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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빈, "사회주의와 분리된 자본주의 건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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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빈, "사회주의와 분리된 자본주의 건설하겠다"

위안화.달러화 쓰고 영어도 공용어로 채택, 다국적 입법원 설립

중국의 2대 화교재벌인 양빈(楊斌.39)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이 23일 북한의 신의주 특별행정구 초대 행정장관에 임명됐다.

행정장관에 임명된 양빈이 23일 평양에서 외신기자들과 만나 만다린어로 터트린 첫 일성은 "신의주 경제특구는 완전한 자본주의 지역이 될 것이다. 이곳은 사회주의와 완전분리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양빈은 "동북아의 경제적 잠재력에 매료돼 행정장관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밝힌 뒤, "이번 경제특구는 국제 공동체와 국제 정치에 합류하고자 하는 북한 지도자들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빈은 또 "신의주 특구는 독자적인 입법권, 사법권, 행정권을 갖게 되며 북한 중앙정부로부터 어떤 간섭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자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정치적 권력'을 이양받았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이번 행정장관 임명과정에 중국정부와 어떤 접촉도 하지 않았으나, 중국정부가 나의 임명에 대해 찬성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고 말해 북한정부와 중국정부가 사전에 이 문제에 대해 협의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일부 외신은 양빈이 신의주 행정장관에 취임하기까지에는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추천이 큰 작용을 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양빈은 1백32평방킬로미터(50평방마일)에 달하는 신의주 경제특구 운영방향도 밝혔다.
그는 우선 신의주 주위에 타지역과 격리하게 위한 조치(철조망)을 한 뒤 이곳에 살고 있는 40만명의 주민을 타지역으로 소개시킨 뒤 북한의 다른 지역 주민들로 대체할 예정이며 이같은 작업에는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특구에서는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가 공식화폐로 통용되고, 조선어와 중국어, 영어가 공용어로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빈은 또 신의주에는 대형 항구가 신설되고 일부 노동력은 중국에서 데려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입법위원회는 15명으로 구성되며 이들 중 절반을 중국인, 홍콩인, 대만인, 유럽인과 심지어는 미국인까지 포함시켜 구성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빈은 기자회견후인 23일 밤 북한의 조창독 부수상과 만나 자신의 회사인 네덜란드 어우야 수출입공사와 북한 정부간에 경제협력 조약에 서명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양빈의 이날 기자회견에는 양빈과 함께 전세기편으로 평양에 들어간 미국 CNN과 타임, 영국 BBC, 홍콩의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등 홍콩 주재 서방언론 기자들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기자회견 내용을 전세계에 상세히 긴급타전했다.

양빈의 이같은 기자회견은 북한정부가 신의주를 '1국2체제' 형식의 홍콩식 경제특구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돼, 향후 추진과정에 세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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