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13 지방선거 패배 이후 자유한국당은 연일 '인적 쇄신'을 외쳐왔다. 한국당이 올해 1월 15일 발표한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 인선 발표를 들여다 보면 새로운 인물의 등용과 쇄신을 위한 고심의 흔적은 보여진다. 허나 최근 터져나온 김진태 의원을 포함한 소속 국회의원 3인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발언은 이런 노력들을 수포화 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한국당의 이번 인선을 들어다보면 부산의 경우 10곳의 신임 지역위원장 가운데 사하구갑에 41세인 젊은 신인 여성 정치인 김소정 사하구의원이 선정됐고 정치계에서는 첫 모습을 드러낸 김미애 변호사가 해운대을, 정승윤 부산대 교수가 기장군을 맡으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특히 해운대갑에는 인천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조전혁 전 의원을 지역위원장으로 선임하며 보수텃밭으로 불리던 부산을 되찾아오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다만 한국당이 전당대회 이후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을까하는 불신의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 <프레시안>은 수도권 정치를 접고 자신이 나고 자란 부산으로 돌아와 마지막 정치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조전혁 해운대갑 당협위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행보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조전혁 자유한국당 해운대갑 당협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인천에서 줄곧 정치활동을 해오다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것을 제외하고는 부산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우선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조전혁 : 저는 부산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나왔고 서울에서 대학을 나왔다. 이후 첫 직장으로 인천대학에 들어가면서 그 연고로 인천에서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주로 수도권, 중앙 중심 정치활동을 했었다. 어떻게 보면 출향인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고향을 떠나 수도권에서 정치활동을 하는 지방출신들이 많다. 그 사람들의 공통된 소원이 바로 고향에서 정치를 하고 싶다는게 있다. 저도 오래전부터 이왕 활동을 하고 지역사회에 기여를 한다면 내 친구가 있고 지인들이 있는 부산에서 하고 싶다는 것이 오랜 소망이었고 이번에 기회가 생겨 내려오게 됐다.
고향에 오니 참 좋다. 20대 이전에 사귀었던 친구들과 그동안 친하게 지내온 선후배들이 반가워해 주는 것을 보면서 정서적으로 안정을 느끼고 있다. 왜 사람들이 고향에서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알 것 같다. 물론 국회의원이 일이 지방이나 수도권이나 똑같지만 그래도 내 친구들, 지인, 친척들이 있는 고향에서 한다면 보람 있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들도 저의 정치생활을 마감을 부산에서 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다.
프레시안 : 한국당 조강특위를 통해 지역위원장으로는 선임됐으나 당협위원장 선출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현재 당내 지역 민심은 잘 정리가 됐는가.
조전혁 : 사실 내려오면서 낙하산 논란 등은 있을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했다. 그럼에도 중앙당에서 저를 조직위원장으로 임명한 이유는 지금까지 보수정당이 관료화되면서 당이 어려운 지경에 빠졌을 때 전투력이 없다는 문제점이 항상 지적됐는데 이번 조직위원장 임명에서는 저한테 일종의 '메기' 역할을 해달라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지난 지방선거를 보면 시장부터, 기초자치단체장, 시의원까지 싹쓸이라고 할 정도로 더불어민주당에게 참패를 당했다. 급기야 해운대을 보선에서도 패하면서 우리 영남권 전체에서도 정치적 시민 의식이 높은 '정치 1번지'라고 할 수 있는 해운대갑 지역을 조전혁이 가서 사수하라는 바램도 있었다.
저의 인선에 반발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알다시피 조직위원장은 중앙에서 임명을 하고 지역 당협위원장이 되기 위해서는 운영위원회에서 승인해야 하는데 지난번 1차 회의에서 부결이 됐다. 하지만 다음날 2차 운영위원회를 열기 전에 운영위원 한분 한분을 설득한 결과 제 진심을 이해하고 마음을 열어줘 통과될 수 있었다.
저를 반대했던 분들도 제가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설득하면 제 편이 되어주시는 것처럼 지역 주민들과도 그런 정성과 노력으로 다가가면 분명히 마음을 열어주실 것이라 생각하고 지금 우리당 지지도가 집권여당이 경제운영을 잘못하면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지만 저는 조전혁이라는 사람이 스스로 빛을 내서 가치를 창출하고 보수의 가치와 국가를 살리는 데 해답을 내놓는다면 당보다 더 큰 지지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제가 다른 것은 몰라도 국회의원을 지낸 4년간 선거 운동을 할 정도로 빼곡하게 일정을 잡고 주민들과 소통하지 않으면 선거를 치를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수도권 선거를 했던 경험을 발판 삼아 우리 지역에서도 이같은 노력을 이어간다면 건전한 보수정당의 가치를 주민들에게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정치를 하는데 지름길은 없다고 생각한다. 주민 한분 한분을 존중하고 고귀하게 여기고 진심으로 다가가는 노력을 한다면 내년 총선에서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프레시안 : 해운대지역을 바라보면서 우선적으로 고쳐나가야 하거나 필요한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조전혁 : 우선 해운대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관광지이면서 국제적으로도 잘 알려진 곳 중 하나다. 저는 해운대가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먼저 해운대는 교통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비행기를 타고 와도 김해에서 해운대로 오는데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리고 KTX를 타도 부산역에서 해운대까지 오는데 1시간 가까이 걸린다. 버스를 타면 막힐 때는 1시간 30분씩 걸리는데 이런 부분이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감소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해법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나왔지만 대심도 개발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그래야만 나눠진 해운대 갑을 지역의 균형개발도 이뤄질 수 있다.
