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홍일 의원직 사퇴 놓고 민주당 내홍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홍일 의원직 사퇴 놓고 민주당 내홍

쇄신파 "내놓아야", 한화갑등 당권파 "말도 안돼"

김홍일 의원의 의원직 사퇴 여부를 놓고 민주당이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3홍 비리' 위기국면 탈피 차원을 뛰어넘어, 동교동계로 대표되는 당권파와 노무현 후보 지지자들로 대표되는 대선후보 진영간의 힘겨루기 측면까지 드러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갑 대표, 김홍일 "의원직 사퇴, 말도 안된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14일 오전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 당내 쇄신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홍일 의원의 의원직 사퇴 주장과 관련, 자신은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김 의원은 대통령 아들이란 점과 선거구민이 뽑아준 선거구 대변자라는 두 가지 측면을 갖고 있다"며 "지역구민의 결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원직은 본인이 결정할 문제이며 대통령 아들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재차 의원직 사퇴 주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홍일 의원도 이에 앞서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 "정치는 그만 두려고 해도 그만 둘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지역(목포)에서 할 일이 많다"고 의원직을 고수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오랜만에 귀국해서 어제 의원총회에 갔더니 아무도 반가워하지 않는 것 같더라"며 "세상인심이 다 그런 것 같다"고 등을 돌린 민주당 의원들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의원측은 14일 "사퇴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재차 사퇴 불가 입장을 천명하기도 했다.

이같은 한화갑 대표와 김홍일 의원의 단호한 '의원직 사퇴 불가' 입장은 최근 쇄신파 등 일각에서 제기된 의원직 사퇴 요구가 단순히 '3홍 비리'에 대한 도의적 측면에서의 사퇴 요구가 아닌 그 이상의 목적을 내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쇄신파 일각에서 김홍일 의원의 의원직 사퇴외에 당명 개정을 포함한 제2 창당, 또는 신당 창당 등 기존 민주당의 권력질서를 뿌리채 뒤흔들 수도 있는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권파와 쇄신파의 대결**

한화갑 대표와 김홍일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의 가신과 아들이기에 앞서 옥고를 함께 치른 '동지'사이이기도 하다.

지난 80년 민주화의 봄을 파괴하고 전두환 신군부가 등장, 이른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을 조작했을 때 한 대표와 김 의원은 김옥두 의원 등과 함께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끌려들어가 모진 고문을 받고 옥고를 치러야 했다. 김홍일 의원은 고문을 받는 과정에 몸이 크게 상해 그후 파킨슨씨병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19일 서울고법에서 무죄로 판결나 비로소 이들은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이처럼 동고동락을 함께 한 사이였던 만큼 민주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홍일 의원의 의원직 사퇴 요구를 한대표가 수용하기란 힘들 것이라는 게 오래 전부터의 지배적 전망이었다.

그러나 3홍 비리가 터지고 그 결과로 '노무현 바람'이 급속히 소멸하는 양상을 띠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당을 살리고 연말 대통령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선 3홍 비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여론이 당내에서 일기 시작한 것이다.

쇄신연대(총간사 장영달 의원) 소속 의원들은 16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대통령 아들문제와 관련, 김홍일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홍업·홍걸 두 아들의 엄정한 사법처리를 촉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당명 개정을 포함한 제2 창당 방안 등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김 대통령에게 가신 정리를 압박하기도 했던 쇄신파는 "형제를 대표해 장남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의원직 사퇴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당도 17일 의원 워크숍을 열어 쇄신파의 제안을 포함한 전반적 위기탈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 대표와 김 의원 등은 이같은 당내 움직임이 대세를 이룰 경우 동교동계로 대표되는 당권파의 입지가 급속히 약화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예의주시하며, 이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교동 등 당권파의 쇠락**

문제는 과연 당권파에게 이같은 당내의 쇄신요구를 막을 힘과 명분이 있는가이다. 최근 들어 3홍 비리를 비롯한 일련의 비리 의혹으로 당권파 핵심인사들의 발언권이 급속히 약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김홍일 의원의 영향력 감소가 두드러진다. 이달초 목포시장 경선에서는 시민단체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전태홍 목포상공회의소 소장이 김대중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의원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김흥래 전 행자부 차관을 물리치는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목포는 김대중 대통령과 여권 실세였던 권노갑 전 고문의 고향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게다가 김흥래 후보는 불공정시비가 일 정도로 홍일씨로부터 유·무형의 지원과 공개적인 지지표명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전태홍 후보에게 패한 것은 김홍일 의원의 영향력 격감을 의미한다는 게 현지의 분석이다. 이같은 영향력 감소에는 김 의원이 현재 이용호, 진승현 게이트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대목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교동계의 한 축인 김옥두 의원도 최근 분당 파크뷰 사전분양 의혹에 휘말리면서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끊고 있는 상태다. 김 의원은 파크뷰 아파트 세 채를 사전분양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화갑 대표 역시 지난주 공개돼 정가를 뒤흔든 '최규선 2차 테이프'에서 최규선에게 대림그룹의 외자 유치를 부탁했다는 의혹과, 자신의 지역구인 신안의 20개 섬을 연도교로 연결하는 공사를 추진한 책임자중 하나라는 의혹으로 곤혹스런 처지에 몰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권파는 쉽게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도 당 조직의 대부분은 이들의 관할 아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김홍일 의원은 민주당내 최대조직중 하나인 새시대새정치 연합청년회(연청)의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당초의 예상을 뒤엎고 노무현 후보가 당의 대통령후보로 확정됐던 국민경선 과정에도 적잖은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권파와 쇄신파의 대결은 3홍 비리가 터지면서 일찌감치 예견된 것이었다. 과연 민주당이 이번 내홍을 어떻게 해결, 눈앞에 닥친 지방선거와 연말 대선을 치를 것인지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