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보안장벽 건설을 비난하는 유엔총회 결의안이 통과됐다. 이번 유엔총회 결의안은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됐으나, 같은 사안에 대한 안보리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던 미국은 이번에도 또다시 반대표를 던져 국제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다.
***찬성 1백44표, 반대 4표 등 압도적인 표차로 결의안 통과**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총회는 이날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서안지구 등을 둘러싸고 건설 중인 이스라엘의 ‘보안장벽’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1백44표, 반대 4표, 기권 12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반대표를 던진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 외에 마셜 군도와 미크로네시아뿐이고 기권표를 행사한 국가는 호주, 브룬디, 도미니카 공화국, 에콰도르, 온두라스, 말라위, 나우루, 니콰라과, 파푸아뉴기니, 르완다, 투발루, 기니 등 12개 국가다.
이번 결의안은 지난 14일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 결의안으로 채택되지 않았으나, 유엔 총회에서는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인정되지 않기에 통과될 수 있었다.
유엔총회 결의안은 안보리 결의안과는 달리 국제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으나 국제사회의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는 의미가 있어, 앞으로 팔레스타인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결의안에 미국이 요구하던 자살폭탄테러 비난 내용 포함됐으나 미 반대표 던져**
이번 결의안이 통과되기에 앞서 나세르 알-키드와 팔레스타인 유엔주재 대사가 제출한 초안에 대해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아랍국가간의 6시간에 걸친 토론이 진행됐다.
이 토론을 통해 도출된 결의안에는 “이스라엘의 보안장벽은 국제법에 반하는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이스라엘측에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내의 보안장벽 건설을 중단하고 원상회복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어 이번 결의안은 최근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발생한 자살폭탄테러와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미국인에 대한 테러를 비난하는 내용과 함께,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내에 건립된 이스라엘 정착촌과 이스라엘측의 강제 토지몰수 및 합병에 대해서도 비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자살폭탄테러에 대한 비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음을 그 명분으로 삼은 바 있으나 이번 결의안에는 그같은 주장이 포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표를 던져 그동안 미국의 반대 근거가 명분찾기에 불과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스라엘, “굴욕적이고 어리석은 짓거리”**
결의안이 통과된 후 댄 길러먼 유엔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번 결의안은 굴욕적이고 어리석은 짓거리"라고 반발하며 '이스라엘의 보안장벽은 팔레스타인 테러단체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살해행위보다도 더욱 심각하다’고 결론내린 유럽 국가들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알-키드와 팔레스타인 유엔주재대사는 “이런 이스라엘의 태도는 점령군이자 식민주의자의 오만과 무례일 뿐”이라고 강하게 맞받았다.
이스라엘의 비난과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측의 손을 들어준 이번 유엔총회 결의안이 앞으로 보안장벽 건설을 강행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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