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3일 새벽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검찰은 이미 일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는 정 교수에 대한 신병 처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지난 12일 오전 9시 검찰에 네 번째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이튿날 새벽 1시 50분께 조사를 마쳤다. 정 교수에 대한 검찰의 신문은 오후 5시 40분께 끝났으나, 정 교수 측이 심야에도 조서 열람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체 조사 일정은 날짜를 넘기게 됐다. 검찰은 지난 9일 '밤 9시 이후 심야 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자체 개혁 방안을 발표했으나 조서 열람은 9시 이후에도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했었다.
정 교수는 앞선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비공개 소환됐으며,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는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집중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사모펀드와 표창장 위조 등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정 교수가 지난달 6일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으로부터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건네받았다는 노트북 컴퓨터의 행방에 대해서도 조사했으나 정 교수는 '노트북을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교수의 신병처리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는 이미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사문서위조 및 동 행사 혐의로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 오는 18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검찰은 사문서위조 등 혐의 외에도 사모펀드 관련 의혹과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정 교수를 추가 기소할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며, 이르면 이번 주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정 교수가 영국 유학 중 겪은 사고로 인한 건강 문제를 호소하고 있고, △조 장관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앞서 법원에 의해 기각된 점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는 별개로, 조사 당일 서초동에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여권 지지층의 대규모 집회가 열린 점도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여권 유력 인사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정 교수가 검찰청에 있던 지난 12일, 제주에서 열린 '노무현시민학교' 강의에서 "검찰이 조국 장관 또는 정 교수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을 것"이라며 "이제 (수사를) 마무리지어야 할 시점에 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유 이사장은 "특수부 검사 3개 팀, 수사관까지 100명 넘는 인력을 동원해 100군데 넘는 곳을 압수수색하고 나온 게 '아직 불확실하다'"라며 "검찰이 '지금까지 (증거가) 없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구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노무현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국민참여당 대표,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를 지냈고 2010~11년에는 범진보진영 대권주자 중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차지하기도 했다(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2위). 현재는 당적을 보유하지 않고 있고 정계은퇴 선언 이후 대선·총선 불출마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으나, '유튜브 언론인'을 자처하며 하고 있는 여러 활동을 통해 이른바 '친문'으로 불리는 정부·여당 핵심 지지층 여론을 대변하는 핵심 인사로 꼽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윤 총장은 권력형 비리에 대해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엄정하게 처리해서 국민들의 희망을 받으셨는데 그런 자세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끝까지 지켜 달라"면서 "그런 자세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돼야 한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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