이 서로 반박하면서 언성이 높아지는 등 매우 회담의 열기가 고조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표현했다.

정 대표는 "대통령이 말리셨고, 저도 말렸고, 다시 차분해진 가운데 정치개혁특위 진행 과정을 심상정 대표(전 정개특위 위원장)가 설명했다"며 "그럼에도 황 대표는 한국당 입장이 무시된 채 패스트트랙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 거듭 강한 유감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심 대표는 전 정개특위 위원장이었고, 정 대표는 이날 앞장서서 선거개혁과 개헌 논의를 제기했으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선거개혁을 촉구하며 작년 12월 열흘 간 단식농성을 벌인 당사자다. 이해찬 대표도 이날 만찬장에서 "(한국당이) 실질적으로 협의에 응하지 않았다"고 황 대표를 비판했다고 한다.

결국 4:1로 고립되자 결국 황 대표가 언성까지 높인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정치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황 대표를 타박했고, 황 대표는 이 지점에서 "그렇게라뇨" 하며 폭발하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참석자들은 나중에 '목소리를 높여 미안하다'며 서로 사과하고 마무리했다고 정 대표는 전했다.

다만 이 자리에서는 구체적인 선거제 개혁 방향에 대해 각론 차원의 논의를 하지는 않았고, 선거법 처리 절차상의 문제가 주로 다뤄졌다고 한다.

선거법 문제를 포함해 청와대·여야가 '내일부터라도 협상을 하자', '정치협상회의나 여야정 상설협의체 등을 통해 대화하자'는 제안이 나온 데 대해서는 5당 대표가 전반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고, 황 대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당에서 협의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외교안보 사안에는 초당적 대응을 하자는 논의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는 원칙적인 게 아니냐"며 "일본의 경제 침탈과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심 대표가 '북미회담이 어긋나면 국면이 바뀔 수 있다. 금강산 관광 문제는 미국과 별도로 독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적을 하며 "북미회담 실패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북미회담에 시간이 많지 않다"고 공감하면서 "북미회담이 아예 결렬됐다면 조치를 했을 텐데, 북미회담이 진행되며 미국이 '보조를 맞춰 달라'고 하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사회·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문 대통령이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6개월 연장 같은 것은 노동계에서도 수용해줘야 하지 않느냐"며 "국회가 더 노력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심 대표가 나서서 "현 정부가 출범부터 노동 존중 사회를 표방했으나 그 공약이 이행되지 않아서 매우 불만이 고조돼 있다"며 "노동 공약을 책임 있게 이행하지 않는 한 계속 불만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고 반론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전 법무장관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부 참석자가 짧게 언급했으나 관련 이야기가 길게 오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은 6시부터 2시간 50분여 동안 이어졌고, 반주를 곁들이며 부분적으로 열띤 토론까지 벌이면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한 자리였다고 참석자들 다수가 평가했다. 만찬 반주로는 약주·막걸리 등이 나왔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우려 불식을 위해 돼지갈비가 상에 올랐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저녁 여야 5당 대표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대통령 관저로 초대해 저녁을 대접했다.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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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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