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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트럼프 '새로운 방법' 흥미…정치적 결단 환영"

볼턴 경질 후 트럼프에 긍정 메시지…3차 북미 정상회담 관심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했던 북핵 해결 방안, 이른바 '리비아 방식'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면서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20일 발표한 담화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조미 관계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주장하였다는 보도를 흥미롭게 읽어보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사는 "조미(북미) 실무협상 우리 측 수석대표로서 나는 시대적으로 낡아빠진 틀에 매여달려 모든 것을 대하던 거치장스러운 말썽군이 미 행정부 내에서 사라진 것만큼 이제는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조미 관계에 접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대사가 말한 '거치장스러운 말썽군'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질한 존 볼턴 전 보좌관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에 어떤 의미가 함축되여있는지 그 내용을 나로서는 다 알 수 없지만 조미 쌍방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으며 실현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김 대사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의 깊이를 떠나 낡은 방법으로는 분명히 안된다는 것을 알고 새로운 대안으로 해보려는 정치적 결단은 이전 미국 집권자들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또 할 수도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정치감각과 기질의 발현"이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그는 "우유부단하고 사고가 경직되였던 전 미 행정부들이 지금 집권하고 있다면 의심할 바 없이 조선반도(한반도)에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조성되였을 것이며 이것이 미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측이 이제 진행되게 될 조미 협상에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그 결과에 대하여 낙관하고 싶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멕시코 국경지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볼턴 보좌관이 주장한 '리비아 방식'에 대해 비판하며 "과거 존(볼턴)이 얼마나 서툴게 해왔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어쩌면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그동안 볼턴 전 보좌관이 주장했던 리비아 방식을 매우 경계해왔다. 2003년 3월 당시 리비아의 지도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는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고 비핵화를 추진했지만, 이후 2011년 반정부 시위에 이은 서방 국가들의 개입으로 권좌에서 축출된 뒤 사살된 바 있다. 이에 북한은 리비아 방식의 비핵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볼턴 전 보좌관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을 경질한 이후 리비아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하자 지난 16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미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가까운 몇주일 내에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실무협상이 조미(북미) 사이의 좋은 만남으로 되기를 기대한다"는 긍정적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 방식에 대한 비판을 넘어 북한이 미국에 요구했던 '새로운 계산법'과 관련, '새로운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는 메시지까지 발신하면서 북한은 김명길 대사의 기명 담화로 이에 대한 화답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달 말로 예상되는 북미 실무협상에서 양측이 일정 부분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양 정상이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에도 꾸준히 상대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온 만큼, 양측의 실무협상이 올해 내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명길 대사는 이번 담화를 통해 자신이 미국과 실무협상에서의 북측 대표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동안 김 대사가 북측 대표라는 추정은 있었지만, 공식적인 확인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의 분위기가 상당히 무르익은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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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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