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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슈퍼, '인의 장막' 치지말고 떳떳하게 개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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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슈퍼, '인의 장막' 치지말고 떳떳하게 개점하라"

"총리실, 한·미 FTA 들먹이며 부정적인 입장 전달"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가 서울 송파 가락동에 1일 기습 출점을 시도했다. 롯데슈퍼는 이날 상인들의 항의에 물품을 더 이상 들여놓지 못했고 2일 개장을 재개하려던 계획도 연기했다. 상인들은 중소기업청의 편파적인 사업 강제조정과 정부의 늦장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SSM 저지 송파 대책위원회, 중소상인살리기 전국네트워크 등 중소상인 단체들은 2일 가락동 롯데슈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의 기습출점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들은 "롯데슈퍼가 '양아치' 집단도 아니고 새벽 5시에 200명을 동원해 '인의 장막'을 치면서 출점을 하나"라며 "자신들의 개점이 떳떳하다면 현수막도 걸고 홍보도 하면서 당당하게 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슈퍼 바로 옆 건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전재원 씨는 "오늘 서울시에 사업 강제조정이 제대로 된 피해진술이나 조사 없이 이루어졌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시로부터 롯데 측에 관련 사항을 통보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사업 강제조정이 편파적으로 이뤄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출점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인근의 상인들이 기자회견에 합류하면서 70여 명으로 불어난 참가자 중 일부가 롯데슈퍼 주차장을 넘어서자 "사유지를 침범하고 있다"는 롯데 측의 항의가 기자회견 도중에 전달되기도 했다. 중소상인들은 "롯데가 떳떳하면 이 자리에 나와서 발언하라"며 '롯데마트 관계자 나오라'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이영규 SSM 저지 강동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대형 유통업체들은 우리가 이룬 상권을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집어삼키려 한다"며 "그러면서 모든 경제를 짊어진 것처럼 이익에 대한 야욕만 불사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말미에 롯데가 파는 과자 제품을 짓밟는 행위극을 벌이고 개점 저지 준비에 들어갔다. 롯데슈퍼 측은 이날 3시 개점을 재개한다고 예고했지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중소상인들은 이날 6시 30분 촛불문화제를 열어 자리를 지키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을 계획이다.

▲ 1일 '기습 출점'을 시도하다 중단한 서울 송파 가락동 롯데슈퍼 앞에서 중소상인 대표들이 2일 기자회견에서 롯데가 출시한 과자 제품을 짓밟는 행위극을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김봉규)
상인 반발 거세마산 SSM 공사장에서 인화물질 몸에 붓기도

지난달 중소상인 대표들이 단식 농성을 벌인 끝에 SSM 문제를 총리실에서 주관하기로 하는 등 정치권의 움직임도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자신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 중소상인들의 평가다. 정부가 규제 완화와 WTO 조항 위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이 대형 유통업체들이 지난 여름 이후 '기습 개점'을 재개하려 하는 점도 이들에겐 또 하나의 위협이다.

한 중소상인단체 관계자는 "총리실에서 정부 대안을 내놓기로 한 것이 오늘(2일)인데 아직까지 말이 없다"며 "총리실 담당자 역시 지금 유통법을 개정하는 것은 한·미 FTA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과거 지식경제부를 상대로 하던 것과 크게 달라진 점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 유통업체들은 하나하나 SSM 개장을 시도하고 있다. 가락동 롯데슈퍼의 경우에는 중기청이 쓰레기봉투나 담배 등 일부 품목의 판매만을 막는 '하나마나식' 강제조정안에 따라 입점을 추진하는 경우고, 다른 유통업체들도 '가맹 SSM' 등을 통해 사업조정을 피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상인의 반발도 거세질 태세다. 경남 마산에서는 지난달 23일 탑마트 SSM 부지 공사 현장에서 이상보 SSM 저지 대책위원장이 몸에 인화물질을 붓고 항의하다 경찰에 연행됐고, 일부 상인들이 공사장을 넘어가려다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리는 등 물리적 충돌도 잦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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