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한 시사지의 진상보고**
한보청문회가 김현철씨의 등장을 앞두고 서서히 크라이막스로 접근하던 즈음 한 시사월간 잡지의 기사가 부지런히 복사되어 정가, 기업계에 살포되었다. 한보사태․소산(김현철) 게이트를 총체적으로 묶어 분석해 낸 시사월간지 'WIN'(월간중앙의 전신)의 기사였다.
"이 전쟁은 한마디로 정보와 언론을 동원한 치밀하고 추악하다고 부를 만한 ‘정보 여론 전쟁’이었다. 이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며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지상에 한 번도 그 참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 이 전쟁의 시작과 전개 과정을 추적한다.
이 전쟁의 전개과정을 간단히 요약하면 김현철씨를 중심으로 한 민주계의 신주류가 정권 재창출계획이라는 대구상을 갖고 있었고 노동법 파동 후 이를 실현할 방법의 하나로 한보부도를 이용해 민주계 실세들을 제거하고, 다음 5. 6공 구세력을 완전 무력화시킨다는 계획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 구상은 초반 전개과정에서 재기를 꿈꾸며 외신상담 기회를 엿보던 구세력들의 대반격을 맞아 좌초하며 김현철 등 신주류가 오히려 자신이 던진 부메랑에 맞아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정보소식통들은 지난 1월 23일의 한보부도 결정은 신주류의 정권 재창출 계획과 관련되어 있다고 증언한다. 이들에 따르면 김현철씨등은 오래 전부터 자신들의 손으로 정권을 창출해야 한다는 사명감같은 것을 갖고 있었다. 이를 위해 치밀한 구상․인사 등을 통해 요직에 사람을 심었다. 김현철-이원종-이석채-이홍구-오종소-김기섭... 문민정부 후반을 풍미한 소위 강경파 ‘신주류’ 라인의 기관별 대표 인물들이다. 청와대와 집권 여당 그리고 국가정보기관 등 이른바 권부의 중추를 차지했던 이들은 젊은 패기와 순발력, 터보엔진같은 추진력으로 노동법 파동부터 한보부도에 이르기까지 정국을 자신들의 뜻대로 몰고 갔다.
12월10일 이수성총리 공관. 노동법개정 여부를 놓고 열린 당정회의에서 신주류의 이석채 경제수석과 김광일 비서실장쪽의 박세일 사회복지수석이 심하게 설전을 벌였다. 이수석은 “복수노조를 인정하느니 차라리 노동법을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고 박수석은 “복수노조를 인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수성총리가 중재에 나서 “내가 책임지고 처리하겠다”고 해서 이날 두 사람의 다툼은 비긴 것으로 끝났다.
그러나 국회에서의 처리결과는 뜻밖에도 신주류의 승리로 끝났다. 이석채수석이 복수노조 유예조항을 국회처리 직전에 몰래 삽입해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낸 것이다. 그리고는 자신들이 ‘대선까지 밀고 가겠다’며 내심 ‘얼굴’로 추대할 뜻을 가진 이홍구 신한국당 대표에게 총대를 매게 해 이를 통과시켜 버렸다.
옆에서 누가 뭐라고 하든 신주류는 거칠 것 없다는 듯 달려나갔다. 1월 7일 대통령 연두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영수회담 안한다.” “노동법은 바꿀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신주류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한 것이다. 더욱이 이석채수석은 언제 준비했는지 주무기관인 재정경제원과 이렇다 한마디 상의도 없이 ‘금융개혁안’을 회견내용에 쑥 밀어 넣어 금융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1월23일 국내 재계 14위인 대기업 한보가 전격 부도처리되었다. 한보부도를 결정한 요인으로 정부는 그동안 경제적인 이유 외에는 다른 이유가 없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항간에는 한보에 대한 추가대출이 거론되며 민주계 인사들이 한보로부터 정치자금을 얻어 썼다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되자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이 사실을 확인한 후 그런 사실이 없음을 보고받자 “법대로 처리하라”는 한 마디로 부도가 결정되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러나 정보소식통들은 이미 현철씨 등 신주류그룹이 이미 한보부도로 얻을 것을 계산하고 밀어붙였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정권재창출을 위해 신주류가 한보부도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우선 한보가 부도나면 언론보도의 초점이 한보로 몰려 노동법 위기를 극복할 수 있고 한보로부터 정치자금을 얻어 쓴 민주계 실세들을 제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이 결정을 하는데 신주류 내부에서 의견대립이 있었다. 이원종수석과 이석채수석이 한보처리를 놓고 한차례 설전을 벌렸다. 이원종수석은 “한보를 부도시키면 정치문제로 비화된다. 그렇게 가다보면 자칫 92년 대선자금 문제까지 거론될 지 모른다”며 “한보를 은행관리에 맡겨 살리자“고 만류했다. 그러나 이석채수석은 ”경제상황에 비추어 더 이상 한보에 돈을 빌려주는 것은 어렵다. 대통령 임기말이어서 그런지 은행장들도 말을 듣지 않고 반발하고 있다. 부득이한 상황이다. 한보를 부도처리하고 법정관리로 넘긴 다음 다른 기업이 이를 맡아 경영토록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겉으로 보기엔 정치논리와 경제논리의 대립이었다.
