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문 대통령, 황제폐하 통치를 하고 있다"

김성태 막말 논란에 여야 또 충돌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비난 발언을 두고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역량과 능력이 안 되는 사람에게 정권을 내줬다' 등의 표현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해 민주당과 설전을 주고받았다.

홍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국회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서서 대통령이나 정부를 비난하고 국회의 품격까지 의심하게 하는 여러 공방전이 있었다"며 김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최근 여야가 거칠어지고 여러 가지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저희 여당도 더 자제하고 노력하겠지만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의회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의장께서 많은 역할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런 홍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 "역대 유례없는 야당 탄압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며 반발했다. 그는 "민주당은 야당이 적극적으로 대통령에게 쓴소리하면 '막말이다', '대통령을 폄훼한다'고 한다"며 "야당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제대로 된 비판을 하고 잘못된 것을 지적하지 못하는 야당이면 야당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제1야당 원내대표의 입마저 재갈을 물리려 하는 시도와 상시적으로 뒷조사나 또 탄압을 위한 갖가지 구실을 만들어내려 하는 국정운영 방식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며 "오늘 국회의장께서 이런 야당의 입장을 대통령과 청와대에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다면, 야당으로선 더이상 헌법 파괴적인 국정운영 방식에 특단의 결심을 할 수밖에 없"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평양 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 국무회의 비준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국정운영 수준을 넘어 황제폐하 수준의 대한민국 통치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은 좋지만 국가안전 보장과 또 국민의 혈세인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선 헌법 조항으로 국회 비준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역지사지하고 양보를 해서 풀어가자"고 중재를 시도하자 김성태 원내대표는 "그럼 제가 문재인 대통령의 용비어천가를 외치면 홍영표 원내대표는 제게 품격을 주시겠나"라고 반문하며 기싸움을 이어갔다.

여야간 공방이 격해지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심판이 한마디 하겠다"며 여야 원내대표들을 다독였다. 그는 홍영표 원내대표를 향해 자신의 어록인 '청청여여 야야언언(靑靑與與 野野言言, 청와대는 청와대답게, 여당은 여당답게, 야당은 야당답게, 언론은 언론답게)'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여당은 여당답게 당당해야 하고 집권당이기 때문에 책임을 방기할 수 없다"며 "(여당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야당을 욕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여당은 가난한 집의 맏아들 같아서 동생들을 잘 거느리고 포용하고 어르고 달래는 책임을 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성태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야당은 야당다워야 하고 비판하고 견제하는 게 야당의 책무"라면서도 "중요한 건 반대를 위한 반대, 딴죽걸기, 말도 안 되는 논리와 막말로 비판을 위한 비판을 계속하면 국민이 싫증 난다"고 말했다.