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 중재로 의장실에서 회동한 후, 장소를 국회운영위원회 위원장실로 옮겨 약 15분가량 논의 끝에 최종 합의문을 발표했다.
가장 첨예한 쟁점이었던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와 관련, 3당은 합의문에서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은 각 당의 안을 종합해 논의한 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데에 합의했다. 합의 처리를 우선적으로 추구하되, 한국당이 끝까지 반대할 경우에는 한국당을 뺀 여야 공조로 처리될 여지도 남긴 합의다.
한국당이 요구해 온 패스트트랙 법안의 철회 및 민주당의 사과는 합의문에는 빠졌다. 다만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합의문 발표 자리에서 구두로 유감을 표하는 선에서 넘어갔다. 이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과정에서부터 오랜 시간 동안 국회가 파행된 데 깊은 유감"이라며 "한국당이 국회로 복귀하면, 한국당 안을 포함해 처음부터 논의를 재개한다는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당이 요구해 막판 쟁점이었던 '경제 청문회'는 문희상 의장 중재안에 따라 "국회의장 주관으로 국회 차원의 경제원탁토론회를 개최"하기로 3당은 합의했다. 원탁토론의 형식과 내용은 교섭단체 간 별도의 추후 협의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
여당의 요구사항이었던 추경 예산은 이번 임시회 회기(7월 19일까지) 중에 처리하기로 했고, 한국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재해 추경을 우선 심사한다"고 합의문에 명기했다.
이에 따라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합의문이 추인되는 대로 한국당은 두 달 동안 계속됐던 국회 보이콧을 풀고 국회에 복귀하게 된다. 나 원내대표는 합의문 발표 전 브리핑에서 "유감 표명과 합의 처리에 대한 말씀을 해준 이인영 원내대표의 결단에 감사드리고, 이제 저희는 국회로 돌아와서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날치기 선거법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인해 시작된 헌법 수호 투쟁이 오늘 합의를 통해 합의의 정치로 복원되게 됐다"며 "그 동안 대한민국 정치가 적대의 정치였다면 이제 공존의 정치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고 의미를 기리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합의문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합의문 문구에 대해 "이 원내대표가 구두로 분명히 '처음부터 논의해서 합의 처리한다'고 했기 때문에, 합의 처리로 해 주신 거라고 믿고 있다"고 주장하고, 선거제 개혁 관련 한국당 당론인 비례대표 폐지안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논의하면서 여러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다음은 여야 3당 합의문 전문(全文).
합의문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은 2019년 추가경정예산안과 시급한 민생현안 처리를 위해 제369회 국회(임시회) 개최를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1. 회기는 6월 20일(목)부터 7월 19일(금)까지 30일간으로 하며 세부 일정은 다음과 같다.
가. 6.24(월) 본회의 - 국무총리 시정연설
나. 6.28(금) 본회의 - 상임위원장, 예결특위 위원장 선출
다. 6.28(금) ~ 예결위 추경 심사
라. 7.1(월)-3(수) 교섭단체 대표연설
마. 7.8(월)-10(수) 대정부질문
바. 7.11(목) 7.17(수) 7.18(목) 본회의 - 추경 및 법안 등 안건처리
2. 3당 교섭단체는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은 각 당의 안을 종합해 논의한 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
3. 추경은 369회 임시회에서 처리하되 재해 추경을 우선 심사한다.
4.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과 원안위 설치법은 6월 28일(금) 본회의에서 처리한다.
5. 국회의장 주관으로 국회 차원의 경제원탁토론회를 개최하되 형식과 내용은 3당 교섭단체가 추후 협의해 정한다.
6. 2018년 10월 16일 합의로 구성하기로 한 인사청문제도개선소위 활동을 본격적으로 실시하며 2019년도 정기국회 전까지 개선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한다.
2019.6.24.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인영 (서명)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 (서명)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오신환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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