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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속으로 들어간 한보사태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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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속으로 들어간 한보사태의 진실

<손광식의 '1997 비망록'> (25) “저승에서나 봅시다”

***25. “저승에서나 봅시다”**

외관상 여당권의 흐름은 모든 현안을 ‘찻잔 속의 태풍’으로 진정시키는 듯 보였다. 아마도 이날 회동에서 YS가 말을 아낀 것은 다음날로 예정된 ‘대통령 담화’를 통한 일대 정치적 반격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때문이 아닌가 보여졌다. 이른바 ‘난(亂)’‘치(治)’‘평(平)’에서 ‘평정의 시기’를 어림잡기 시작했다고 풀어 볼 수가 있다.

자고로 권력의 세계에서 이어져 내려온 문법에는 ‘난리가 일어나면 그것이 자기전개를 하면서 어떤 방향을 잡아가게 되고 이에 이니셔티브를 잡은 권력자가 천하의 난리를 평정한다’고 했다. 정치 9단 YS가 특유의 ‘감’으로 잡은 대반격이 시작되는가. 이날도 북쪽에서 일가족이 탈출해 이미 남쪽으로 넘어 온 아들과 재회하는 ‘탈북 사태’가 또 한 건 일어났다. 그러나 이젠 ‘탈북 시리즈’도 충격적인 사건이 되지 못했다. 언론의 비중도 그랬다.

5월30일 오전 10시 김영삼대통령은 TV앞에 섰다. 그는 미리 준비한 ‘대국민 담화문’을 읽어내려갔다. 작가 이문열이 칼럼에 쓴대로 진솔한 자기고백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작가가 배수진을 치고 야당에 대해서 철저한 공격을 하라는 소리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날의 성명은 분명히 ‘담화’이지 ‘사과’는 아니었다.

"최근 정치권에서 지난 92년 대통령 선거자금 문제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나라가 어려운 시점에서 이 문제로 인한 논란으로 국민의 힘을 소진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을 정쟁의 기회로 이용하려 한다면 이는 정치의 본분이 아닐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풍토에서 선거마다 상당한 자금이 들었던 것은 국민 모두가 잘 알고 계십니다. 지난 92년 대선자금의 경우에도 우리나라의 정당운영과 선거운동의 관행에 비추어 정당을 가리지 않고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선거 당시 모든 자금의 총규모나 내역은 5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 와서 가려낸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임은, 얼마든지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지출한 자금을 선거비용으로 볼 것인지, 또 대선자금과 일상적인 정당운영비나 활동비를 어느 선에서 구분할 것인지도 확실치 않습니다. 사조직의 경우도 자발적으로 갹출하여 개별적으로 사용한 선거관련 자금의 내역을 집계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사정은 대선을 치렀던 야당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가려낼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빠짐없이 가려내어 기탄없이 밝히고 싶은 것이 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아들까지 사법처리한 마당에 제가 무엇을 감추려 하겠습니까. 언제라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결코 회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이른바 정서에 영합하고 타협을 겨냥하여 마치 가능한 것 처럼 꾸며서 무엇을 내놓는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정직하지 못한 태도입니다.

지금 국민 앞에 떳떳이 고개를 들 수 있는 정치인이 과연 얼마나 있습니까. 지금 우리 모두의 과제는 다시는 선거자금이 문제되지 않는 정치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저는 대선자금을 포함한 모든 정치자금의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저에게 맡겨진 역사적 책무라고 믿습니다.