또 하나는 KTX 부분이다. 울산까지 이미 연결된 상황이기에 조금만 투자한다면 해운대역에도 KTX가 정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추후 전문가들과 상의해 실제 들어가는 비용과 편익 부분에 대해 면밀히 따져볼 것이다.
두 번째로는 관광지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볼 것, 할 것들이 많아야 하고 관광객들을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부산이나 광역시도를 보면 관광공사들이 있지만 다른 곳에서 추진한 사업들을 재탕, 삼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오히려 수준이 높은 해운대 주민들이 직접 매력적인 해운대를 만들 수 있는 고민을 하고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브레인스토밍의 장을 마련해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한다면 충분히 해운대가 가지고 있는 자연적 매력과 어울려져서 외부 관광객들이 오래 머물고 만족도가 높은 관광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1세기는 이제 한 사람이 나서서 '나를 따르라'는 식의 결정을 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스스로가 참여해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경연도 한다면 좋은 아이디어들은 속출할 것이다. 특히 젊은 사람들을보면 세계여행 경험이 많아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그런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만 만들면 충분히 좋은 변화가 이뤄질 것이다.
또한 지금 해운대의 노른자 땅을 53사단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는데 과연 이 땅을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어야 하는지는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군부대가 주둔해서 생산성이 높은 토지가 있고 다른식으로 개발을 해서 생산성이 높은 토지가 있는데 해운대에 있는 군부대들은 굳이 그곳에 있다고 해서 우리 안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군부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현재 부지를 예술, 문화단지를 조성하는 등 생산성 있고 미래에 도움 되는 부지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최근 한국당은 '5.18 망언'으로 전국적인 비난을 사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조전혁 :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역사적으로 이미 검증이 끝난 사건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하면 할수록 우리당에 유리할 것이 없다. 만약 정말 문제가 있었다면 우리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동안 못한 일을 지금 하겠다는 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전략적으로 현명하지 않다.
다만 5.18 민주화운동으로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해 교육차원에서 알리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적인 정보는 많이 공개될수록 좋은 부분이다. 현재 각 개인의 이름은 나와 있지만 이분들의 공이 무엇인지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차후에 이분들의 2대, 3대 자손들이 자신들의 증조할아버지가 유공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도 공개하는 것이 맞다. 이분들이 어떻게 유공자로 선정됐는지에 대해 공개 못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알려야 할 부분이다.
프레시안 : 현재 한국당 지지도가 낮아진 이유를 보면 폭탄 발언, 검증되지 않은 말들이 악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본인도 과거 '전교조 명단 공개'로 비판을 바 있는데 앞으로 이런 행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조전혁 : 저는 국회의원 활동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설화에 얽힌 적은 없다. 다만 전교조를 포함한 우리나라 선생님들이 어느 교원 단체에 소속됐는지 명단을 공개한 부분은 저의 소신으로 한 것이다. 당시 교육부에 교원단체 가입한 교사들의 명단을 저에게 제출하라는 요청을 하니 전교조에서 그것을 줘서는 안 된다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 그러나 그 가처분 신청은 기각이 됐다. 그래서 저는 교육부로부터 명단을 받게 됐는데 이때 전교조에서 다시 저에게 명단을 공개하지 말라고 다시 가처분을 신청했다. 제가 명단을 받았지만 공개할지 연구자료로 쓸지도 모르는 상황인데도 미리 예단하고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다. 그러나 저는 미리 예단하고 가처분 신청한 것을 법원이 받아들인 게 지금도 의문이다.
결국 저는 명단을 공개하면서도 이 부분은 대법원까지 부딪혀서 분명히 법적인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육정보공개법을 만들 때 취지가 가급적 많은 교육과 관련된 정보들을 학생, 학부모, 국민에게 공개하자는 취지였다. 바로 알 권리가 우선인지 아니면 교사라는 극히 공적인 존재가 어느 단체에 가입했는지 여부가 정보의 자유를 침해하고 공공이익을 침해한 것인지 끝까지 따져보고 싶다는 취지에서 명단을 공개했고 대법원까지 간 결과 패소를 했다. 거기에 대해서 저는 법적인 책임을 지고 손해배상도 완료했다.
