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앞둔 '김앤장', 소득주도성장 또 이견?

김동연 "소득주도성장 수정해야" vs. 장하성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

교체설이 돌고 있는 경제 투톱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6일 국회에 나란히 출석해 '소득 주도 성장'을 두고 미묘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소득 주도 성장은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다만, 시장의 수용성 측면에서 고려할 점에 대한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득 주도 성장 수정론'을 거듭 피력한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연말쯤에는 일자리 증가로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장하성 정책실장 발언에 대해서도 "정책실장이 아마 자기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선을 그었다.

반면에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장하성 정책실장은 주로 '소득 주도 성장'을 방어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고용 둔화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는 주장을 인정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의 질문에 장하성 실장은 "음식점이나 소매업 일부 고용에 최저임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지만, 고용의 어려움이 최저임금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하성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 효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을 주장하는 김동연 부총리와는 의견을 달리 했다.

장 실장은 "최저임금의 수준을 높임으로써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이 국내 수요를 높여 성장의 축으로 작동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선진국에서도 최저임금을 올렸을 때 단기적으로 영향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대체로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장하성 실장은 '지금이 경제 위기'라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에 김동연 부총리는 '경제 지표 악화'를 근거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느냐'는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의 질의에 김 부총리는 "현재 고용 상황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적 있다"고 답했다.

한편, 경제 투톱 교체를 요구하던 자유한국당은 '김동연 부총리 감싸기'로 전략을 선회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소득 주도 성장 정책 때문에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이렇게 곤두박질쳤는데 물귀신으로 김동연 부총리까지 세트로 같이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