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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끔찍한 '황교안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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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끔찍한 '황교안 사랑'

[기고] ‘반(反)대한민국 세력이 백주에 야당 대표에 물벼락’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이 지난 3일 광주광역시에서 시민들에게 '물벼락'을 맞는 등 봉변을 당했다. 황교안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그날 오전 10시 30분 광주 송정역 광장에서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었다. 일행은 여야 4당의 선거제·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에 반대하기 위한 첫 목적지로 광주를 택한 것이었다. 그런데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광주진보연대, 광주대학생진보연합 등 10여개 시민단체와 일반인 등 100여명이 반대집회에 나섰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확성기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내보내며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 "황교안은 광주를 떠나라", "세월호 7시간 감추는 자가 범인이다. 황교안을 처벌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가까스로 연설을 시작한 황교안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광주 전남의 애국시민 여러분들께서 피 흘려 헌신하셨는데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며 "우리 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 잘못된 입법부 장악을 막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장외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황교안이 발언을 끝내고 역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시민들이 그에게 물을 뿌렸다. 그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역 안 고객접견실로 피신했다. 그것이 사건의 전부였다.

그 날자 언론매체의 보도와 논설은 수구와 진보를 막론하고 대체로 공정성을 띠고 있었다. "광주 간 황교안에 시민들 물세례 '5·18 망언 석고대죄하라'"(경향신문 기사), "물세례 받은 황교안 '광주시민은 제발 살려달라' 외쳤다"(중앙일보 기사), '황교안 물세례, 김진태 쓰레기봉투···한국당에 뿔난 광주 민심 왜?"(동아일보 기사), "광주의 분노'를 '지역감정'으로 호도한 황교안 대표"(한겨레 사설) 등.

그러나 유독 조선일보만은 달랐다. 06면(정치)에 "한국당 '호남선 투쟁' 첫발 광주에서 물벼락"이라는 기사를 대서특필한 뒤 31면에 '반(反)대한민국세력이 백주에 야당 대표에 물벼락'이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실은 것이다. 사설은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광주에서 옛 통합진보당 후신단체 관계자들로부터 물세례를 맞는 봉변을 당했다. 현장에는 민주화운동 유족들도 있었지만 옛 통진당 관련 단체가 황 대표를 비난하고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한다. 이들은 '이석기 내란음모는 조작', '통진당 해산 황교안은 감옥으로' 등의 피켓을 들고 와 황 대표의 연설을 방해하고 물을 뿌렸다. 황 대표는 통진당 해산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다."

황교안에게 물을 뿌린 시민단체 회원과 일반 시민은 100여명인데 조선일보 사설은 '반대한민국 세력(통진당 후신 단체들)'이 그 일을 '주도'한 것처럼 왜곡했다. 사설의 결론은 '활자 폭력'이나 다름없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던 세력이 이제는 백주에 야당 대표에게 봉변을 가할 정도로 활개를 치고 있다. 조만간 이들이 민노총처럼 폭력 면허를 받은 듯이 폭력을 휘두를지도 모른다." 민노총(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언제 '폭력 면허를 받은 듯이 폭력을 휘두른' 적이 있었던가? 조선일보 사설은 마땅히 그 증거를 제시했어야 한다.

황교안은 근자에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떠올랐다. 조선일보가 촛불혁명에 힘입어 태어난 문재인 정부를 극렬하게 비판하는 기사와 논설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조선일보의 '끔찍한 황교안 사랑'은 다음 대통령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치려는 기도라고 해석될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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