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이 이달 말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실무협상과 관련해 기대섞인 반응을 보였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대북 유화적 발언에 대해 북한이 호응하는 듯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향후 북미 간 협상이 일정한 진전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북한이 '체제 안전 보장'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미국에 요구함으로써 협상 재개 시 이를 둘러싼 북미 간 접점찾기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16일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가까운 몇주일 내에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실무협상이 조미(북미) 사이의 좋은 만남으로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담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이하 현지 시각) 미국 내 대표적인 강경파인 존 볼턴 보좌관을 해임한 바 있다.
또 그는 11일 볼턴 보좌관이 이른바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매우 큰 잘못을 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리비아 모델'이란 2003년 3월 당시 지도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가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고 비핵화를 추진했지만, 이후 2011년 반정부 시위에 이은 서방 국가들의 개입으로 권좌에서 축출된 뒤 사살된 사건을 의미한다.
북한이 그동안 리비아 식 비핵화 방안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보여왔고, 실제 이에 대해 언급했던 볼턴 보좌관에 대해 반감을 표해온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행은 북한에게 향후 미국과 대화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읽혔다는 분석이다.
다만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에 대한 체제 안전 보장과 제재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나와야 회담에서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했다.
미국담당 국장은 담화에서 "미국이 어떤 대안을 가지고 협상에 나오는가에 따라 앞으로 조미가 더 가까워질수도 있고 반대로 서로에 대한 적의만 키우게 될 수도 있다"면서 "우리의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조미 대화는 위기와 기회라는 두가지 선택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실무협상은 조미 대화의 금후 기로를 정하는 계기로 된다"며 "조미협상이 기회의 창이 되는가 아니면 위기를 재촉하는 계기로 되는가 하는 것은 미국이 결정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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