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친박 실세'로 불렸던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이 탈당 및 대한애국당행을 시사해 눈길을 모았다. 정치권에서는 '친박 신당' 분화 설(說)이 나왔다.
홍 의원은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서 "이제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명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며 "저도 이제 참을 만큼 참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어 "저는 한국당 당가도 모르고 중앙당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지만, 애국당 당가는 매일 부르고 애국당 중앙당사는 자주 간다"며 "제가 어디 당원입니까"라고 물어 '애국당!'이라는 답변을 유도했다.
홍 의원은 또 "한국당 대표는 맨날 선거할 때만 와서 '도와달라' 해서 한 번 만난 적은 있고 그 후 띄엄띄엄 만났지만, 애국당 조원진 대표는 어제도 그제도 계속 만나고 있다"며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 보수우익을 바로잡기 위해 광화문, 서울역, 청와대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9일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태극기 세력과 한국당까지 보수를 모두 아울러 연합하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 어떤 식으로 보수연합을 추진해야 할지는 고민하는 과정 중"이라며 탈당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홍 의원은 자신이 이사장인 경민학원 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 말 김병준 비대위원장 시절 한국당 조강특위가 발표한 '물갈이' 명단 21명에도 포함된 바 있다.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 공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의 탈당이 이뤄진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등을 내세우는 구 친박계 세력의 결집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홍 의원의 애국당 입당 시사는 재판에 계류중인 (본인을 위한) '셀프 구출 작전'이라 하더라도, 정치적으로는 '친박 신당' 출범 신호"라며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찬성 의원을 절대 용서 안 하며, 황교안 대표는 이미 버린 카드다. 친박 신당이 출범한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의 발언에 대해 "직접 듣지 못했다"며 "진위를 알아보는 기회를 갖겠다"고만 했다. 다만 황 대표는 "당내 분열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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