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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쇼핑해도 아이 성적은 안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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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쇼핑해도 아이 성적은 안 오른다

[학부모님께 보내는 편지] <23> 5. 공부는 선생이 시켜줄 수 있는 것 아닌데 (1)

공교육에 문제가 많고,
그래서 사교육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정말인가? 공교육에 무슨 잘못이 있는가?
학교가, 학교 선생님들이 무엇을 잘못하였는가?
사교육 없이 가고 싶은 대학 원하는 학과에 입학한 사람도
그렇게 이야기하던가?
그 어떤 학원,
실력 뛰어나다는 선생님들로 가득 찬 학원에 다니는 학생은
모두 가고 싶은 대학 원하는 학과에 입학하였는가?
SKY 대학 입학 정원은 정해져 있고
인기 학과 정원도 정해져 있어
누군가는 반드시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 정말 모르는가?
진심으로 학교에 감사하는 학생 학부모 많고
진심으로 학교 선생님께 감사하는 학생 학부모 많다는 사실은
왜 모른 척 하는가?

실력도, 열정도, 의지도 충분한 선생님들 학교 현장에 정말 많다.
학생이 다가와주기만 하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올바르게 인도할 능력도 자세도 갖추신 선생님들 적지 않다.
그런데 학부모님들이 못 미더워한다.
아이들은 선생님을 믿고 따라주려 하는데
부모들이 아니라고 하면서, 학교를 믿지 못하겠노라 하면서
더 나은 방법 있을 것이라 큰소리치면서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
결국 엉터리 방법만 찾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싹을 빨리 자라게 하려는 욕심으로 싹을 뽑아 올려서
결국 식물을 죽여 버렸다던
알묘조장(揠苗助長)의 주인공인 어리석은 농부처럼
조바심으로, 성급한 욕심으로
교육을 망쳐버리는 학부모님들이 적지 않다.

'내 자식만은'을 중얼거리면서 이곳저곳 두리번거린다.
실력이 제자리걸음이고 성적이 보잘 것 없는 이유를
잘못된 습관, 약한 정신력, 호기심 부족, 노력 부족에서 찾지 않고
공교육에 책임을 돌리고 학교와 교사를 원망한다.
그리고 또, 어차피 상대평가인데,
아무리 잘 가르쳐도 누구는 1등급이고 누구는 9등급인데
아무리 못 가르쳐도 누구는 1등급이고 누구는 9등급인 것 분명한데.
세계에서 가장 잘 가르치는 선생님을 모셔온다 할지라도
누군가는 8등급 9등급을 받아야만 하는 시스템인데.

잘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배우면 공부 잘 할 것이라는
엉터리 생각만 있을 뿐,
많이많이 배우게 되면 실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어리석은 판단만 있을 뿐,
배우는데 시간 많이 사용하게 되면 익힐 시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이나
사교육 때문에 집안 경제가 힘들어진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하려 든다.
학교 수업에 충실하고 자기주도학습이어야 한다는 사실 애써 무시하며
항상 제자리걸음인 성적표를 들고
더 비싸고 더 유명한 선생님을 만나면 된다면서 동분서주한다.

공교육에 문제가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
100점짜리 제도, 완전한 작전, 완벽한 시스템 없는 것처럼
공교육 역시 부족한 점 많고, 적잖은 문제를 안고 있으며
교사 역시 더 분발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 인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교육이 대안은 절대 아니다.
학교에서 공부 안 하는 아이가
학원에서는 공부 열심히 하는 것 결코 아니니까.
학교에서 종일 공부하지 않고 멍한 상태로 앉아있던 아이가
학원에서는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 생각하는 자체가 웃기는 일이니까.
시골에서 공부 못하는 아이가 도시에 간다고
공부 잘하게 되는 것 아닌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공부 못하는 아이가
유학 가면 공부 잘하는 것 아닌 것처럼
학교에서 집에서 공부 안 하는 아이가
잘 가르치는 선생 만난다 해서 공부 잘하게 되는 것 아니라는 사실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이런 경험 있지 아니한가?
소풍 가서 돗자리 펼 장소를 찾는데,
멀리 있는 곳의 잔디가 좋게 보여 가보았더니 마땅치 않고,
다시 저 멀리에 있는 잔디가 좋아 보여서 그리로 가보았더니
또 마땅치 않아 이리 저리 헤매다
결국 원래 자리로 되돌아왔던 경험.
오랜 시간 헤매면서 시간과 에너지만 낭비하고 말았던 경험.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했던 경험,
멀리 있는 것들이 좋아 보였는데 별 볼일 없었던 경험.
'서툰 목수 연장 탓한다'
'가까운 무당보다 먼 데 무당이 용하다'는 속담,
음미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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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호

자기 주도 학습과 한자 공부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은 현직 고등학교 교사. <프레시안>에 '학원 절대로 가지 마라'라는 제목으로 글을 연재했다. <공부가 뭐라고>, <자기 주도 학습이 1등급을 만든다> 등의 저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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