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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 공부도 예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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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 공부도 예외 아니다

[학부모님께 보내는 편지] <25> 6. 사교육은 시간, 돈, 에너지 낭비일 뿐인데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이 적다.
선생님들의 열정은 복도까지 넘쳐나는데
자거나 졸거나 멍 때리면서 앉아있을 뿐인 아이들이 너무 많다.
선생님 강의에 귀 기울이며 제대로 공부하는 아이보다
그렇지 못한 아이가 더 많은 현실은 커다란 슬픔이다.

무엇이 학생들을 잠자게 하고
무엇이 학습 집중력과 흥미를 떨어뜨리는가?
무엇이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방해하고
무엇이 학생들을 무기력에 찌든 바보로 만들고 있는가?
공부를 강요하여 아이들을 지치게 만들었기 때문이고
스스로 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였기 때문이며
탐구 중심이 아닌 암기 위주의 학습 방법 때문이다.
예습할 시간과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하였기 때문이고
어렸을 때부터 공부 강요하여 공부 싫어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며
공부를 재미없는 일이라 생각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많이 배우게 되면 익힐 시간을 갖지 못하게 되어
오히려 아는 것이 줄어든다는 사실에,
밤늦게까지 공부하게 되면 집중력 저하되고 비몽사몽 상태 되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진다는 사실에,
익히지 않으면 배움도 의미 없는 일이 되고 만다는 사실,
억지로 하게 되면 흥미와 효율이 떨어진다는 사실에,
자기주도학습이 최고 방법이라는 사실에
고개 끄덕여주는 사람 많아지면 참 좋겠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은 만고의 진리, 불변의 진리다.
어떤 일, 어떤 상황에서든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만 같지 못하다.
너무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는 것처럼,
지나치게 열심히 뛰면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 주저앉게 되는 것처럼,
지나친 친절은 오히려 부담과 고통을 주는 것처럼,
너무 많이 배우게 되면
스스로 공부할 시간을 가질 수 없게 되고 지치게 되고
흥미를 상실하게 되고 지겹게 되어
오히려 실력 쌓지 못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만나게 된다.

실력 쌓음은 배움과 익힘이 어우러졌을 때에만 가능하다.
배움 없이 익힘 만으로 실력 향상 시키는 것도 어렵지만
배움만 있고 익힘은 없는 공부 역시
실력 향상으로 절대 이어지지 못한다.
너무 많이 배우게 되면 익힘의 시간 갖지 못하게 되어
실력 향상시킬 수 없게 된다는 사실,
배우기에만 힘쓰고 익힘에 힘쓰지 않으면
배우나마나 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 분명히 알아야 한다.

자기주도학습 능력 키우지 못한 채 대학생 되면
대학 공부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대학에서의 공부가 진짜 공부이고
대학에서 실력 쌓아야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데
정작 대학에서 공부할 수 없다면?
그렇다. 대학에서 공부 잘하기 위해서라도
중·고등학생 때 자기주도학습 능력 길러놓아야 하고
대학에서 공부할 에너지 비축해 놓아야 하는 것 분명하다.

지치고 지친 몸과 두뇌다.
몸은 책상 앞에 있고, 눈은 책과 칠판을 오가며,
귀에는 선생님의 이야기가 부딪치지만
두뇌에는 아무 것도 전달되지 못한다.
오히려 가중된 피로가 다음날의 피로로 연결되어
학교에서의 공부 제대로 못하도록 방해할 뿐이다.
공부만 못하는 것 아니다.
운동 부족과 과로와 스트레스로 몸의 성장이 방해받아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몸도 망가뜨리고 정신도 망가뜨리며
공부까지 방해하는 사교육. 그래도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어리석음이 가슴 답답할 뿐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아니한 것과 같다.
공부에서도 절대 예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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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호

자기 주도 학습과 한자 공부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은 현직 고등학교 교사. <프레시안>에 '학원 절대로 가지 마라'라는 제목으로 글을 연재했다. <공부가 뭐라고>, <자기 주도 학습이 1등급을 만든다> 등의 저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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