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 공안검사로 수많은 국보법 사건을 처리한 베테랑 답게 또렷히 대답해주시길 바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낫다'는 취지의 정용기 정책위의장의 말은 국가보안법 위반인가 아닌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미스터 국보법'답게 대답해달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31일 "북한이 인권이 없는 나라이지만, 야만성과 불법성, 비인간성을 빼면 어떤 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황 대표는 정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나온 직후 "부적절한 측면이 많고 과한 부분이 있어서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유감을 표했으나, 민경욱 대변인의 '골든타임 3분' 등 주요 당직자들로부터 나온 거듭된 막말에 곤혹스런 표정이다.
황교안 대표는 한국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이인영 원내대표가 정용기 정책위의장 발언이 국가보안법 위반인지 아닌지 물었는데'라는 질문에 "한국당의 여러 의원들의 말씀에 대해 우려하고 걱정하는 여당의 말씀도 있고 국민들 말씀도 있다"며 "저희 당은 사실에 근거한 정당, 사실을 말하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그 과정에 혹시라도 사실을 말씀드리면서 국민에게 심려를 드리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애쓰겠다"고 우회적으로나마 정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부적절했음을 거듭 인정했다.
이어 황 대표는 민경욱 대변인이 헝가리 유람선 사고와 관련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지금 그 부분까지 포괄적으로 말씀 드렸다"며 "국민이 염려하거나 우려하는 부분이 생기지 않도록 더욱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비공개회의 때도 "국민이 듣기 거북하거나 국민의 마음에서 멀어지는 발언을 한다면 그것은 곧 말실수가 되고, 막말 논란으로 비화된다"며 "항상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해 심사일언(深思一言), 즉 깊이 생각하고 말하라는 사자성어처럼 발언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과 여당, 여당을 추종하는 정당·단체의 비상식적이고 무례한 언행에 대해 우리 당이 똑같이 응수하면 안된다"며 "국민이 듣기 거북하거나 국민의 마음에서 멀어지는 발언을 한다면 그것은 곧 말실수가 되고, 막말 논란으로 비화된다"고 했다.
그러나 황 대표의 '막말 단속'에도 불구하고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하고 싶은 얘기는 참 많지만, 대표님 뜻을 존중해서 짧게 말씀드리겠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저의 금요일 발언을 악의적으로 왜곡하려는 세력에게 빌미가 된 것을 우려하는 국민들이 계시다. 이 부분에 대해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부적절한 발언보다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유감스럽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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