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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의령군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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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의령군의 민낯

민족의 자주 독립투쟁 의지를 불태웠던 3.1절 기념행사가 있기 하루 전, 의령읍 모처에서는 의령군수를 비롯한 의령군청 관계자와 의령군의회 의원들이 음식과 술잔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의령군 발전을 위한 집행부와 의회 의원 간의 간담회라는 명목으로 모인 자리였다. 하지만 실제는 지역발전을 위한 토론이나 제안은 단 한 마디도 없었다는 증언이다.

그저 집행부가 내놓은 계획안에 트집을 달지 말라는 무언의 눈빛과 자신의 지역구에 한 건의 공사라도 더 달라는 욕망의 눈빛을 보내는 텔레파시만이 난무했다. 양쪽이 번갈아 가며 한 달에 한 번 식대와 주대를 책임지는 정례적인 예산 낭비의 현장이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무난했다. 다시 말해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의 여느 지자체와 의회 간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큰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욕설과 함께 소주잔이 서로의 얼굴을 향해 날아다니는 신공이 펼쳐졌다.

“네 놈은 K 의원 그놈보다 더 나쁜 놈이야”라는 욕설이 터져 나오더니 의령군의회 S 의장이 동료의원인 M 의원을 겨냥하며 소주잔을 던졌다. 얼굴을 강타당한 M 의원도 소주잔을 날렸지만, S 의장보다는 정확도가 확실히 떨어졌다.

소란이 확산되자 군수와 군청직원들은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싸움을 말리며 사건에 휘말리기보다는 꽁무니를 빼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었다. 다친 M 의원은 인근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고 그 모습을 증거사진으로 남겨뒀다.

제보를 접한 일부 기자들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인터뷰를 요청하는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이들을 선택한 일부 지역민들은 의령군의 한심한 민낯이라며 개탄했다.

단지 해당 공무원을 통해 “다음날인 3월 1일에 사과 하려 했지만 삼일절 행사가 겹쳐 실행하지 못했다”라는… 듣기에 따라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산화했던 선열들을 모독하는 발언으로 들릴 수 있는 변명이 전해졌다. 개인적이고 지극히 사적인 싸움이니 관여하지 말라는 소리로도 들렸다.

많은 국민이 놀라워했던 ‘혈서각서’의 주역인 S 의장은 2017년 당시 이루지 못한 자신의 꿈인 의장직을 재선과 동시에 차지했다. 그래서인지 군수와 공무원 그리고 동료의원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인지는 몰라도 다시 한 번 이날의 주인공 역을 자처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지역 의원의 자질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의회의 기능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치적인 욕심만 차리는 곳이라는 비난적인 여론이 들끓고 있다.

희망을 품었던 초선의원들의 역할도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역할보다는 집행부에 끌려 다니는 모습이다. 전체 의령군의 발전보다는 지역구 발전을 우선시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현명한 판단인지도 모른다. 지역민들조차 의령군의 발전보다는 지역구를 위한 공사 한 건을 더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기를 보장받는 보증수표라 여긴다.

선거가 끝나고 9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있지만 지난 집행부의 잘못에 대한 단 한 마디의 지적도 볼 수 없는 의령군의회가 한심할 따름이다. 자기가 싼 똥을 자신이 밟아 놓고 냄새난다고 짜증내는 전형적인 정치꾼들을 닮아 가고 있는 것이다.

강요하는 집행부, 끌려가는 의회, 입 다문 공무원, 생각 없는 군민이 뭉쳐 사는 의령군의 미래는 암울하다. 청렴도 꼴찌 의령군이 하는 일이라곤 ‘청렴다짐대회’가 고작이다. 헤어나지 못할 악몽을 꾸고 있는 의령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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