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최종 조율에 돌입한다. 17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이날 오후 워싱턴으로 출발 예정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2차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을 백악관에서 만난 뒤 동부시간으로 이르면 18일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WP는 회담 개최가 발표된다면, 오는 3∼4월 베트남 다낭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통해 전했다.
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다낭은 경제도시이자 항구도시로, 경호와 보안에서 수도 하노이보다 회담 개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WP는 또 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18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관측했다. 이날 CNN 방송 윌 리플리 기자도 자신의 트위터에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에 도착해 김정은 위원장의 새로운 편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베이징에 도착한 김영철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25분 미국행 항공편을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대로 탑승하면, 미 동부시간으로 17일부터 본격적인 방미 행보가 시작된다.
김 부위원장은 고위급 협상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만날 것이라고 WP는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가지고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 면담도 확정적이다.
김 부위원장이 CIA 국장을 만난다는 건, 그동안 양국 정보당국 채널이 물밑 협상의 통로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김 부위원장은 통일전선부장을 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8일로 예정됐던 김 부위원장의 방미가 전격 취소된 직후부터 CIA-통일전선부 라인이 가동됐다는 관측이 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오간 친서도 이 라인을 통해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정부는 김 부위원장의 방미 및 2차 정상회담 문제에 말을 아끼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친서를 전달받은 뒤 김정은 위원장과의 재회를 공식화하기 위한 수순밟기라는 해석이다.
2차 정상회담 의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큰 틀의 합의를 한 뒤 실무자 협상에서 신경전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첫 접촉이 스웨덴에서 이뤄질지 관심이다.
최 부상이 이날 베이징을 떠나 스웨덴으로 출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김영철-폼페이오 회동 뒤 비건 대표가 스웨덴으로 가 최선희 부상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날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긍정적인 대화를 하고 있지만, 핵무기 해체를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조치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혀 실무 협상 과정에 치열한 힘겨루기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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