프레시안 : 해운대갑 당협위원장이지만 '2020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해운대을 김미애, 기장군 정승윤 위원장과의 호흡도 중요해 보인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조전혁 : 구체적으로 논의한 방법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두 분과는 상시 협력할 정도로 우애를 가지고 있고 저희가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될 때 기장군, 해운대갑·을은 절대 다른 지역이 아니다. 우리가 한 몸이 돼서 움직여야 하는데 의견을 모으고 의기투합을 했다.
다만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되고 급한 당무행정과 전당대회로 인해 정례적으로 모이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3명이 협의해 좀 더 나은 정책, 당원 배가 운동 등도 함께할 생각이다. 저희는 개인적으로도 친하고 서로 눈빛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 정도로 물리적 결합을 넘어서서 화학적 결합까지 잘 되어있다. 우리는 이 결합을 가지고 어떤 합성물을 만들어낼지 고민만 한다면 충분히 내년 총선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 : 현재 해운대갑 지역구 국회의원인 하태경 의원이나 민주당 후보로 유력시되는 유영민 장관의 경우 지역기반이 탄탄해 총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지세 확장을 위한 복안이 있다면.
조전혁 : 부산에 내려와서 놀랐던 부분이 있다. 제가 18대 국회의원을 지냈지 오래됐음에도 당시 의정 활동을 부산에서도 유심히 지켜봤던 분들이 많이 계셨다. 지금도 밖에 나가서 조전혁이다고 인사하면 '아 당신 인천에서 국회의원 했고 교육, 경제 전문가지 않는가'라고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다. 이들이 대부분 지식인층으로 선거라는 게 조직도 중요하지만 지식인층에서 전달되는 평들도 중요한 만큼 이런 측면에서는 다른 두 분보다 여건이 크게 나쁘지 않다.
결국 선거는 세 싸움인데 우리 당 자체의 세력이 약했다고는 하지만 해운대갑지역은 옛 공화당 시절부터 보수당의 지지세력들이 견고하게 존재하고 있다. 다만 이분들이 과거에는 똘똘 뭉쳐서 바위처럼 단단했지만 지금은 균열이 가고 있다. 저는 이 균열된 부분들을 다시 단단하게 만들고 그분들을 투표장에 나오게 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또한 대학교 교수 생활을 하면서 20~30대 젊은 사람들과 활동도 많이 해왔었다. 지난 10여 년간 젊은 보수 정치인들을 교육하는데 저 스스로도 많은 노력을 했고 성공한 히스토리들도 가지고 있다. 해운대갑지역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정치에 왕성하게 참여하고 영향을 미치는 광장을 마련할 생각이다. 이런 활동들이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20~30대 젊은층의 지지도 저에게 넘어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프레시안 : 하태경 의원과는 지지기반이 비슷해 표심이 갈릴 수밖에 없다. 또한 내년 총선을 의식하듯 최근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합당설도 거론되고 있는데 합당이 실현된다면 하태경 의원과의 경선 혹은 양보라는 두 가지 결정이 내려질 텐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조전혁 : 당협위원장으로서 우선 당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도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하나 자신 있는 부분은 보수지지층 내에서 조전혁이라는 이름이 브랜드 네임을 가지고 있기에 결코 당에서 저를 두고 가볍게 거취를 결정 내리기는 힘들 것이다. 나중을 생각한다면 경선을 치루게 될 확률이 높다.
또한 하태경 의원과 당은 달리하고 있지만 제가 40대에 조금 늦게 운동권에 참여하면서 하태경 의원과 만나 친분을 쌓았다. 하태경 의원은 북한 민주화 운동, 저는 자유주의 교육운동을 했는데 당시의 공통된 철학과 동지애는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서로 간에 합의한 부분이 상대방을 비난하는 행동은 하지 말자는 신사협정을 했는데 아직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하태경 의원의 능력을 존중하기에 선의의 경쟁을 할 생각이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전혁 : 저는 어떤 일을 맡더라도 허투루 해본 적이 없다. 4년 동안 국회의원 생활을 하면서도 단 한 번도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닌 적도 없다. 흔히 국회의원이 국민의 '공복(公僕)'이라고 하는 말처럼 저는 평소에도 머슴 체질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하다는 것을 평생을 교육자로서 살아오면서 가슴에 품고 있었고 저를 보는 주민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국회의원이 CEO라고 한다면 주민들은 주주들이다. CEO가 주주를 중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저는 주주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정치를 통해 극대화된 혜택을 돌려드리겠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에게 '정말 우리 지역에 정치인 하나는 제대로 뒀네'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
취재 : 김진흥, 박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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