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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락성 접대비' 없애려 하자 일부 언론.부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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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락성 접대비' 없애려 하자 일부 언론.부처 반발

국세청장 "룸살롱, 골프 접대비만 1조8천억원" 강행 의지

국세청이 지난해 1조8천여억원에 달한 룸살롱과 골프장 접대비를 앞으로는 경비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자, 일부 언론과 부처가 반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국세청은 시민단체 및 학계인사들과 8일 '세정 혁신 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며 앞으로는 룸살롱과 골프장 접대비 같은 '향락성 접대비'를 경비로 인정하지 않기로 하는등 혁신적인 '국세행정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세정 혁신 추진위원회는 이용섭 국세청장과 박원순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이 공동의장을 맡기로 한 민관 합동 개혁기구다.

이용섭 국세청장은 이같은 방침을 밝히며 "향락성 접대비는 기업경쟁력과 관련이 없는 소모성 경비인만큼 없애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국세청의 이런 방침은 그동안 룸살롱 및 골프장 접대비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비리구조의 한 근원이었다는 점에서 국민으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일부 언론과 정부부처의 딴지걸기**

하지만 일부 언론과 정부부처가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9일 이같은 국세청 방침을 보도하며 경제섹션에 실은 '뜻은 좋은데 부작용 우려'라는 관련 해설기사에서 "재경부 일각에서 '유흥업소와 골프접대비까지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소비위축이 우려된다'는 반응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또 10일자 '일괄 계좌추적 부작용 고려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룸살롱과 골프장 같은 소모성 경비의 접대비 불인정은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위해 바람직하나 기업활동의 위축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며 "접대비의 업무성 관련 여부를 일일이 판단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한도 내에서 기업 자율에 맡기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이용섭 국세청장의 반격, "지난해에만 향락성 접대비 1조8천여억원"**

이처럼 일각의 제동 움직임이 목격되자 이용섭 국세청장은 10일 오후 룸살롱 및 골프장 접대비의 총액을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 국세청장은 이날 오후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박찬숙입니다'에 출연 "지난해 국내기업의 접대비용은 4조7천억원으로 지난 99년의 2조7천억원보다 무려 74.1%나 증가했다"며 "이 가운데 룸살롱과 골프장에서 쓰인 접대비는 39%인 1조8천3백30억원"이라고 공개했다. 이 청장은 이어 "앞으로 많은 토론과 부처간 협의를 거쳐 룸살롱과 골프장 접대비를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이 국세청장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국세청 간부회의에서 "국세청이 이제는 권력기관이 아닌만큼 세무공무원이 골프장에 부킹을 부탁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이에 대한 감찰활동을 대대적으로 벌여 적발된 공무원에 대해서는 인사조치를 하는 등 강력처벌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 "앞으론 기자나 관료들도 제 돈 내고 골프쳐야"**

이용섭 국세청장의 이같은 발언은 일부 언론과 정부부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향락성 접대비를 척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현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청장이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세무공무원이 골프장에 부킹을 부탁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대목은 국세청 직원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인 동시에, 그동안 국세청을 통해 골프 부킹을 해온 정부부처나 언론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국세청 직원들이 주말에 골프를 치기 위해 골프장에 부킹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보다 더 많은 것이 각 정부부처와 언론에서 국세청으로 밀려드는 부킹 부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입기자 등이 출입처에 골프 부킹을 부탁하면 그 민원은 곧바로 국세청으로 전달돼오는 게 솔직한 현실"이라며 "국세청에 앉아있으면 어느 언론사 기자들이 주말에 얼마나 많이 골프를 치러가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정부부처와 언론사의 골프부킹 민원이 많다 보니 골프장이 많은 경기도 Y세무서의 경우 역대 국세청장의 비서들이 세무서장으로 내려가 골프민원을 전담하는 관행이 생겼을 지경"이라며 "차제에 제 돈 내고 떳떳이 골프를 치고 술을 마시는 관행이 서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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