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미국에 도착했다. 북미 양측이 2차 정상회담을 위한 본격적인 담판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이 특별한 위협이라고 평가한 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17일(이하 현지 시각) 오후 6시 30분경 김영철 부위원장과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행 등 북한 대표단 일행이 미국 수도 워싱턴 D.C 인근에 위치한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북한의 관리가 미국 수도인 워싱턴에 직항편으로 입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위원장 일행의 미국 내 일정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우선 지난해 11월 취소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 간 고위급 회담이 18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 회담을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 의제 등을 큰 틀에서 최종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부위원장 일행은 백악관으로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과 면담 뒤에 정상회담과 관련한 구체적인 확정 사항을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만찬을 비롯한 별도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베이징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고위급회담 및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 다음날인 19일로 예약해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이 미국에 도착하기 직전인 17일 국방부 청사에서 우주 공간에 기반을 둔 새로운 미사일 방어전략을 직접 발표했다.
그는 이 발표에서 "우리 목적은 단순하다. 언제, 어디서든 미국을 겨냥해 발사된 어떤 미사일도 탐지, 파괴하기 위한 것"이라며 "모든 형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국인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 이란과 북한 등의 미사일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그는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서 "특별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북한과 평화로 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존재한다"며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과 협의할 사항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시점에 이같은 발표를 한 것은 북미 간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사일 문제를 비롯한 주요 의제와 관련, 북한의 기를 꺾어놓겠다는 이른바 '기 싸움'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한편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와 시기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정상회담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김정은 위원장이 설 연휴 이후 베트남을 국빈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이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거론된 이후 꾸준히 개최 후보지로 언급돼왔다. 특히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 개최 경험이 있는 수도 하노이와 다낭 등이 유력한 회담 장소로 손꼽혀왔다.
이와 관련 통신은 다낭의 고위 당국자가 "(정상회담과 같은) 그러한 행사 개최를 의뢰받은 적은 없지만 'A1'(외국 고위급 인사)의 방문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지침을 받은 적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6일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 역시 아시아 외교관들을 인용, 다낭을 유력한 개최지로 꼽았다. 신문은 회담 시기에 대해서는 오는 3~4월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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