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후 어떤 제품이 중국에서 잘 팔릴 것인가?’
13억명의 거대소비시장을 바라보는 외국 기업들의 한결같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중국 인민일보의 자매지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가 최근 이같은 궁금증에 답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아 우리나라 기업들을 포함한 세계 기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결론인즉 자동차, 핸드폰, 디지털 카메라, 노트북, 가정용 컴퓨터, 가전제품, 고급의류, 화장품, 가구, 정보통신 같은 첨단 고부가가치 외국상품에 대한 중국인 소비자들의 잠재적 구매력이 높다는 것이었다. 이는 조사대상 19개 산업부문의 절반에 해당되는 부문이다.
특히 이들 제품 가운데 상당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부문이어서, 우리 기업들이 치밀한 전략수립후 적극적으로 중국시장을 파고들 경우 상당한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언론, 사상 최초로 소비자선호도 조사**
중국청년보는 중국기업가조사계와 손잡고 WTO가입후 베이징(北京)의 2백9명, 상하이(上海)의 2백6명, 광조우(廣州)의 2백19명 등 중국 3대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6백34명을 대상으로, 현재 이들이 자동차.전자 등 19개 주요산업에서 생산되고 있는 중국산제품과 외제상품 가운데 어떤 상품을 더 선호하고 있는가를 조사했다.
중국청년보는 동시에 앞으로 시장이 완전개방될 경우 어떤 제품을 살 것인가도 조사했다.
조사대상자들의 평균연령은 37세로, 경제력이 있는 이들의 제품선호도는 곧바로 상품 구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더욱이 이번 조사는 중국사상 최초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제품선호도를 파악한 여론조사 결과라는 점에서 앞으로 중국시장 공략을 준비중인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는 주목할만한 조사결과가 아닐 수 없다.
***현재는 다수의 중국제품이 우위를 차지**
조사결과를 크게 중국제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부문과, 중국제와 외제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부문, 그리고 외제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부문 등으로 나눈 결과, 현재로서는 대다수 부문에서 소비자들이 외국제품보다 중국제품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장점유율이나 가격경쟁력 등에서 중국제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부문은 노트북 컴퓨터, 가전제품, 가정용 컴퓨터, 통신, 항공여행, 유선TV, 여행, 보험, 주식, 은행, 과일, 주방용품, 낙농제품 등 13개 부문으로 조사됐다.
중국제와 외제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부문은 자동차, 화장품, 가구 및 건축기자재 등 3개 부문으로 조사됐다.
외제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부문은 핸드폰, 디지털 카메라, 고급의류 등 3개 부문이 꼽혔다.
***시장이 개방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듯**
그러나 중국시장이 완전개방돼 관세가 낮아지고 가격제한이 풀려 외국제품의 가격이 내리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현재 중국제품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부문 가운데 노트북 컴퓨터와 가전제품, 가정용 컴퓨터 등 3개 품목이 “심각한 시련”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조사대상자의 60%이상이 가격 등의 여건이 동일한 경우 외제를 구입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노트북 컴퓨터의 경우 조사대상자의 62.5%가, 가전제품은 60.6%, 가정용 컴퓨터는 56.9%가 외제를 살 용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중국제와 외제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 등의 내구성 소비재 부문도 시장개방의 파고가 거셀 전망이다. 조사대상자의 65.9%가 훗날 외제차를 사고 싶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중국청년보는 따라서 “WTO가입후 주어지는 5년간의 유예기간이 중국자동차가 자생적 발전을 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짓는 중차대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현재도 외제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는 69.4%, 핸드폰은 68.8% 등으로 시장개방시 외국제가 계속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독점의 횡포 심한 국영기업에 대한 소비자 불만 상당해**
현재 중국이 독점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통신부문도 시장개방을 할 경우 더 이상 안전지대가 못될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국영기업 차이나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는 통신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 조사대상자의 43.2%가 외국기업과 중국기업이 경쟁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조우 지방에서는 응답자의 58.9%가 외국계에 대한 시장개방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이 계속해 통신독점에 안주하며 소비자 홀대를 계속할 경우 외국계로의 고객 이탈이 심각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신이외 부문에서도 국영기업에 대한 반발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자의 58.5%가 국영기업의 경쟁력이 민영기업의 경쟁력보다 뒤떨어진다고 답했으며, 특히 베이징 지역에서는 전체 응답자 가운데 65.1%가 국영기업에 문제가 많다고 답해 앞으로 민영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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