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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銀 경영진, 정부 융단폭격에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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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銀 경영진, 정부 융단폭격에 당황

금감원 지적받고 토토 지급보증 50% 손실처리

조흥은행이 매각을 위한 자산평가 진행 중에 1천6백원의 지급보증건이 걸린 스포츠토토 사업이 폐지되기로 결정되는 악재를 맞아 당시 지급보증을 결정한 위성복 이사회 회장 등 경영진이 당혹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 경영진은 이밖에도 최근 정부가 위성복 회장의 옥상옥 구조를 비판하고 앞으로 행장추천위원회에 직접 관여하기로 하며 조기매각 방침을 고수하기로 하는 등 융단폭격이 계속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지적 받고 '회수의문'으로 분류**

스포츠토토사업이 ‘타이거풀스 정관계 로비의혹’ 파문을 부르며 사업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조흥은행의 지급보증건에 대해 ‘전액 우발채무’ 논란이 빚어져 왔다. 그러나 스포츠토토가 발매 중단된 지난해 10월 이후까지 이를 인정하지 않던 조흥은행 측은 지난해 12월말 금융감독원의 감사 과정에서 스포츠토토 지급보증건에 대한 지적을 받고서야 비로소 이를 ‘회수 의문’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4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스포츠 토토의 담보로 잡은 정기예금 2백억원을 뺀 1천4백억원에 대해 7백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포츠토토의 사업재개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나머지 7백억원에 대해서도 전액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통상 은행의 여신은 대출금과 지급보증을 합한 개념으로 기업이 부도를 내거나, 또는 법정관리-화의를 신청 중이거나,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을 연체했을 경우 '고정 이하 여신'으로 분류한다.

부실여신은 수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무수익여신(NPL)'이라고도 부른다. 1998년 7월 이전에는 6개월 이상 상환을 연체해야 '고정이하'로 분류했으나,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분류기준을 대폭 강화, 지금은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을 고정이하 여신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고정 이하 여신 중에서 담보를 확보하여 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는 여신은 은행 전문용어로 '고정'이라고 부른다. ‘회수 의문’은 고정 이하 여신 중에서 돈을 떼일 위험성이 높은 여신을 의미한다. 사실상 떼인 것이나 다름없어 손실처리해야 할 여신은 '추정손실'이라고 부르고 있다.

스포츠토토 지급보증은 사업폐지가 결정된 상황에서 ‘추정손실’에 가깝다는 것이다.
체육복표 사업자인 국민체육 진흥공단은 지난 2001년 2월 조흥은행을 5% 주주이자 주거래 은행으로 사업에 참여시키면서 사업이 무산될 경우 1천5백98억원을 받기로 지급보증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공단 측은 이에 따라 조흥은행 측에 이 돈을 전액 지급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며 조흥은행이 지급을 거부할 경우 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연이은 융단폭격에 당혹**

조흥은행 관계자는 "동양제과의 계열사 미디어플렉스가 주도하는 오리온컨소시엄의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 지분인수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가뜩이나 로또 열풍으로 시들어버린 토토사업이 재개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조흥은행은 지난해 5천8백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에만 5천9백72억원의 적자를 봤다. 당초 조흥은행측은 4분기에 적자 98억원과 연간 순이익 14억원을 올릴 것이라는 예상과 크게 다르다.

조흥은행은 지난해 대손충당금만 무려 1조2천9백70억원을 적립했고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출자주식 평가손 4천80억원 등으로 2001년도 5천2백25억원의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조흥은행은 ‘앞으로 벌고 뒤로는 깨지는’ 식으로 잠재부실이 많은 은행으로 경영투명성에 대해 금융권의 평가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목표를 7천억원으로 잡았다가 지난해 7월 기업설명회 때는 1천3백억원으로 낮추고 2003년 순이익 목표를 1조2천억원으로 세웠다. 그러나 올해초에는 다시 올해 순이익 목표를 5천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처럼 경영목표가 자주 바뀌자 LG투자증권에서는 지난달 "지난해 적자는 기업 부실자산에 대한 추가 손실반영과 신용카드. 가계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인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신용위험에 대한 비용부담이 여전히 커 실적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목표주가를 4천7백원에서 4천원으로 내린 바 있다.

이같은 목표주가의 하향조정은 그동안 독자생존을 주장해온 조흥은행의 발언권을 크게 약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게다가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조기 매각' 방침을 밝히면서 신한은행으로의 매각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가, 재경부가 위성복 이사장의 '옥상옥' 시스템을 비판하는가 하면 앞으로 행장추천위에 정부가 주주자격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융단폭격이 계속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향후 진로를 놓고 크게 부심하는 분위기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은행의 수익성은 급속히 악화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조흥은행 경영진들은 돌아가는 상황을 냉정히 판단해 더이상 걸림돌 역할을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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