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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것도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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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것도 공부다

[학부모님께 보내는 편지] <51> 18. 고난이 약이 된다

가끔씩은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데
직접 운전할 때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핸들 잡았을 땐 이 생각 저 생각 할 수 없지만
버스에 앉아서는 이런저런 생각 많이 할 수 있게 되고
승객들의 대화 엿 들으면서 깨달음 얻기도 한다.
운전할 땐 보지 못하였던 것 보게 되고
운전하면서는 생각하지 못하였던 것을 생각하게 되며
다양한 사람의 뒷모습에서 삶의 진리를 발견하기도 한다.
운전하면서 10년 넘게 다녔던 길에서
그동안 보지 못하였던 것들 볼 수 있었음은 신선한 충격이었고
더디 가는 것이 오히려
빨리 가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깨달음도 적잖은 소득이었다.

어느 날인가는 아예 걸어보았다.
빠른 걸음으로 1시간 20여분 소요되었는데
속옷이 완전히 젖을 정도로 운동이 되었고
버스를 타고 가면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들이
뚜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늘 다니던 길에서 여행의 재미를 만난 것이다.
손해될 것 같았던 더디 가기가
적잖은 이익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엄청난 발견이었고 알토란같은 소득이었다.

낑낑대는 일,
꼼꼼하게 살피는 일,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보면서 머리 쥐어짜는 일을
시간 낭비의 어리석은 행동이라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은데
결코 아니다.
얕은 불에 오래 삶아야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는 것처럼
공부 역시 오랜 시간 깊게 생각하고 고민하여야만
진정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
깊게 생각하고 낑낑대는 것만큼 중요한 공부 방법은 없다.

땀 흘림 없이 근육 키울 수 없고
헉헉거림 없이 지구력 키울 수 없는 것처럼
시행착오 없이 가는 길에서는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
머리 쥐어짜지 않고, 머리 쥐나지 않고, 힘들지 않고,
고통스럽지 않고, 괴로워하지 않고, 망각 속에서 헤매보지 않고
공부 잘할 수는 절대 없다.
시간 많이 소요되니 효율성 떨어진다고 말하고
힘들고 짜증나는 것을 바라보기 힘들다고 말하며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라 이야기하는 부모 많은데
이 모든 과정은 꽃을 피우기 위한 필수 과정임을 알아야 한다.
키 크려면 뼈마디 아파야 하고
아이 낳으려면 온몸이 고통스러워야 한다는 분명한 진실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
가치 있는 것은 단 하나의 예외 없이 모두
어려운 과정 거쳐야만 얻을 수 있다는 분명한 사실 알면 좋겠고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어버리게 되지만
어렵게 얻은 것은 오래 오래 간직하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도
되새김질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작은 구멍으로 누에나방이 나오는 것 안쓰럽게 생각되어
작은 구멍을 가위질하여 큰 구멍으로 만들어주었더니
누에나방이 고통 없이 쉽게 빠져나오긴 하였지만
날개 푸드득거리다가, 또 비실비실 책상 위를 돌다가
끝내 하늘을 날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 들은 적 있다.
날개 찢기며 스스로의 힘으로 어렵게 세상에 나온 나방은
잠시 후 힘차게 공중을 향해 날아갔지만
스스로 땀 흘리지 않고 누군가의 도움 받아 밖으로 나온 나방은
날갯짓 몇 번 하다가 삶을 마감하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통해
시련과 고난이 약이 된다는 분명한 삶의 진실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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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호

자기 주도 학습과 한자 공부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은 현직 고등학교 교사. <프레시안>에 '학원 절대로 가지 마라'라는 제목으로 글을 연재했다. <공부가 뭐라고>, <자기 주도 학습이 1등급을 만든다> 등의 저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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