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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최저임금 높다" 여론몰이에 노동계 반박

文대통령 '속도조절' 공식화 뒤 논쟁 가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운영위원회가 지난 8일 열림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 수준 여론 선점을 위한 논쟁이 불붙었다.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한국의 최저임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개국 중 최저임금제도가 없는 8개국을 제외한 28개국 중 인상속도 수준으로 최상위권이라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총에 따르면 지난 2년간 한국의 최저임금 누적 인상률은 29.1%로 OECD 28개국 평균 인상률 14.2%의 두 배가량이다.

경총은 아울러 한국 최저임금의 상대적 수준 역시 OECD에서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올해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중위임금의 64.5%, 평균임금의 50.3%인데, 이는 최저임금제도를 운영하는 OECD 회원국 28개국의 중위임금 대비 평균 54.7%, 평균임금 대비 평균 43.4%보다 높다는 게 경총의 입장이다.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최소화하려는 경영자 단체의 여론전은 이전에도 나왔다.

지난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 대비 한국의 최저임금은 OECD 회원국 27개국 중 7위라고 발표했다.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이미 높으니, 더 높여서는 안 된다는 의도를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는 나오자마자 바로 거센 반박을 받았다. 당시 한경연은 한국의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인데, 이는 OECD 국가 중 1위라는 내용을 덧붙였다.

하지만, 비교 대상 다른 국가의 최저임금에는 주휴수당을 붙이지 않고 한국의 최저임금에만 주휴수당을 붙여 '1위'라는 고임금 통계를 만들기 위한 '꼼수'였다는 비판이 노동계로부터 거셌다.

한경연이 비교 대상으로 삼은 GNI 또한 국제 통용 기준이 아니라는 지적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나오기도 했다. GNI에는 자영업자 소득, 기업이윤 등이 포함되는데, 이는 급여노동자의 임금 수준 기준이 되는 최저임금 통계 집계와 무관하다는 이유다.

경영계의 이 같은 여론전에 맞서 노동계와 입장이 가까운 측에서는 정반대로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여전히 낮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지난 6일 최저임금 국제비교 보고서를 내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OECD 회원국 25개국 중 12위라고 발표했다. 연구소는 평균 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통계 기준으로 삼았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평균 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OECD 공식 통계로 쓰는 지표다.

다만 국민 여론이 이 같은 통계를 얼마나 신뢰할 지는 미지수다. 최저임금 인상 폭이 가파르다는 지적이 주류 언론은 물론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 사이에서도 터져나옴에 따라 당장 정부가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KBS와의 취임 2주년 대담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을 달성하겠다는 공약에 얽매여서 무조건 그 속도대로 인상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최저임금은 대통령이 아닌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하지만, 대통령 의중이 이처럼 공개됨에 따라 임금위의 정부 측 위원들은 속도 조절 방침을 고수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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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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