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위 야당 의원 8명과 전국 대학 총학생회장단, 시민·사회단체 회원 100여 명은 17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시행 방안 수정 촉구 대회'를 열고, 등록금 상한제가 결합된 등록금 후불제를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야당 의원과 대학생 대표자들이 17일 오후 국회 앞에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전면 수정을 촉구하는 대회를 진행했다. ⓒ프레시안 |
이날 교과위 이종걸 위원장(민주당)은 "정부가 서민 법안이라며 제출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는 전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짝퉁' 제도"라며 "이 시행 방안대로라면, 몇 년 안에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신용 불량자가 되는 대학생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이어서 "지금처럼 등록금이 계속 폭등한다면, 이 제도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국가 재정에도 재앙이 될 것"이라며 "등록금 상한제 도입 등 최소한의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도 "학생들이 비싼 등록금을 내려달라고 했지, 취업 후 상환제처럼 대책없이 빌려달라고 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등록금 상한제가 빠진 취업 후 상환제는 기만이며 사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과위 권영길 의원(민주노동당)은 "4대강 사업 예산 22조 원 중 일부만 대학생 등록금 문제에 써도, 학생들이 돈 걱정 없이 대학을 다닐 수 있게 된다"며 "야당 의원들이 마지막까지 모든 힘을 모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치솟는 등록금 속 울상 짓는 대학생…"등록금 상한제 마련해야"
이날 대회에는 각 대학 총학생회 대표자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참석해 등록금 문제를 놓고 의견을 내놓았다. 전남대학교 김유리 총학생회장은 "올해도 많은 대학생과 학부모들이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하다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이명박 정부가 대선 때 내놓은 반값 등록금 공약은 결국 표심을 위한 거짓말이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유리 회장은 이어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는 높은 이자율로 대학생을 우롱한 정책"이라며 "우리 학생들은 등록금을 깎아 달라고 했지, 빌려 달라고 한 적은 없다"고 성토했다.
자신을 '평범한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인하대학교 김현철(07학번) 씨는 "아르바이트를 두 개씩 하고 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항상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가 버겁다"며 "이 대통령이 말하는 서민이 과연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참교육학부모회 윤숙자 정책위원장은 "내년 봄에 아이가 대학에 입학하지만, 등록금을 생각하니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며 "먹고 살기는 점점 힘들어지는 데, 유독 등록금은 왜 끊임없이 오르기만 하는지 모르겠다. 이 세상에서 학부모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때로 고통"이라고 말했다.
▲ 한 대학생이 이명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프레시안 |
더구나 정부는 이 시행 방안을 내놓으면서 기존에 시행하던 저소득층 무상 장학금과 소득 7분위까지 지원되던 학자금 대출 이자마저 폐지해, 오히려 저소득층에게 등록금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논란은 교과위 예산 심사에서도 불거졌다. 교과위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등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한나라당 소속 의원 전원이 11일 사퇴서를 제출하는 등, 혼선을 빚어왔다.가까스로 이날 교과위 예산심사소위는 진통 끝에 재개됐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정부 보증금 7000억 원 증액 여부 등을 둘러싼 여야간 이견이 여전해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이날 야당 의원들과 대학생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를 전면 수정할 것 △등록금 상한제 도입할 것 즉각 도입할 것 △4대강 사업 예산을 폐기하고 고등교육 재정을 확충해 반값 등록금 공약을 이행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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