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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하, 장기과제로 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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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하, 장기과제로 밀려나

盧대통령, "조세형평 후퇴하는 일 절대 없을 것"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법인세 인하가 사실상 '장기과제'로 밀려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5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법인세 인하는 전체적인 재정구조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개별 세제나 세목을 가지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법인세 인하는 재경부의 진의가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며 "조세형평이 후퇴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는 점을 확실하게 해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은 이와 관련, "대기업의 실효세율이 투자와 기술개발에 따른 세금감면 등으로 15~17% 정도로 낮으므로 조세감면 폭을 줄여 세원을 늘린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세율을 낮추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조세형평'을 강조한 노 대통령과 '장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권 수석의 이같은 발언들을 종합할 때 법인세 인하는 단기과제에서 장기과제로 밀려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진표 부총리는 취임일성으로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큰 논란을 빚어왔다. 법인세 인하 반대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이었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는 그동안 여러 자리에서 법인세 인하를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혀왔었다.

한 예로 김 부총리는 지난 4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동남아 등 경쟁국들이 법인세를 낮추고 있는 추세"라며 "경쟁국보다 좋은 여건에서 기업하도록 해 줘야 한다"고 법인세 인하의 불가피성을 주장했었다. 그는 "각종 세금의 감면.축소와 자영업자 과세 양성화 등을 통한 세수확대폭을 미리 계산한 뒤 5년동안 인하수준을 미리 알려주는 게 좋다"며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재경부는 현재 27%인 법인세를 싱가포르 수준인 22%로 낮춘다는 목표아래 해마다 1%포인트씩 법인세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핵심 경제공약이 새 정부출범후 1주일만에 뒤바뀐 데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법인세 인하를 장기과제로 전환하기에 이르른 게 아니냐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파동으로 앞으로 김진표 부총리의 운신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지 않겠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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