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가 28일 첫 업무를 개시했다. 1차 최고위원회에서 그가 내놓은 메시지는 '통합'이었다. 이어 문희상 국회의장과 각당 대표를 예방한 황 대표는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여당의 책임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국회가 국민들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국회의 어려움은 여당이 잘 끌어줘야 길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 대표가 "2월 국회는 공전했는데, 3월 국회에선 빨리 민생법안 등이 처리될 수 있도록 여야가 합의를 잘 했으면 한다"며 "(국회가) 생산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당 대표가 리더십을 잘 발휘해 달라"고 당부한 데 대한 응수였다.
황 대표는 이에 앞서 문희상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문 의장이 국회 정상화를 당부하자 "당에서도 노력하고 있지만 여당에서도 국회 정상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하며 "한국당이 몇 가지를 요청했는데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국회 정상화가 쉽지 않다. 의장이 힘없는 야당의 힘이 돼달라"고 역으로 호소했다.
문 의장이 이에 "당 지도부가 중재안도 내고 양보할 줄도 알아야 국회가 잘 된다"며 "국민 관심을 모아서 결단력 있게 활로를 뚫는다면 첫 출발로 에이플러스(A+)"라고 뼈있는 덕담을 건넸지만, 황 대표는 여전히 "양보안이 더 왜곡되고 받아들여지지 않게 되면 경색이 쉽게 풀릴 수 없다"면서 "결단할 것은 (우리가 아니라) 여당 같다. 여당 결단이 중요하다"고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황 대표는 한편 이 대표와의 면담에서, 이 대표가 북미 정상회담이 잘 진행돼야 한다며 "회동 결과에 따라 여야가 앞으로 힘을 합해야 할 일이 많을 듯하다. 남북관계가 잘 풀려야 평화가 오고 경제 활성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하자 "남북관계가 잘 풀려야 한다"면서도 "걱정되는 것은 지금까지 북한이 진정성 있는 합의나 이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첫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취임 일성으로 "통합이 가장 중요하다"며 "통합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다양한 방법들도 있을 것이다. 통합도 더 넓은 통합까지 차근차근, 그러나 확실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 폭정을 막아내라는 것, 과감하게 싸우라, 세상을 좀 바꿔달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있었다"며 "강력하고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서 투쟁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이른바 '탄핵 프레임'에 대한 질문을 받고 "급한 것은 미래를 살리는 일"이라며 "(탄핵이) 얘기가 안 됐으면 모르지만 이미 오랫동안 얘기하지 않았나. 이런 것이 우리 발목을 다시 잡지 못하도록 앞으로 나가자"고 말했다. 5.18 망언 논란 수습을 위해 당 지도부가 광주를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여러 행보를 생각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황 대표는 5.18 망언 논란 당사자인 김순례 신임 최고위원과 김진태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에 절차가 있으니 절차대로 하겠다"며 "한 번 기다려 보라"고만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첫 발언에서 "국내외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고위원으로서 명을 받고 이 자리에 앉게 되었다"며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하고 "당이 매우 어렵지만, 어제 전대를 통해 저희가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당 지지율도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황 대표는 대표 취임 첫날인 이날 현충원 참배와 최고위 주재에 이어 문 의장과 이 대표를 예방하고, 오후에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차례로 만나는 등 빽빽한 일정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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