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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선희 "미국과의 모든 조치 재검토 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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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선희 "미국과의 모든 조치 재검토 할수도"

폼페이오 맹비판하며 "인내심 시험 말라"…실무협상 앞둔 기싸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불량 행동'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과 협상해왔던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최선희 부상은 31일 담화를 통해 "27일 미 국무장관 폼페오는 '북조선(북한)의 불량행동이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였다'는 비이성적인 발언을 하여 우리를 또다시 자극하였다"며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로 떠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미국 재향군인회 '아메리칸 리전'이 개최한 행사에서 외교 정책의 '미국주의'(Americanism)를 설명하면서 북한과 이란, 중국 등이 '불량 행동'을 하는 국가라고 언급했다.

최 부상은 "폼페오의 이번 발언은 도를 넘었으며 예정되어 있는 조미(북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을뿐 아니라 미국인들에 대한 우리 사람들의 나쁜 감정을 더더욱 증폭시키는 작용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폼페오가 '불량행동'이라는 딱지까지 붙여가며 우리를 심히 모독한 것은 그들 스스로가 반드시 후회하게 될 실언"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상은 그러면서 "미국의 외교수장이 이런 무모한 발언을 한 배경이 매우 궁금하며 무슨 계산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지켜볼 것"이라며 "끔찍한 후회를 하지 않으려거든 미국은 우리를 걸고드는 발언들로 우리의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려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와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종료된 이후에도 북미 간 실무협상이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날 폼페이오 장관을 비판하는 최 부상의 담화가 나오면서 협상 분위기 조성이 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 23일 리용호 외무상 역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 대해 "만일 북조선(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면서 비핵화가 옳은 길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망발을 줴쳐댔다"고 비난한 바 있어 북미 양측의 협상 실무진 사이의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진 상태다.

일부에서는 북미 양측이 협상을 앞두고 일종의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 부상이 담화에서 "예정되어 있는 조미 실무협상 개최"라는 언급을 한 것도 양측 간에 협상에 대한 이야기가 어느정도 오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외교 당국은 북한이 29일(미국 현지 시각)까지 미국에 실무협상과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아직 전하지 않았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북미가 미국 뉴욕의 유엔 대표부를 통해 상시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협상에 대한 여지는 여전히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북한이 대화 자체를 차단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최고인민회의 종료를 기점으로 북한이 조만간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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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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