김대통령은 이석채수석의 손을 들어준다. 소위 ’제3자 인수론‘이 통과되는 순간이다. 이석채수석과 이원종수석간의 논쟁은 겉보기엔 경제논리의 정치논리와의 싸움처럼 보이나 신주류의 작전을 두고 벌인 전략의 차이였음을 말해 준다.
그러면 여기서 신주류는 왜 갑자기 한보를 국정현안으로 끌어 올려 ’돌연사‘시킨 것일까. 완공을 눈 앞에 둔 그 큰 공장을, 게다가 이미 그때까지 무려 5조원이나 들어 부은 상태에서 전격 부도처리해야 했을까. 이 부분에 대한 해답은 오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이른바 정치적 ’대혼란‘을 이해하는 첫 번째 단초가 될 것이다. 한보부도 이유가 무엇이냐에 따라 당시 신주류를 비롯한 각 정치세력의 이해와 향후 움직임이 영향을 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야권과 항간에는 신주류가 내세웠던 제3자 인수론과 맥을 같이 하는 부도 이유 설명으로 ’대선자금 조기 확보론‘이 거론된다. 다음 정권에서 신주류가 정치 실세로 자리하려면 신주류가 다음 정권을 창출하는 모든 역할을 다해야 하고 선거자금까지를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강사업 진출을 노리는 모 기업체에 한보를 인수케 하고 그 대가로 거액의 대선자금을 받아내려 했다는 얘기다. 정태수 총회장의 경영포기 각서와 주식을 담보로 한보에 추가대출을 주고 은행관리로 돌린 뒤 자금사정을 호전시켜 3자에게 넘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민주계의 도움으로 급성장한 정 총회장의 거부로 난관에 봉착했다. 정 총회장은 공장인도를 거부했을 뿐 아니라 넘기더라도 공장을 완공해 넘기면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설은 한보부도 직전 정총회장이 주장한 ’음모설‘과도 맥이 닿아 있다. 정 총회장은 ”지난해 10월 모 그룹에서 경영권 인수제의가 들어왔는데 그때 이미 모종의 세력에 의한 한보해체가 추진되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설은 어디까지 진실인지 확인할 길이 아직은 없다 또 여러 정황으로 보아 설득력이 약하다.
신주류가 한보를 다른 기업에 넘겨주고 거기서 정치자금을 받아 차기 대선에서 이긴다고 해도 결국은 한보가 무너지면서 스캔들에 휩쌓일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신주류가 정권 재창출을 위한 다른 목적으로 한보부도를 결정했다‘는 주장이 등장한다.
민주계의 한 관계자인 Q씨는 그 실마리를 제공했다. ”신주류는 무엇인가를 향해 줄곳 다름질쳐 나갔다. 그것이 과연 무엇이겠는가. 다름 아닌 연말 대선이다. 신주류는 이미 차기 대권 창출 플랜을 갖고 있었고 거기에 맞춰 움직이고 있었다“며 ”한보부도는 그런 플랜의 시작을 알리는 기폭제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와 함께 보다 충격적인 ’각론‘도 들려줬다.
그에 따르면 노동법 국회처리를 앞두고 있던 지난해 11월 현철 진영의 비선 라인에서 ’노동법 처리후 상황별 대응방안‘이란 리포트가 작성되었다. 이홍구대표를 중심으로 노동법을 강행 처리한 뒤 당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대선까지 간다는 일종의 ’차기대권 창출 플랜‘이었다는 것이다. 그 플랜의 첫 출발이 바로 한보부도 처리였다고 그는 말한다.
