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광복절 전날 SNS를 통해 '경제 기초체력이 튼튼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대통령이 만든 가짜뉴스"라고 정면 비판했다.
유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문 대통령의 전날 국무회의 발언을 언급하며 "최근 들어 부쩍 청와대와 민주당 사람들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튼튼하다'는 말을 무슨 주문처럼 외우더니, 이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펀더멘털'을 '기초체력'으로 번역해 가며 경제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서 "펀더멘털, 기초체력이 강한 경제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지만 (…)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매우 허약해진 것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이것이 진실"이라고 했다.
경제학자 출신인 유 의원은 "펀더멘털의 가장 정확한 척도는 잠재성장률"이라며 "그런데 이 잠재성장률이 1990년대 이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1997년 IMF 위기 이후만 보더라도 정권이 바뀌는 5년마다 1%포인트씩 잠재성장률은 추락해 왔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5→4→3→2로 추락해 왔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우리가 처한 현실이 이런데 대통령은 누구로부터 무슨 보고를 받았길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큰소리를 치는가?"라며 "22년 전 1997년 가을, IMF 위기가 닥치기 직전에 당시 경제부총리는 '펀더멘털은 튼튼하다'고 말했다"고 꼬집었다.
청와대와 여당이 국제신용평가사 평가를 인용하는 데 대해서도 그는 "대통령이 무디스, 피치가 발표한 신용등급을 근거로 '기초체력은 튼튼하다'고 말했다는 뉴스를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며 "1997년 IMF로부터 치욕적 구제금융을 받기 바로 직전까지 무디스, 피치, S&P가 우리 경제에 어떤 신용등급을 매겼는지 기록을 찾아보라. 신용평가로 돈을 버는 이 회사들 중 어느 누구도 IMF위기를 경고하지 않았다. 그들에겐 조기경보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광복 74주년을 하루 앞두고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가 되었는가? 경제와 안보는 나라의 기둥인데, 보수와 진보 누가 정권을 잡든 5년마다 1%포인트씩 기초체력을 까먹는 기막힌 현실을 직시하고 이 늪에서 한국경제를 건져내는 방법을 찾아 나서자"고 제안했다.
그는 "대통령은 이 경고와 제안을 '가짜뉴스'라고 하지 않길 바란다"며 "'기초체력이 튼튼하다', '평화경제로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는다',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허풍과 착시야말로 국민을 위험으로 내모는 '진짜 가짜뉴스'"라고 문 대통령을 맹비판했다.
유 의원은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를 지냈고, 2017년 대선 당시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출마했었다. 야권 대선주자인 그가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낸 것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이날 오후 대국민담화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8.15 경축사 발표를 앞두고 야권 주자들의 '메시지 선점' 경쟁이 벌어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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