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국당 "대통령 닮아가나" 비아냥에 노영민 靑실장 '격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국당 "대통령 닮아가나" 비아냥에 노영민 靑실장 '격분'

"대통령에 그렇게 함부로 말하는 게 아냐"…"조국, 결론적으로 인사 실패"

청와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야당 의원에게 격분한 듯 언성을 높이는 장면이 연출됐다.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의 질의 내용에 대해 노 실장이 말을 돌리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하며 '대통령 닮아가느냐'고 비꼬자 발끈한 것이다.

노 실장은 1일 오후 국정감사장에서 한국당 김정재 의원이 "조 전 장관을 임명해선 안 되는데도 임명했고, 비서실장이 막아야 하는데도 못 막았다"며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고 하자 "엄중히 보고 있고,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물러나는 부분에 있어서도, 참모진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다하고 있다"며 사퇴 뜻이 없음을 밝혔다.

김 의원은 그러자 "시대적 소명을 뭘 다하고 있나? 다 못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박했고, 노 실장은 "검찰 개혁, 그리고 제도 속에 내재된 불공정까지 해소해 달라는 국민의 요구를 실천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 참모들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재반박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요구는 제도를 탓하지 말고, 의지만 가지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안 한 청와대, 그 정점에 있는 노 실장이 물러나라는 것"이라고 재차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노 실장이 "제가 제도 탓을 안 했다"며 "제도 속에 내재된…"이라고 앞의 답변을 다시 설명하려 하는 가운데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김 의원은 노 실장이 설명을 하는 도중 말을 끊고 "말을 힘들게 하지 마시라. 대통령 닮아가시나"라고 비꼬았다. 노 실장은 하던 답변을 멈추고 "그게 무슨 말이냐. 대통령 닮아가느냐는 게 무슨 말이냐"며 "(상임위) 위원장께서 이렇게 모욕적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해 지적해 달라"고 이인영 운영위원장에게 요구했다.

김 의원이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못 하느냐"며 "대통령이 지고지순하냐"고 마주 언성을 높였지만, 노 실장은 "대통령에 대해 그렇게 함부로 말씀하는 게 아니다"라고 경고하듯 말했다.

노 실장은 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조 전 장관의 인사검증 서류 목록을 요구하면서 "앞으로 장관 하고 싶은 사람, 청와대 들어가는 사람들이 어떤 서류를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야 할 것 아니냐"고 말하자 이때도 안색을 굳히며 "그렇게 말씀하지 마시라"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 실장은 또 한국당 원내대표인 나경원 의원이 대통령 가족 관련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대통령이 아직도 (조 전 장관을) 감싸는 이유는 아직도 조국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냐"면서 "민정수석으로 재직했던 조국이 대통령과 관련된 너무 많은 의혹을 알고 있어서 버리지 못해 쓴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그러면서 "경찰총장 운운했던 윤모 전 총경의 부인이 말레이시아에 가 있는데, 원래 해경이 가는 자린데 육경('육지 경찰'이란 표현으로 원래는 없는 말. '해양경찰'과 대비되는 정식 명칭은 '경찰')인 윤 전 총경의 부인이 가 있다. 윤 전 총경이 민정수석실에서 담당하던 임무 중 하나가 대통령 가족 관련 업무 아니냐. 태국 간 대통령 따님 일을 살펴 드리기 위해 그 자리에 갔다는 말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노 실장은 '윤 전 총경 임무 중 하나가 대통령 가족 관리 아니냐'는 부분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것 같다", "아니다"라고 부인했으나 나 의원이 발언을 계속 이어가자 따로 답변시간을 요청해 "윤 전 총경이 대통령 친인척을 관라했다는 것은 거짓말 중에도 새빨간 거짓말이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노 실장은 "민정수석실 내에 대통령 친인척을 관리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데 추측으로 대통령을 폄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대통령에 대해 폄훼하거나 비판할 때는 근거를 가지고 말씀하시기 바란다"고 항의했다.

노영민 "조국, 결론적으로 인사 실패 됐다"

다만 노 실장은 조 전 장관을 임명한 것이 '결과적으로' 실패였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무소속 유성엽 의원(대안신당)이 "조 전 장관 임명은 인사 실패 아니냐"고 하자 "결론적으로 그렇게 됐다"고 했다. 그는 "검증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보완하고 있다"고도 했다.