그에 따르면 신주류가 한보로 얻으려한 목적은 세가지로,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돼 있다. 첫째이자 1단계는 노동법파동으로 시끄러운 정국을 잠재워 자신들이 구상하는 정권재창출 계획을 추진하는 것이고, 둘째이자 2단계는 자신들이 구상하는 정권재창출 계획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민주계 1세대인 구주류를 제거하며, 셋째 단계로 정치권에 여전히 뿌리를 박고 있는 5. 6공 우익세력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어 맹주가 없는 민주계를 ’제3의 인물‘아래 집결시켜 경선과 대선에 나선다는 줄거리이다. 자신들의 모든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한보부도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구상했다는 것이다.
현철진영이 정치권과 증권가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던 한보를 ’자연스런 부도‘로 위장처리해 노동법 처리에 따른 반발을 ’한 큐‘에 잠재우려 했다는 것이다. 이때는 노동법 개정안에 당초 알려진 내용과는 달리 복수노조의 유예조항등이 삽입됨으로서 노조의 극한 반발을 일으키고 이에 화이트 칼라 노동자들도 동조해 대통령뿐 아니라 정부. 신한국당이 코너에 몰리던 때였다. 이런 때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려 정국을 돌파하는 것은 과거 독재정권이 전통적으로 사용해 왔던 방법이다.
”현철진영의 야심찬 ’도상작전‘은 노동법파동을 거쳐 한보부도 그리고 민주계 주자들을 제거하는 단계까지는 계획대로 추진됐다. 그러나 한보파장이 자신들에게 미친 데다 두 번째 단계로 접어들 무렵 보수세력의 예기치 못한 공격을 받아 오히려 자신들이 먼저 초토화되고 말았다“고 그는 증언한다. 앞뒤 흐름이 분명한 이같은 설명은 우연히 최근 기자가 만난 청와대 한 비서관의 다음과 같은 정국분석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임기말 김대통령의 머릿속은 두 가지 생각으로 차 있다. 레임덕 방지와 친위세력에 의한 정권계승이다. 이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김대통령은 적어도 세가지 걸림돌을 치워야 한다.
첫째는 야당, 둘째는 문민정부 치하에서도 버텨온 TK등 5. 6공 세력이다. 그리고 셋째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민주계 내부의 대권주자들이다. 민주계를 한데 모아 차기 정권을 창출하려는 대통령에게 내부의 대권주자들은 민주계를 분열시키고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커다란 걸림돌인 셈이다. 대통령이 직접 처리했든 안했든 한보부도는 바로 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동원된 고단수라 볼 수 있다.“
민주계가 신세를 져 온 한보가 부도나면 여기서 정치자금을 얻어 쓴 민주계 실세들이 모두 걸려들어 민주계에 대통령과 자신을 제외한 구심점이 없어진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 ’자연스러운 부도‘라는 이들의 계산은 부도처리 후 정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민주계 1세대는 물론 급기야 신주류 자신들의 운명마져 바꿔 놓는 핵폭탄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 정보소식통은 현철씨등 신주류가 한보부도 결정을 한 것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한보사건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던 계획을 갖고 치밀하게 움직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분명해지는 것은 신주류가 한보부도를 주도했는지는 불분명하드라도 최소한 이들이 자신들이 바라는 정국운영에 한보를 이용하려 했다는 점이다. 어떻든 한보부도처리의 파장은 이들이 의도한 대로 당장 민주계 1세대에 파장을 몰고왔다.
Q씨의 입장을 입증이라도 하듯 민주계 실세들이 쓰러지는 장면마다 인위적인 연출의 흔적이 남은 것이다. ’한보폭탄‘이 터진 직후 신주류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민주계 1세대가 어떻게 쓰러져 갔는지 살펴보자. 민주계1세대에 대한 현철진영의 공격은 검찰의 한보수사 착수와 함께 곧바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난다.
우선 그 첫 번째 타깃이 최형우고문이었다는 것은 민주계 내에 거의 정설로 굳어있다. 민주계 내에서 최대 세력을 형성해 김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는 최고문에게 직격탄을 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철 진영의 이런 시도는 검찰쪽 반발로 무산되었다. 현철씨 측의 ’주문‘에 대해 검찰 고위층이 ”최형우씨는 거명되지도 않았는데 문제를 만들라는 말이냐. 나중에 어떻게 책임지려고 그러느냐“며 이의를 제기했다.