저는 정치권에 간곡히 호소합니다. 국가가 당면한 어려움을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그리고 과거의 잘못된 정치풍토를 진실로 반성한다면 이제 더 이상의 소모적인 대선자금 논쟁으로 나라를 표류시키는 일을 중지하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머지 않아 제15대 대통령 선거가 다가옵니다. 저는 지금의 선거제도와 관행을 이대로 두고 대선을 치른다면 나라가 대단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급기야 국가안위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제15대 대통령 선거가 이러한 비극을 청산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우선 선거방식을 대폭 고쳐서 선거운동에 돈이 들지않도록 해야 합니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대중집회 개최와 사조직 운영 등을 일절 금지하고 텔레비전과 신문 등을 통해 후보들의 정견과 정책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넓혀야 합니다. 선거운동에 필요한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선거공영제를 확립하고 대선을 위한 별도의 선거자금 모금은 제한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선거자금을 비롯한 모든 정치자금의 입출금이 완전 실명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여야 정당이 중지를 모아 빠른 시일 안에 획기적인 정치개혁안을 마련하고 국회에서 관련 법률의 개정을 포함한 제반조치를 적극 추진해 주기 바랍니다.

그러나 만약 이 국가적 과제인 정치개혁이 정치권의 근시안적인 당리당략으로 좌초된다면 저는 불가피하게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는 바입니다. 아울러 저는 불법자금이 지하에서 거래되는 것을 막고 기업경영의 투명성 확보와 함께 지나친 차입경영을 제한하는 등 우리경제구조를 바꾸는 방안도 다각도로 강구할 것입니다."

대선자금은 간 데 없고 ‘중대결심’만이 크게 부각되었다. 여론의 반응은 보나마나였다.
조선일보 조사에서 ‘공감하지 않는다’는 76%. 그러나 ‘임기중이라도 사임해야’에는 13.2%만이 긍정반응이었다. 63.8%는 ‘임기후 법적처리 해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조사. ‘납득할 수 없다’가 82.6%. ‘제도개혁을 만드는 것이 옳다’가 79.6%, 그리고 ‘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는 데 56.1%가 공감했다.

이날 담화가 끝난 후 하늘은 캄캄하고 댓줄기같은 비가 퍼부었는데 청와대 경내의 한 굴뚝에 벼락이 떨어져 소방차 2대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국민을 외면했다는 대통령 담화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는 97년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통계청이 발표한 4월의 산업동향에 따르면 생산은 지난해 같은 때에 비해 10.7%가 증가했고 실업율도 2.8%로 3개월만에 2%대로 떨어졌다. 그래서 대세가 바뀌지는 않았겠지만 심리적 측면에서 이른바 국민정서는 누그러진 느낌이었다.

야당은 김대통령의 담화가 나오자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하야’문제에 대해서만은 신중한 태도였던 JP는 방향을 바꾸어 “대통령 새로 뽑아 5년 임기 시작하도록 하면 된다”고 앞서 나갔다. DJ는 “이것은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공격했고 국민회의는 이 지경에 이르렀으면 ‘김대통령을 청문회에 세워야 할 것’이라고 자신들이 받은 충격만큼이나 센 반격을 가했다.

언론의 논평들도 김대통령의 담화를 비판했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역시 애국주의 노선이다. 국가주의를 토대로 한 언론은 때로 권력의 내부를 드러내 공격을 가하지만 그러나 ‘혼란 금물’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하여 그것은 원했든 원치 안했든 권력이 위기의 터널을 벗어나는 데 일조를 하곤 한다.

