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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토토' 끝내 사업 접기로

로토 열풍에 밀려, 조흥은행 1천6백억 물어야

체육복표사업에 대해 끝내 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사업주체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종인 이사장은 28일 기자 간담회에서 "스포츠토토 발행을 재개하기 위한 투자 유치 방안이 무산돼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면서 "사업폐지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이 1천6백억원을 물어줘야 하는 등 사업폐지에 따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로또 열풍에 휘말려 끝내 폐지키로**

체육복표사업은 2001년 10월 축구와 농구 경기의 결과를 맞추면 당첨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발매했지만 운영자 선정과정에서 비리가 드러나고 복잡한 당첨 방식으로 스포츠팬들의 외면을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발매중단돼 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사업 재개 방안을 놓고 공단은 스포츠토토(주), 조흥은행 등과 협의를 했으나 구체적인 내용 없이 시간만 끌고 있다고 판단, 사업시행자로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의 이같은 결정은 최근 로또 열풍에 밀려 체육복표의 사업성이 더욱 희박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며칠 전까지만 해도 동양제과에서 체육복표사업 수탁자인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의 지분 25%를 인수하면서 사업재개를 하겠다는 의욕을 보였으나 TPI측에서 사업양도에 필요한 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사업수탁자 변경도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 "1천6백억원 지급조장, 법적으로 따져볼 것 많다"**

체육복표사업이 폐지되면 조흥은행이 공단측에 보증한 1천5백98억원에 대한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진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공단은 스포츠토토측에 사업 해지를 통보하기로 하는 한편, 수익을 보증한 조흥은행을 상대로 1천5백98억원을 지급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조흥은행은 TPI가 2001년 2월 국민체육진흥공단측과 사업계약시 5년 동안 예상수익의 25%인 7천9백92억원을 공단에 납부하기로 한 것과 관련, 이 가운데 20%인 1천5백98억원에 대해 지급보증했다.

조흥은행측 관계자는 28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최악의 경우 지급보증 만기일인 2006년 9월30일까지 보증한 금액을 지급해주면 된다"면서 "구체적인 처리 방식은 법적으로라도 따져볼 것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단측은 확고한 입장이다. 지급보증은 대출과 동일한 것이며 조흥은행이 지급보증시 특별히 예외조항을 달지 않았기 때문에 지급보증액 전부를 물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공단측 관계자는 "체육복표사업 수탁자가 사업실적과 관계없이 약속한 기금은 체육진흥사업계획과 맞물려 있기에 공단으로서는 지급보증 은행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만일 체육복표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기대처럼 잘 되었다면 이 사업의 주주이자 기금관리은행으로 선정된 조흥은행에 대해 특혜시비가 일어났을 수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안된 경우는 지급보증을 해줄 수 없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조흥은행, "하필이면 이 때에..."**

조흥은행은 현재 스포츠토토 부실 1천6백억원에 대해 지난해 연말 대손충당금을 약 50% 적립한 상태이지만, 신한은행으로의 매각 최종실사를 앞둔 시기에 터져 나온 스포츠토토 폐지 결정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27일 취임한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조흥은행 매각을 신속히 매듭짓겠다"는 발언을 한 직후 나온 결정이라 이번 사업 폐지 결정의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은 이와 관련,"조흥은행에서 나름대로 사업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뛰어들었겠지만 채무에 대한 보증이 아닌 미래가 불확실한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선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며 조흥은행의 무리한 영업행태를 지적했다.

건설업체의 경우 계약이행 보증금은 보통 10%선이나, 복권사업은 이벤트기획처럼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사업형태라 공단측은 조흥은행에게 20%선의 계약이행 보증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건을 받아들인 것은 그만큼 조흥은행이 사업 전망을 확신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급보증 계약 조건은 조흥은행이 타이거풀스로부터 담보금으로 받기로 돼 있는 정기예금에 금리를 연 5% 수준을 적용해 준 반면, 지급보증료는 연 2%에 불과해 조흥은행측 입장에서는 그만큼 손해를 보게 돼 있다.

***조흥은행 투자, 정권 외압 없었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조흥은행은 정부가 대주주라는 점에서 이같은 지급보증 계약에 당시 정부 또는 정권 핵심부의 외압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조흥은행은 1999년 문화관광부의 체육복표 민간사업자 공개입찰시 LG-CNS 인성정보통신 삼보컴퓨터 일부 언론사 등 10여개 업체가 참가한 타이거풀스 컨소시엄에 5%의 지분을 투자해 참여했으며, 당시 한국전자복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국민은행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사업자로 낙찰됐다.

체육복표사업으로 받는 기금은 모두 공단의 수입이 되는 게 아니라 월드컵조직위원회, 농구와 축구 등 체육복표 관련 단체 등에 지원금으로 배분되도록 비율이 정해져 있다. 국민체육진흥을 위해 여러 곳에 쓰일 기금을 만들려고 공단측도 투자를 많이 해 조흥은행으로부터 지급보증금액을 회수하지 못하면 공단측의 책임논란도 가열될 전망이다.

공단은 스포츠토토 발매 기기 2천4백대의 경우 발매 중단으로 인해 중소사업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토토기계에서도 최근 인기가 높은 로또를 발행할 수 있도록 로또 발행기관인 국민은행측과 협의하기로 하는 등 사업폐지에 따른 파문을 최소화하려고 하지만 국민은행측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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