최근 검찰의 한 고위층 인사는 직접 본지에 ”최고문은 ’정태수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자꾸 거론된다“고 확인해 줘 이런 사실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했다. ’최형우 타깃‘이 빗나간 뒤 총구는 대통령의 ’으뜸 가신‘인 홍인길의원 쪽으로 겨눠졌다. 그 총알은 2월5일 목표물에 명중됐다. 홍의원과 국민회의 권노갑부총재가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한 조간신문의 톱기사로 뜬 것이다.
청와대 검찰 등 관계자들은 이날 홍․권의원 기사가 실린 신문을 보며 경악했다. ’홍인길카드‘가 어디서 어떻게 샜는지 놀랄 일이었다. 더욱이 언론에 큼지막하게 공개되었으니 빼도 박도 못하게 된 것이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홍의원이 처음 도마에 오른 이유는 물론 정회장이 그를 거명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결코 ’공개할 카드‘가 아니었다. 정회장이 위기 탈출을 위해 대통령과 협상하려던 ‘협상용 카드’였다. 공개하려던 것이 아니라 덮으려 했던 카드가 밖으로 새 나간 꼴이라고 경악했다.
1월 23일 신주류의 한보부도처리는 자신들이 갖고 있던 정치권력을 내놓게 만든 중대한 오판이었고 그 결과 ‘임자없는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여권의 각 정치세력은 복잡한 파워게임에 돌입하게 만들었다. 이같은 실정을 대통령이 알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민주계 내부에서는 “범민주계는 실체가 분명한 반면 저쪽은 뚜렷한 실체 없이 ‘정보네트워크’형태로 연결돼 있다. 보수연합세력은 이따금씩 언론을 통해 범민주계에게 펀치를 한방씩 날려 상처를 입히고 얼른 몸을 감추는 방식으로 정국을 이끌어 가고 있다”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한보, 소산(김현철) 게이트를 거치면서 ‘포인트’를 잔뜩 벌어 놓은 저 쪽 (보수진영)에서 이제 ‘피니시 블로우’를 날릴 채비를 하고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그 ‘피니시 블로우’는 다름 아닌 대선자금문제이다. 한보, 소산 게이트에 이어 대선자금을 이슈화함으로써 범민주계는 물론 기존 정치권을 쓰러뜨린 뒤 비로소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리라는 관측이다.
민주계 관계자들은 한보청문회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4월 6일 모신문이 92년 대선자금 관련기사를 1면 톱에 올린 것이 그 전형적인 사례라고 보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회창 신한국당대표와 보수연합 세력과의 관계다. 노동법 파동 이후 지금까지 격랑기를 지나오면서도 두 진영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런 점만으로 이대표와 보수연합세력간 정치적 연계가 형성됐을 것이란 단정은 어렵지만 정가에서는 이들간에 김윤환이란 ‘중간점이 희미하게 찍혀있을 뿐이라고 얘기되고 있다. 그러나 한보, 소산게이트에 이어 대선자금 게이트로 정국이 전환될 경우 이대표와 보수세력간에 어렵지 않게 모종의 연합관계가 형성되리란 조심스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신이 감싸준 신주류의 한보부도 패착으로 궁지에 몰린 김대통령은 당장 ‘대선자금 게이트’를 막아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그가 기댈 수 있는 언덕은 범민주계와 내각제 카드다. 범민주계는 죽어가고 있다. 내각제 카드는 ’임기내 실현이 어렵다‘는 게 일반론이지만 당장 자신에게 반기를 들고 ’튀려는 ‘여권내 대권주자를 제어하는 데는 끝까지 유효한 무기이다.
한보부도 처리에서 시작된 파워 게임은 이제 정치권력을 중립코너에 놓아두고 ’대선자금 게이트‘로 가려는 측과 이를 막으려는 측이 대격돌로 향하는 형세를 맞고 있다. 김현철씨를 중심으로한 민주계 신주류가 정권을 재창출하려는 대구상은 일단 민주계를 패가망신시키며 구세력에 반격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신들도 죽을 함정을 파는 부메랑이 되었고 이제는 대통령의 가장 아픈 대선자금 문제까지 여권 내의 권력게임의 대상으로 등장시킴으로써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권력은 무상하지만 그것을 얻기 위한 싸움은 처절하고 무서운 것이다."<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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