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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이 시점'에 집값 상승 딱 멈췄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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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이 시점'에 집값 상승 딱 멈췄다. 왜?

[기고] 서울 집값 폭등의 “공범”들

서울집값 폭등은 세 정부의 합작품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서울아파트실거래가지수가 지난 5년간 56% 급등했다. 집 없는 서울시민들의 불만이 속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다. 지방에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도 상대적 박탈감이 매우 심하다. 서울집값 폭등의 최대수혜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강남주택소유자와 서울지역 다주택자들이다.

통계청의 ‘2017년 주택소유통계’에 의하면 이들이 대략 70만 가구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5%에 해당한다. 강남을 제외한 서울에 주택을 한 채 소유한 가구는 120만으로 전체 가구의 6%다. 이들을 제외한 90.5% 가구 중 상당수는 서울집값 폭등의 피해자다.

국민의 90.5%가 서울집값 폭등의 피해자

민주주의란 다수국민이 권력을 어느 정치집단에게 줄지를 선택하는 제도다. 서울집값 폭등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밝혀지면, 다음 선거에서 그 정치집단에게 표를 안 줄 것이고, 그 정치집단의 퇴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새로 권력을 잡은 정치집단은 압도적 다수에게 피해를 입히는 불의한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서울집값 폭등의 책임 소재를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책임소재를 가리는 기준이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함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팩트’에 근거해야 할 것이다. 그 팩트 중 하나가 집값 상승이다. ‘서울아파트실거래가지수’에 의하면 이명박정부 초기인 2008년 초부터 2012년 말까지 서울아파트가격은 6% 하락했다. 박근혜정부 4년간 26% 급등하고, 문재인정부 2년여 무려 29%나 급등했다. 집값상승을 기준으로 보면 박근혜정부와 문재인정부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명박정부는 어떤가? 집값이 6% 하락했으니 책임이 없는 것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박근혜정부 26% 급등, 문재인정부 29% 더 급등 이명박정부 5년간 부동산부양책을 무려 20회나 실행한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분기가 바뀔 때마다 부양책을 실행했으니 집값을 올리려고 몸부림쳤던 것이다. 그런데도 집값이 하락한 것은 시장의 힘이 아래쪽으로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명박정부가 시행한 “부양책의 힘”이 누적되어서 박근혜정부에서 효과를 발휘했다.

가장 큰 힘은 “돈의 힘”이었다. 흔히 말하는 “부동자금”이 급증했다. 부동자금을 나타내는 지표인 ‘광의의 통화(M2)’를 보면 2007년 초 1300조원에서 2012년 말에는 1840조원으로 42%나 급증했다. 이명박정부 5년은 금융위기 직후로 실물경제의 성장이 거의 멈춘 시기다. 실물경제의 자금수요가 매우 미약했다. 부동산시장도 불황이었으므로 자산부문에서의 자금수요도 왕성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무리하게 통화를 풀었으니 시중 부동자금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어느 곳에서 투기의 불씨만 보이면 그곳으로 돈이 몰려가서 활활 타오르게 할 연료가 비축된 셈이었다.

투기 불씨가 타오르기 시작한 것은 박근혜정부때였다. ‘서울아파트실거래가지수’ 그래프를 보고 있으면 본격상승이 시작되는 지점이 눈에 들어온다. 2014년 8월이다. 최경환이 경제부총리 자리에 오른 직후다.

최경환의 “빚내서 집사라” 정책

이명박정부의 20회 부양책으로 집값 부양을 위한 거의 모든 정책이 시행되고 있었으므로 최경환은 상식을 벗어나는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했다. 소위 “집내서 집사라” 정책이 가동되었다. 대출을 늘려서 주택투기자금을 공급했다. 박근혜정부 초기 2.75%였던 기준금리를 1.25%까지 급격히 인하했다. 여러 연구기관들이 금융위기가 종료됐다는 연구보고서를 내놓는 상황에서 금융위기 때보다 금리를 더 낮게 인하한 것은 집값부양을 위한 무리한 정책이었다.

그래도 투기가 활활 타오르지 않자 더욱 비정상적인 정책을 시행했는데, 주택투기꾼들에게 세금혜택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상식을 벗어난 특혜를 제공했다. 2014년 7월 8일 발표한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의 핵심내용은 “임대사업자에 대한 주택매입자금 융자대상 확대”와 “준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소득세‧법인세 및 양도소득세 감면 확대”였다. 금리인하를 통해 ‘은행대출 퍼주기’를 하고, 그렇게 매입한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만 하면 거의 모든 세금을 면제해주었다.

국가경제가 골병이 들든 말든 가계부채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여 국가경제를 위험에 빠뜨리든 말든, 집값만 올리면 된다는 그야말로 “막가파식” 경제운영이었다.

“시장의 힘”이니 “투기꾼 탓”이라는 궁색한 변명

이명박·박근혜정부가 온갖 부양책을 동원해서 집값 올리기에 올인했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정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사람이 많다. “문재인정부가 집값 규제를 강화했다”는 언론기사가 자주 보도되기 때문이다. 언론에 나오는 전문가들도 이와 비슷한 논조를 피력한다.

그렇다면 왜 서울집값이 폭등했을까? 이에 대해서 궁색한 변명을 내놓는다. 서울집값 폭등이 시장의 힘이니 투기꾼 욕심 때문이니 하는 억지 주장들이 그것이다. 만약 이 주장이 맞다면, 서울집값 폭등은 정부가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집없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은 그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 된다. 그래서 서울집값 폭등의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다.

‘서울아파트실거래가지수’ 그래프를 다시 보자. 매우 특이한 현상 하나가 눈길을 끈다. 2016년 말 서울 집값이 하락세를 보인다. 2년여 뜨겁게 타오르던 투기불꽃이 갑자기 사그라든 것이다. 투기란 한번 불 붙으면 여간해선 꺼지지 않는 특성이 있는데, 왜 2016년 1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6개월간 서울집값 상승이 멈추었을까? 2016년말 서울집값 상승이 멈춘 까닭 당시 광화문에서 활활 타오르던 촛불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누구 눈에도 정권이 바뀔 것이 확연했는데, 정권이 바뀌면 최경환의 막가파식 부양책이 당장 취소되고 그러면 서울 집값이 2014년 8월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문재인정부는 대다수 국민의 예상과 기대를 행동에 옮기지 않았다. 최경환의 두 정책을 폐기하기는커녕 그대로 계승했다. 초저금리정책을 유지했다. 기준금리를 한번 인상했다가 다시 인하했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겠다”고 한은총재는 공공연히 말한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특혜는 더 늘렸다. 2017년 12월 13일 발표한 ‘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의 핵심은 “지방세감면 확대, 임대소득세 감면 확대, 양도세 감면 확대, 종부세감면 기준 개선, 건보료 부담 완화”였다. 한술 더 떠서 이런 세금특혜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 결과 돈 많은 사람들이 2017년과 2018년 서울주택을 무려 21만호 매집해서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했다. 서울집값이 폭등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서울 집값 폭등의 “공범”들

서울 집값 폭등은 세 정부의 합작품이다. 말이 좋아 합작품이지 “공범”이란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만약 문재인정부와 집권여당이 압도적 다수 국민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긴 “죄”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당장 행동을 해야 한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말도 안 되는 세금특혜를 폐지하는 것이 첫째이고, 비정상적인 초저금리정책을 폐기하여 주택투기 부담을 높이는 것이 둘째다.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압도적 다수 국민이 유권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여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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