유 의원도 인적 쇄신 등 청와대의 책임을 요구했으나, 노 실장은 이에 대해서는 "저를 비롯한 비서진 누구도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은 없다"면서도 "무한 책임을 지고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 운용을 보좌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게 소임"이라고 앞의 입장을 반복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이 "대통령 공약이 인사추천 실명제 아니냐"며 "조 전 장관은 누가 추천했느냐"고 묻자 노 실장은 "실명제를 하고 있지만, 개별 추천(내역)이나 검증 내용은 법적으로 밝힐 수 없고 그 기록은 모두 대통령기록관으로 임기 후 이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 실장은 이같은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오 의원이 "조 전 장관 친인척이 3명 구속됐다. 이게 작은 일이냐"고 묻자 "아주 큰일이다"라고 답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노 실장은 한국당 나경원 의원 질의 순서에서도 나 의원이 "인사를 잘못한 게 맞느냐"고 묻자 "결과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나 의원이 "'결과적으로'라는 말은 뭐냐"고 따지자 노 실장은 "원래 조 장관을 임명했을 때의 의도와 달리, 그 이후 진행 과정에서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조 전 장관 인사검증 과정을 따져 물으며 "조 전 장관 본인이 민정수석 물러나기 전부터 검증 시작한 것 아니냐. 본인이 셀프 검증을 하다가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고, 노 실장은 "셀프 검증,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노 실장은 민정수석이나 반부패비서관 등은 본인 관련 검증에 관여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으나 나 의원은 "그럼 민정수석실에서 했지만 민정수석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냐?"라거나 "(아니면) 새 민정수석이 열흘 만에 졸속 검증해 임명했다고 이해하면 되느냐?"고 공세를 그치지 않았다.

'촛불 계엄령' 문건 관련, 노영민 "상식상 조현천이 단독으로 했다 볼 수 없다"

오전에 이어 구 기무사(현 안보지원사)의 '촛불 계엄령' 문건 관련 공방도 계속됐다. 황교한 한국당 대표 측근인 정점식 의원이 "검찰이 아무 자료도 확보 못했다"며 "김대업 사건과 유사한 게 아니냐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황 대표 연루 의혹 자체가 허위라는 주장을 펴자, 노 실장은 "당시 이 건에 대해 상황 인식을 공유했다는 문건 내용, 경험칙과 상식상 조현천 전 사령관이 단독으로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 실장은 "NSC(국가안전보장회의)라든지 아마도 핵심적 부분에 있던 사람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느정도 인식이 일치했을 거라고 저는 심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계엄 문건에 대해 "최근에 군인권센터가 (추가) 공개한 문건도 봤고,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도 봤지만 두 문건의 내용에 차이가 있고, 문건의 진위에 대한 확신은 없다"고 증언했다.

정 실장은 민주당 임종성 의원이 "조현천 전 사령관을 아직도 국내에 송환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포함해 관련 당사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공감을 표하고 "안보실 차원에서 이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세월호 사건 당시 위중한 상태로 구조된 고교생을 외면하고 해경 함정에 있던 헬기가 해경 간부들을 태우고 갔다는 전날 사회적참사조사위원회의 발표에 대해, 노 실장은 "뉴스를 접하고 정말 가슴이 먹먹했다"며 "유족들은 어땠을까 생각하면 죄송스러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너무 비극적인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정부를 대표해 유감을 표했다.

노 실장은 임 의원이 "사참위 조사와 함께 1기 새월호 특별조사위에 대한 방해 행위까지 정부가 전체적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데 대해 "유가족이 아직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인식을 갖고 있고, 그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영민 "김정은의 文 모친상 조의문 답신 계획"…정의용 "지소미아 체결과정, 문제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의 주목할 만한 발언도 나왔다. 노영민 실장은 한국당 정양석 의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 모친상에) 보낸 조의문에 답신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은 데 대해 "답신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시점을 묻는 재질문에는 "조만간에 할 계획"이라고만 했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이 박근혜 정부 말기에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여당 의원의 지적에 공감을 표하며 "지소미아 체결 과정에서의 민주적 절차적 투명성과 적절성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정 실장은 "(지소미아가) 종료에 이르는 데는 일본 정부의 책임이 있다"며 "일본의 태도 변화 없이는 연장할 수 없다"고 재강조했다. 그는 "일본 내부에서도 한일관계 경색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본다"며 "일본이 경제 보복을 철회하면 우리 정부도 지소미아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다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아직 다수 국민은 '이런 상황에서 지소미아 연장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안다"며 "(한국 안보에) 영향이 있겠지만 매우 제한적이라 판단한다"고 했다. 지소미아 종료 후의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막상 지소미아가 종결되고 나면 티사(TISA·한미일 3국 간 정보공유약정)가 좀더 활성화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노 실장에게도 외교안보 관련 질문이 나왔다. 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이낙연 총리가 방일해 아베 총리를 만났는데, 일본의 입장 변화가 감지된 게 있느냐"고 노 실장에게 물었다. 노 실장은 이에 "원칙적 측면에서 변화를 저희가 느끼고 있지 못하다"며 "다만 자세, 태도 측면에서 약간 유연성이 있다는 것을 느낄 뿐"이라고 했다.

