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돌이와 갑순이는 한 마을에 살았드래요.
둘이는 서로서로 사랑을 했더래요.
그러나 둘이는 마음뿐이래요.
겉으로는 음음음 모르는 척했드래요.
그러다가 갑순이는 시집을 갔드래요.
시집간 날 첫날밤에 한없이 울었드래요.
갑순이 마음은 갑돌이뿐이래요.
곁으로는 음음음 안 그런 척했드래요.
갑돌이도 화가 나서 장가를 갔드래요.
장가간 날 첫날밤에 달 보고 울었드래요.
갑돌이 마음은 갑순이뿐이래요.
겉으로는 음음음 고까짓 것 했드래요."
어렸을 적 가끔씩 들었던 노래인데
얼마 전 라디오를 통해 다시 한 번 듣는 순간,
흥겹게 미소 지으며 부를 노래가 아님을 깨달았다.
눈물 흘리며 부르고 눈물 흘리며 들어야 하는 노래였다.
갑돌이 갑순이는 특정한 그 누구가 아니라 바로 나였다.
우리들 자신이었다.
표현하지 않았기에 이루지 못했던 사랑과 꿈이 많았고
말로 표현하지 않았기에 그르쳐야만 했던 일도 엄청났다.
노래는 3절로 끝이 났지만 4절이 저절로 만들어졌다.
"갑순이는 친정 왔다가 갑돌이를 만났드래요.
갑돌이가 총각시절에 사랑했었노라 말했드래요.
그 말 들은 갑순이 주저앉아 통곡했드래요.
그때 왜 말하지 않았느냐며 원망을 했드래요."라고.
그랬다. 갑돌이도 갑순이도 서로 사랑했었지만
사랑을 이룰 수 없었던 이유는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고백했더라도 이루어질 사랑이었는데
말하지 않았기에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갑돌이와 갑순이의 사랑이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갑돌이 갑순이로 살고 있는지 모른다.
서로 표현하지 못하여 오해하고 후회한 일이 얼마나 많은가?
좋아한다 말하지 못하고, 싫어한다 말하지 못하고,
도와 달라 말하지 못하고, 고맙다 말하지 못하고,
미안하다 말하지 못하고, 힘들다 말하지 못하여
후회하고 오해받고 상처받고 미련남겨서
땅을 치며 괴로워했던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라고도 하였는데.
말해야 한다. 표현해야 한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을 이야기하지만 결코 쉬운 일 아니니까
자신의 생각과 감정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원하는 바 있다면 이야기하여야 하고,
모르는 것 있다면 물어보아야 하며,
자신의 감정과 의견 솔직하게 드러내어야 한다.
자신도 자신의 마음을 모를 때가 있는데
표현하지도 않은 타인의 감정 어떻게 알아낼 수 있단 말인가?
표현하여야 한다.
갑돌이와 갑순이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반면교사 삼아서.
사랑한다고, 응원한다고, 믿는다고,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정확하고도 분명하게 표현하여야 한다.
기분 좋아야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는데 공부도 예외 아니다.
공부 잘하도록 하고 싶다면 기분 좋게 해주어야 하는데
기분 좋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는
감정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는 일이다.
누군가 내 마음을 이해해주고 내 이야기에 맞장구쳐줄 때에
기분 좋았고, 그 좋은 기분으로 일 잘하게 되었던 경험 떠올려
감정 읽고 주고 공감해주면서 행복하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은혜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 가지고 있는데
자녀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데
어찌 고맙지 않을 것이며
고마운 부모님께서 바라는 바, 어찌 들어주고 싶지 않겠는가?
자신의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는가?
자신의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는데
자녀는 미움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이해하기 힘든 괴리.
슬프지 아니한가?
부모 마음 몰라주는 아이에게 잘못 있는 것 맞지만
모르도록 하고 오해하도록 한 부모에게도 잘못은 있는 것 아닌가?
사랑해야 한다. 존재 자체를 사랑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거기가 끝이어서는 안 된다.
감정 읽어주어야 하고 기분 상하지 않도록 배려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
표현해주어야 한다.
아이가 사랑 충분히 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감사하는 마음 가질 수 있도록.
감사의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보답하고 싶은 마음, 기쁜 마음으로 노력할 수 있도록.
행복에너지가 공부에너지를 만든다는 믿음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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