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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폭락하는데 서울 집값은 상승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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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폭락하는데 서울 집값은 상승하는 이유?

[기고] 금리인하가 서울 집값 상승 받치고 있다

주가가 연일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3년만의 최저치로 급락했다는 뉴스가 보도된다. 그러나 이런 숫자만 들어서는 실감이 안 날 것이다. 자기 재산의 상당부분을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은 "멘붕" 상태일 것이다. 살갗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공포감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주가가 폭락하는 이유는 다 알고 있듯이 일본의 경제도발과 미중 무역전쟁의 경제적 충격이 엄청날 거라는 예상 때문이다.

그런데 서울 집값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주간 서울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7월 마지막 주에 상승 폭이 오히려 커졌다.


한일간, 미중간 경제전쟁이 벌어지는데, 그래서 수출 비중 높은 한국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경기침체 온다는데, 일부 유튜버는 "경제위기"까지 운운하는데, 서울 집값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인다. 왜 그럴까?

금리인하가 서울 집값 상승을 받치고 있다


정부대응 때문이다. 7월18일 한국은행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다수 언론은 "선제대응"이라고 추켜세웠다. 경기침체와 금리인하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그래서 경기침체와 금리인하를 같이 보고 서울 집값을 전망해야 정확한 전망을 할 수 있다. 지금의 상황은 두요인 중 금리인하가 경기침체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보이는 것이다.

금리를 인하했는데 주가와 서울 집값이 왜 다르게 반응할까? 집값뿐 아니라 한국경제 전체를 조망하는데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그 대답은 "투자심리"다. 주식시장은 투자심리가 죽어있다. 일본과의 경제갈등이 있기 전부터 투자심리가 죽었다. 투자심리를 잘 보여주는 것이 "돈의 흐름"인데, 돈이 주식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올해 외국인이 수조원 순매수했는데 국내투자자들이 그만큼 매도했다. 주식형펀드에서는 4조 원이 순유출됐다. 그래서 7월 18일 금리를 인하해서 돈을 풀어도 주식시장으로는 흘러가지 않는다.

그와 반대로 서울주택시장은 투자심리가 강화됐다. 기준금리 인하 이틀 후인 토요일 지인을 따라서 청량리 지역 부동산중개소 3곳을 방문했다. "매도자가 매물을 거둬들였다." "남아있는 매물도 호가를 올렸다"는 말을 들었다. 집값이 더 오를 거라는 기대심리가 강했다. 투기심리가 살아있음을 실감했다.

금리인하해서 돈이라는 연료를 시장에 공급했는데, 서울 주택 시장은 투기 불씨가 살아있어서 그 연료를 받아서 불씨가 더 강하게 타올랐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이미 불씨가 꺼져서 연료를 공급해도 불씨가 살아나지 않았던 것이다.

서울 집값, 투기 불씨가 살아있다


주식시장은 투자심리가 죽었는데, 왜 서울집값은 투기심리가 팔팔하게 살아있을까? 지난 5년간 서울 집값 동향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그 답이 눈에 보인다.


서울 집값이 2009년 가을 이후 장기 하락 추세를 보이다가 2014년 8월 뚜렷한 상승세로 전환했다. 그때부터 투기심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최경환이 경제부총리 자리에 앉은 시기다.

서울 집값의 상승 기울기가 2017년5월부터 가팔라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시기다. 이때부터 투기 불씨가 맹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서울 집값에서 투기 불씨가 2014년 8월경 지펴졌고, 2017년 5월 이후 본격적으로 투기 불꽃이 타올랐다. 박근혜정부가 지핀 투기 불씨를 문재인 정부가 끄지 않았다. 외려 더 활활 타오르게 했다.


거기에 대해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댈지 모르나, 그것은 그냥 핑계일 뿐이다.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이 현실이고 숫자다. 2017년 5월 이후 서울 집값이 급격하게 상승한 사실이 바로 "투기심리가 강해졌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증거다.


2018년 9월 '9.13조치' 이후 투기 불씨가 주춤해졌으나, 투기심리는 여전히 식지 않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지핀 투기 불씨를 문재인 정부가 안 껐다


투기심리가 최근 서울 집값과 주가 움직임의 차이를 설명해준다. 일본과의 경제전쟁·미중무역전쟁은 악재고, 금리인하는 호재다. 서울 집값은 악재는 무시하고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투기심리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주식시장은 호재는 무시하고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전세계 증시에서 한국증시의 수익률이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집값 하락해야 산다>라는 채널명으로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이후 서울 집값을 주제로 하는 다른 방송들을 자주 시청한다. 다수 방송이 앞으로 일본과의 분쟁이 심해지고 미중무역전쟁 격화되면, 수출이 크게 감소하여 국내경기가 침체되고, 그러면 서울 집값도 못 버티고 급락할 거라고 주장한다.


그런 상황이 오면 정부가 추가로 금리인하를 하고 또 다른 부양책을 실행할 것이다. 그러면 서울 집값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 이때도 중요한 것은 '서울 집값에 투기심리가 살아있을지'일 것이다.

참고가 될 만한 매우 인상적인 과거사례가 있다. 2008년 가을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한국에 불어닥쳤을 때다. 2008년 말 서울 집값이 20% 폭락했다. 매우 흥미로운 일이 그 뒤에 일어났다. 7개월 만에 20% 이상 폭등하여 전고점을 넘어섰다.

이명박 정부가 시행한 부양책의 힘이었다. 그 중에서도 약발이 가장 큰 것은 금리인하였다. 기준금리를 2%까지 인하했다. 금리인하와 부양책이 금융위기라는 엄청난 악재를 상쇄시키고도 남았던 것이다.

지금 금리는 1.5%다.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낮다. 경기침체는 악재고 금리인하는 호재인데, 현재와 금융위기 때를 비교하면, 악재는 작고 호재는 더 크다. 투기심리가 쉽게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말해준다.


문재인 정부, 서울 집값 투기 끝낼 의지 없다


이야기하려는 포인트는 이렇다. 경기상황도 중요하지만, 정부정책의 힘이 더 막강하다. 수출감소와 경기침체가 와도 정부정책이 어떠냐에 따라 투기심리가 살아있을 수도 끝날 수도 있다. 정부 의지가 좌우한다.

문재인 정부 집값 의지는 어떤가? 그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금리다.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낮은 금리는 서울 집값 투기를 안 잡겠다는 의지를 말해준다.


금리보다 더 중요한 지표가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특혜다. 그들에게 재산세와 종부세를 면제해주고 양도소득세도 전액 면제해주고 있다. 그런 특혜를 받는 다주택자가 작년 말 현재 41만 명이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종부세 빠져나갈 구멍 있다>라는 제목의 유튜브 방송을 시청하시기 바란다. 서울에 주택 100채를 소유한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재산세와 종부세는 물론 양도소득세를 1원도 안낸다는 사실을 작년 10월30일 MBC '피디수첩'이 방영했다.


이런 엄청난 세금혜택을 베풀자 서울 주택으로 돈이 몰렸다. 이런 세금혜택을 폐지하지 않고 금리인상을 안하면, 경기침체가 와도 서울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불행히도 문재인 정부는 그럴 의지가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 송기균 송기균경제연구소장은 <내일신문>, <뷰스앤뉴스> 등 다수 매체에 경제 칼럼을 기고했으며, 현재 유튜브 채널 '집값 하락해야 산다'(☞ 바로 가기)를 운영 중입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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