노 실장은 다자 외교일정 등의 기회에 한일 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일단 현재까지 한일 양자 정상회담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정상회담은) 상당히 어렵다"고 밝혔다.

한미관계와 관련해서는 방위비분담금 협정(SMA) 추가협상과 한미동맹 위기관리각서 개정 등 미국의 요구에 대한 질의응답이 나왔다. 정 실장은 SMA 협상에서 미 측이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여당 의원의 질문에 "기본 원칙에 입각해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합리적 수준의 공정한 부담,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에 기여, 한미동맹 강화 방향(이라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위기관리각서 개정에 대해 "'한반도 유사시'를 '한반도 및 미국 유사시'로 바꾸면 미국이 전 세계에서 하는 전쟁에 우리도 참전해야 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오라고 하면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자 "그렇지 않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의해 (외부 무력공격에 대한 한미 양국의 개입 범위는) 태평양과 양국 영토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위기관리각서 개정은 실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면서 "당당하게 응하겠다. 한미동맹은 상호 호혜적인 동맹이고, 그런 방향에서 (동맹을) 강화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호승 경제수석, 내년 성장률 전망치 답변 못해 '굴욕'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묻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을 하지 못해 해당 의원이 버럭 소리를 지르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국당 송언석 의원은 이 수석을 답변대로 불러 "내년 성장률을 얼마로 전망하느냐"고 물었고, 이 수석은 "5년 중기계획에는 2.6%이고 경상성장률은 3.8%"라면서도 정작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는 바로 답을 못하고 자료를 찾고 경제수석실 관계자와 급히 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수석이 "자료를 좀 보고 말씀드리겠다"고 양해를 구하자 송 의원은 '어휴'라고 한숨을 쉬며 "질의 시간을 중단해 달라"고 운영위원장에게 요청했다. 이 수석이 잠시 후 "경상성장률 기준으로 내년도 3.8%라고 말씀드렸고…"라고 답변을 시작하자 송 의원은 "금년도 실질성장률은 얼마냐"고 다시 물었고, 이 수석이 이에도 대답을 못하고 침묵하자 송 의원은 "경제수석 수준이 이 모양이니 경제가 이런 것 아니냐!", "일본하고 경제 전쟁 한다면서 기본도 안 돼 있는 사람이 무슨 전쟁을 하느냐"며 폭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다 못한 김상조 정책실장이 송 의원의 질의 도중 나서서 "제가 대신 답변드려도 되겠느냐"고 했지만(정책실장은 경제수석의 직속상관), 송 의원은 "제가 경제수석에게 물었다"며 이를 물리쳤다.

이 수석은 송 의원이 '과거에는 세계경제 성장률보다 한국경제 성장률이 높았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와 떨어졌다'는 취지로 비판한 데 대해 "의원님께서 정책을 하실 때도 한국경제 성장률이 세계경제보다 좋지 않았다"고 송 의원이 박근혜 정부 당시 기재부 2차관을 할 때의 일을 들어 반박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그런 엉뚱한 얘기 하지 마시라"며 "야당 탓하고 남 탓하면 안 된다"고 재차 언성을 높였다.

이 수석은 약 1시간여 후 민주당 고용진 의원의 질의 순서에서는 "2020 년 예산안 제출 당시 기초로 전제되는 성장률은 경상성장률 3.8%였고, 세부 내용은 실질성장률 2.6%, GDP 디플레이터 1.2%"라고 제대로 된 답변을 했다.

지난달 13일 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로공사 톨게이트 노조의 수납원들이 (농성 등 투쟁을) 하지만, 톨게이트 수납원이 없어지는 직업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느냐"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