6월이 왔다. 6월1일 첫날은 공휴일. 아무래도 6월은 이 땅에 ‘경고의 달’이다. 상징적 예후인지는 몰라도 이날 시커먼 먹구름이 하늘을 덮더니 일진광풍과 더불어 폭우가 서울 일원에 쏟아졌다. 뇌성벽력이 진동했다. 6.25전쟁의 상흔은 이제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지만 반도의 북쪽으로부터 오는 위협의 메시지는 아직도 강했다. 47년 전과는 달리 미증유의 경제난과 식량위기로부터 빚어진 북한 정권의 위기가 무력도발로 돌파구를 뚫으려할 지도 모른다는 정보들은 하도 귀에 익어 긴장감을 퇴색시키고 있었지만 ‘잠재적 긴장’을 깔아놓은 ‘휴화산’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꼬일대로 꼬인 남쪽의 시국에 또 어떤 변수가 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YS의 ‘담화’이후 정국은 긴장 속의 소강상태에 들어간 듯 싶게 6월의 첫 주일은 조용했다. 언론계는 각기 대선 예비 캠페인 품목을 걸고 벌이는 이벤트 상품의 선전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고 정당들도 언론기류를 타기 위해 서서히 한보로부터 발을 빼는 느낌이었다. 조선일보와 KBS TV, 한국일보와 SBS는 중앙일보와 MBC가 선수를 친 대선주자들과의 국민대토론회를 경쟁적으로 벌렸으며 동아일보는 ‘정치 바로 세우자’는 특별기획 캠페인을 역시 같은 날부터 시작했다.

적어도 이런 흐름이 6월이라는 ‘타임’과 맞물리는 경우 YS가 일으킨 ‘담화정국’은 한보를 일단 뛰어넘을 가능성을 엿보이게 했다. 권력의 집안들은 ‘대선경주’가 다급한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어 한보를 잡고 있다가는 정권창출이나 정권장악에서 전술적 실패를 할지도 모른다는 계산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각기 노리는 목표는 다를지 몰라도 ‘불일치속의 일치’라는 묘한 정치산술이 작동하는 시간인 것이다. YS는 ‘국정표류’를 인질로 잡은 셈이며 이 논리는 묘하게도 언론이 주장하는 것과 질은 다르지만 표면적 기류를 형성하는데서 연합했다.

DJP연합도 마찬가지였다. YS가 하야하면 새 대통령 뽑으면 된다고 압박해 들어갔지만 그런 국면으로 들어가면 궁극적으로는 3김시대의 파국이 올 것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터였다. 언론들은 막간을 이용, 한보의 후속보도를 했지만 대부분 에필로그로 흐르고 있었다. 그 가운데 이런 얘기도 실렸다.

"...정태수 한보총회장은 검찰의 계속된 추궁에 대답은 안하고 ‘저승에서나 봅시다’고 종이에 쓰기도 했다."

한보사태의 진실은 이제 무덤속으로 들어갔다고 그는 스스로 ‘판결’을 내린 것일까.

6월2일. 한보사건 언도공판.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 재판정. 재판장 손지열부장판사는 판결문을 읽어내려갔다.

"이 사건, 즉 한보사건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엄청난 충격과 아품을 안겨주었다. 한 기업인의 무모한 야망, 비정상적이고 비윤리적인 기업운영, 부실기업에 대한 무원칙하고 무절제한 금융지원, 정치인, 권력가, 금융인에 대한 뇌물의 제공과 반대급부로서의 특혜의 제공, 이런것들을 이 사건은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결합하고 상승의 작용을 한 결과는 단순한 비리나 형사범죄의 차원을 넘어, 사회의 안정을 해하고 국가경제의 위기를 초래하여 국민의 자존심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송두리째 빼앗는 국가적 대재앙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들은 이 사건 앞에 심히 분노하고 극도의 배신감과 허탈감을 느낀다. 이 사건이 국가 및 사회에 끼친 심각한 피해는 피고인들에 대한 형의 양정에 고려돼야 하며, 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관련자에 대한 강력한 응징으로 보상돼야 한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은 모든 잘못된 결과를 피고인들의 잘못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온상이 돼 온 불합리한 제도와 원칙을 떠난 관행, 그리고 사회 전반에 퍼진 도덕불감증 속에서 피고인들이 별 죄의식 없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정치, 경제 분야의 지도급 인사로서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고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과 영화를 꾀한 피고인들의 책임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오도된 관행과 도덕 불감증에 경종을 울리고 다시는 이 사건과 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도 일벌백계로써 피고인들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피고인들이 정치인으로서, 금융인 내지 경제인으로서 나름대로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해 일해 온 노력과 업적에 대하여는 양형과정에서 상응하는 배려가 베풀어졌다. 다만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혜택과 영예를 누려 온 특권 계층의 비윤리적, 반사회적 범죄행위 앞에서 그들이 쌓아 온 공적과 신망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손재판장은 장문의 판결문을 읽어내려 간 후 각 피고별로 형을 선고했다.

