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세월호 참사 5주기에 발생한 '차명진·정진석 막말 논란'에 대해 여론 동향을 감안한 듯 한껏 자세를 낮추고 있다. 논란 발생 당일인 16일 황교안 당 대표 명의로 즉각 사과 입장문을 발표하고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 회부 결정을 밝힌 데 이어, 17일에도 황 대표가 직접 이 문제를 비판적으로 언급하며 재차 사과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어제 우리 당 일각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부적절한 발언이 나왔다"며 "유가족과 국민 마음에 상처를 준 것은 물론, 표현 자체도 국민 감정과 맞지 않는 것들이었다"고 차 전 의원과 정 의원의 행동을 비판했다.
황 대표는 "설령 일부 국민들께서 이런 생각을 하신다고 해도, 당에서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행동"이라며 "우리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뼈를 깎고 있는데, 한 마디 잘못된 말로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두 전현직 의원에게 엄중 경고를 보냈다.
황 대표는 "당 윤리위원회에서 응분의 조치를 취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하는 한편 "다시 한번 당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전날에 이어 거듭 사과헀다. 한국당은 전날 두 사람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윤리위 소집을 공고했고, 윤리위 회의는 19일 열릴 예정이다.
앞서 차명진 전 의원은 SNS에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 먹고, 찜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 "자식 팔아 내 생계 챙긴 것" 등의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 후 사과문을 올렸다. 정진석 의원도 '받은 메시지'라며 "세월호 좀 그만 우려먹으라고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것", "이제 징글징글하다" 등의 내용을 SNS에 올렸다.
정 의원은 이날 "어제 제가 올린 짧은 글로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날 쓴 글을 지운 후 올린 사과문에서 "친구가 보내 준 짧은 글을 무심코 올렸다. 제가 생각이 짧았다"며 "저는 세월호가 더 이상 정쟁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을 우리 정치권에 던지고 싶었다.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당 윤리위에서 이 일의 전말을 묻겠다고 하니 그 자리에서 소상하게 설명하도록 하겠다"며 윤리위 조사에 응하겠다고 했다. 5선 중진에, 새누리당 시절 당 원내대표를 지낸 정 의원은 이날 중진연석회의 참석 대상이었지만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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