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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경제학' 대 '건설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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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경제학' 대 '건설의 경제학'

'세계경제의 적' 부시 때문에 세계주가 동반폭락

'제2차 걸프전(second Gulf War)'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세계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옹고집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이라크전을 서방 경제전문가들은 이렇게 부르고 있다.

***"부시 때문에 되는 게 없다"**

제2차 걸프전이라는 이 용어는 지금 세계 경제전문가들이 얼마나 부시가 벌이려는 이라크전을 혐오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어이기도 하다. 걸프전이란 용어 자체가 주가폭락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걸프전(1990.8.2~1991.2.28)은 경기침체기에 발생한 전쟁이 세계경제에 얼마나 해악이 되는가를 보여주는 예로서 지금도 세계경제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투자가들은 전쟁이 발발하면 '안전자산'을 선호, 증시에서 돈을 빼내 채권시장과 금시장으로 달려간다. 특히 이라크 같은 산유국을 상대로 한 전쟁일 경우에는 원유값이 폭등하면서 세계경제를 골병 들게 한다. 걸프전때에도 이런 법칙은 예외없이 적용됐고, 그결과 전쟁 발발후 폭락한 주가가 원래수준으로 복귀하기까지에는 1년여의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 상황은 걸프전 당시보다 더욱 심각하다.

제프리사의 전략투자가인 트래시 해릭은 23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전이 시작되면 얼마나 많은 전비가 들어가고 얼마나 오래 전쟁이 계속될지 투자가 그 누구도 모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불투명하니 어떤 이가 주식에 투자를 하려 하겠느냐는 게 해릭의 반문이다.

23일 미국의 나스닥지수는 전일종가보다 2.96% 급락하면서 지난 1996년이래 최저치인 1184.94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도 1.43%가 빠지면서 7872.15로 거래를 마감해 지난 7월 세웠던 최저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월가의 비관론자들은 다우지수가 5천~6천선까지 빠질 가능성도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주가가 급락을 거듭하자 우리나라 주가도 맥을 못추기란 마찬가지다. 24일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669선까지 급락했다. 이는 올해 최저치 675를 깬 최악의 숫자다. 코스닥은 이미 연중 최저치를 깬 뒤 바닥 모를 늪에서 헤매고 있는지 오래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여의도 증권거래소의 투자가들은 물론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등 주요 경제주체들은 지금 태평양 건너편을 향해 일제히 원성을 터트리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소리는 "부시 때문에 되는 게 없다"이다.

지난주말 한때 주가가 힘차게 반등했었다. 이라크가 유엔의 무기사찰을 전격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을 때 일이다. 이 발표가 나온 시점에 문을 연 한국 등 아시아증시는 힘차게 상승했고 이어 열린 유럽시장에서도 주가는 수직상승했다.

이때 부시 정부가 초를 치고 나섰다. "후세인의 시간벌기 쇼다. 우리는 후세인을 반드시 제거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부시의 반응을 접한 미국증시는 조금 뜨는가 싶더니 곧 시들해졌고, 이어 다음날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폭락했다. 그후 부시가 이라크전 결의안을 내놓는 등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자 미국증시를 비롯한 세계증시는 일제히 바닥 모를 급락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부시의 전쟁몰이는 속물적 동인에 기초**

부시는 지금 오랜 동맹국인 독일의 각료로부터 "히틀러 같다"는 표현을 들을 정도로 독주를 계속하고 있다. 부시의 독주는 '속물적 동인(動因)'에 기초하고 있다.

우선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정권이 이겨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전쟁'만큼 효율적 선거운동 수단도 없다. 전쟁을 일으키면 미국내에 쇼비니즘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공화당에게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부시의 오랜 동반자이자 돈줄인 군수산업과 석유자본의 주머니를 부풀려 주어야 한다. 군수산업이 현재 미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GDP(국내총생산)의 10%에 불과하다. 냉전이 끝나면서 군수산업이 급속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에게는 이들 10%가 전체로 보이는듯 싶다. 부시의 두 눈에 '이해관계'라는 꽁깍지가 씌었기 때문이다.

부시의 전횡에 격노한 경제 애널리스트는 이런 말까지 했다.

"부시때문에 우리 경제는 물론, 미국경제를 포함한 세계경제가 골병 들고 있다. 이런 식으로 계속가다간 세계공황이라는 최악의 국면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 유권자들이 함량 미달의 부적격자를 대통령으로 뽑으니, 세계가 함께 고통받는 양상이다.
앞으로 미국 대통령을 뽑을 때 전세계에 투표권을 나눠주든지 해야지, 이게 도대체 무슨 꼴인가."

부시의 독주는 이처럼 '세계경제의 적'이자 '세계경제의 암'이라는 게 요즘 국내를 비롯해 세계금융계에서 이구동성으로 터져나오는 아우성이다.

부시의 독주를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가.

***전쟁의 정치경제학과 평화의 정치경제학의 대결**

우리가 더욱 간과해선 안되는 대목은 부시가 대변하고 있는 미국 군수산업과 석유자본은 동아시아에서 무르익고 있는 '동아시아 뉴딜 플랜'과도 상극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남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를 철도와 가스전, 통신망으로 하나가 엮는 동아시아 뉴딜 플랜이 작동하면서 평화지대로 화할 때 아시아를 최대 무기수출시장으로 삼고 있는 미국 군수산업의 이해관계와 정면상치되기 때문이다.

또한 러시아 시베리아 일대에 널려있는 값싼 석유 및 천연가스 자원이 개발돼 동아시아에 육로로 공급될 경우 미국의 석유메이저들도 치명적 타격을 입게될 게 불을 보듯 훤하다.

이런 이해관계의 상충에서 볼 때 부시는 현재 한반도를 중심축으로 진행중인 동아시아 뉴딜 플랜에도 딴지를 걸고 나올 공산이 100%이다.

부시가 추진중인 정경원칙인 세칭 '부시노믹스'는 전쟁의 정치경제학이다.
반면에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경제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평화의 정치경제학이다.

전쟁 대신 평화에 기초한 세계적 건설 프로젝트, 신규투자처를 만들어야만 세계경제는 눈앞에 도래한 공황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전쟁의 정치경제학과 평화의 정치경제학의 대결'.
이것이야말로 지금 세계경제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전선이자, 선택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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