“정태수, 징역 15년. 정보근, 징역 3년. 홍인길, 징역 7년 추징금 10억원. 황병태, 징역 3년 추징금 2억원. 정재철, 징역 3년 추징금 1억원. 권노갑, 징역 5년 추징금 2억5천만원. 김우석, 징역 4년 추징금 2억원. 이철수, 징역 5년 추징금 7억원. 신광식, 징역 4년 추징금 4억원. 우찬목, 징역 4년 추징금 4억원. 김종국,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언도한다.”

이날 재판에서 한보사건의 ‘깃털’이었던 홍인길의원은 검찰의 구형 형량에 접근하는 7년형을 언도받음으로써 사법적으로 ‘몸통’이 되었고 단순한 정치자금과 떡값이라는 법리논쟁을 폈던 권노갑 피고인에 대해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 정경유착에 대한 처벌범위를 확대한 것이 눈에 띄었다. 손지열재판장은 판결주문을 읽어나가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도덕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경제발전은 한낱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며 “한보사건으로 인한 경제-사회-정신적 충격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성숙된 사회로 발전시키는 ‘통과의례’로 삼아야 한다”고 재판이 갖는 의미를 밝혔다.

언론은 이미 지난 4개월여에 걸쳐 일어났던 사태들을 이미 ‘통과된 의례’로 간주했음인지 이날 재판을 1면 톱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몸통’에 대한 진상규명이라든지 이 대사건의 사법적 처리에 어떤 결격사유가 있었다는 문제의식의 제기는 거의 없었고 끈질긴 탐색보도의 흔적도 없었다.

잠시 구두끈을 고쳐매고 있는 중일까. 뉴스의 기류는 각 언론기관들이 독자적으로 펼치고 있는 ‘대선과 정치개혁’으로 바뀌고 있었으며 이날 오후 한총련대학생들이 한양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던 경남경찰청 502전경대 소속 유지웅(22)상경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나 이에 대한 민감한 지면반응을 나타냈다. JP와 자민련은 같은 날 서울 마포 중앙당사에서 전국지구당 위원장회의를 열고 계속 YS의 ‘하야불사’의 강경주장을 폈지만 야당으로서의 선명성 부각이라는 정략적 차원으로 평가,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동안 수세에 몰려있던 신한국당으로부터 반격을 받았다. 신한국당의 이윤성대변인은 공개질의서를 내고 DJ와 JP를 공격했다.

"김대중총재에게 묻는다. 얼마 전 시민대토론회에서 선거에는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었으며 후보가 돈 씀씀이를 일일이 챙길 수 없다고 실토했는데, 92년 대선 당시 사용한 총액과 선거비용의 내역을 밝힐 수 있는가. 대선을 세 번씩이나 치르고 정치사상 유례없는 대선 4수를 준비하면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조달했으며 지금은 어떻게 조성하고 있는가. 아태재단이 선거자금 강제모금창이란 의혹에 대해 어떤 설명이 가능한가. 가족을 총동원한 족벌 사조직도 양해가 되는가."

"김종필총재에게 질의한다. 내각제 정부를 탱크로 밀어붙였던 장본인이 이제 와서 내각제만이 살길이라는 지론을 펼 자격이 있는가. 4대 의혹사건이 막대한 정치자금 조성과정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지금도 부정하고 있는가. 제주의 감귤농장과 서산의 목장은 어떻게 장만했었나. 92년 대선 당시 민자당의 명예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 대선자금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궤변이 통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가. 공작정치는 어느 정권으로부터 시작되었는가."<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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