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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일본, 2류열강 꿈꾸던 1930년대로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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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일본, 2류열강 꿈꾸던 1930년대로 회귀"

아베 정권 상대 위해 "평화로 일본 시민과 손잡아야" 강조

박노자 오슬로대학 한국학과 교수가 한국과 갈등 중인 일본이 ‘2류 열강’을 꿈꾸며 세계를 상대로 도발하던 1930년대로 회귀했다고 촌평했다.

9일 박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 일본의 상황을 "정치가 경제를 압도한 국면"으로 정의하며 이 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일본은 1945년 (패망) 이후 정치 문제는 일단 미국에 맡기고 경제 위주로 커왔다"며 "그러나 이제 1930년대와 같은 시대로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당시 일본은 만주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중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다.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과의 태평양 전쟁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전쟁에서 일본이 미국에 패하면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은 그간 침략의 결과로 얻은 식민지를 모두 잃었다.

박 교수는 "1930년대 일본에서는 정치가 경제보다 우선이었다"며 "중국 본토 침략과 대미 도발, 진주만 공격이 경제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었느냐. 소득보다 지출이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한국을 상대로 무역 갈등을 심화한 아베 정권의 일본이 과거 정치보다 경제였던 노선을 버리고 1930년대와 같은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일본의 이 같은 변화의 목표는 '2류 열강'이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이 일본의 이 같은 변화를 두고 "독자 노선으로 조금씩 선회"하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그는 "여태까지는 (일본이) 그냥 경제만 진격하면서 (정치는) 대체로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해 왔으나, 이제는 말 그대로 독자적인 열강과 같은 모습을 (1930년대에 이어) 한 번 더 취해 보고자 한다"고 정리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일본이 "열강이 되고자 해도 고작 해 봐야 2류 열강"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이 가상의 적을 만들어 독자적 힘을 세계에 과시하는 열강이 되고자 하지만, 이미 경쟁이 불가능한 중국을 적으로 돌릴 자신은 없어 대신 택한 '가상의 적'이 한국과 북한이라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일본의 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고도 평했다.

그는 일본의 경제 갈등 촉발이 "한국에도 손해를 끼치지만, 본인들의 경제에도 손해를 끼쳐 결국에는 제2차 세계대전 (패망)으로 일본이 결국 안고 가야 했던" 과거를 되풀이하리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지금 (한국과의 갈등은 30년대와 같은 실전이 아닌) 유사 전쟁인 만큼 사람이 죽지는 않겠지만, (그 결과) 남는 것이 경제 성장률의 둔화와 신뢰 추락, 갈수록 합리성을 잃어가고 개인이 개인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감을 잃어가는 변동 사회"로 이어질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말 그대로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일본이 이 같은 자멸의 길을 걷는 이유에 특유의 권위적 사회분위기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이 다른 자본주의 국가와 다른 점이 있다면 권위주의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라며 "(일본은) 나름 복지 제도 등으로 사람을 포섭해서 권위주의에 순응하면서 사는 사람을 만드는 나라"라고 정리했다.

박 교수는 이어 권위로 사회 구성원을 순치하는 문제는 한국 사회에도 있지만 "일본은 너무나 철저하게 순치한다. 튀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어쨌든 지금 한국은 중도 우파(문재인 정부)가 주도하고 있지만, 일본은 극우파가 주도하고 있기에 극우파에 쏠림이 일어나고 있다"고 정리했다.

박 교수는 이처럼 극우적인 일본 사회는 "병리적이고 공감성이 없는 사회라는 점에서 굉장히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교수는 아베 총리를 찬양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주옥순 씨 등 한국 극우주의자들을 언급하며 한일 양국 극우주의자가 "일란성 쌍둥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는 "(두 나라 극우가) 여러모로 유착해 왔다, 특히 박정희 시절에는 박정희 정권과 일본의 유착 관계가 대단히 깊었다"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특성은 세계적으로도 나타난다며, 전 세계 극우가 서로를 보고 배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결국 지구적 차원에서는 나머지 다수 사람과 극우주의자들이 싸우는 "국제 내전"이라고도 현 극우화 분위기를 정리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극우주의자들과의 싸움을 위해 필요한 건 '우군 확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반 아베 정서를 가지고 있는데 말 못 하고 있는, 튀지 않기 위해서 말 못 하고 있는 민간인들과 한국의 시민이 손잡아야 한다"며 이 같은 측면에서 서울 중구청장이 주도했다가 시민의 반대로 철거한 '노 재팬' 깃발 해프닝과 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아베가 지금 한국인을 악마화해 자기 권력을 극대화하려 하는데 우리가 일본인들을 적으로 만들 하등의 필요가 없다"며 "'노 아베 재팬'이면 몰라도 '노 재팬'은 아베가 제일 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같은 맥락에서 한국군의 독도 훈련에도 우려를 표했다. 국가 대 국가 차원에서 일본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해 결과적으로 아베의 힘을 더 키워준다는 이유다. 박 교수는 이 같은 갈등 확산보다 평화를 위한 두 나라 시민 연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우리가 평화를 키워드로 내세우면 일본에서 정말로 많은 우군을 만들 수가 있고, 어느 정도 아베 체제를 심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는 여지도 있다"며 "일본은 핵폭탄을 맞은 나라고, 나의 조상이, 이웃이, 친구가, 가족이 죽는 걸 본 나라기 때문에 평화에 대단히 민감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일단 확전을 피해야 한다"며 "한국은 맞보복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박노자 오슬로대 한국학과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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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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